배영수 기자
배영수 편집장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 4월 ‘착공’까지 진행되며 별 문제가 없어 보였던 연수구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돌연 백지화되자 지역사회에서는 이른바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그림이다. 왜 이런 분위기가 된지는 설명이 실로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일련의 과정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교체된 직후 진행된 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의도야 어떻든 수개월이 걸리는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한 지 11일 만에 시공사 계약해지라는 ‘공공 영역의 행정’으로서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보가 나타나면서 사실상 연수구가 논란을 자초한 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미 착공이 된 공사인 만큼 기 투입된 26억 원의 사업비는 그대로 매몰 비용, 그러니까 ‘버려지는 돈’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 시공사의 소송전은 이미 시작된 상태로 아직은 단정할 수 없겠지만 패소 할 경우 자칫 수억 원의 패소 비용을 ‘구민 혈세’로 물어줘야 할 가능성도 생겼다.
시비 98억 원 가운데 이미 교부 받은 54억 원과 행정안전부 교부세 7억 원 등 상위 기관에 반납해야 하는 금액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두고 이재호 연수구청장과 연수구는 나름 해명을 하긴 했었다.
시공사에 선급 금 및 기성 금을 이미 지급해 보상해야 할 금액이 많지 않다는 입장이며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하게 되면 추후 운영 적자 및 사업 기간 증가에 따른 사업비 추가 부담 등이 우려되고 한국지방행정연구원(LIMAC)의 설문조사에서 주민 상당수가 체육 시설 건립에 찬성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와 배경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수구 문화예술회관 조감도
사실 ‘문화’의 영역에는 예술과 체육 모두가 포함되지만 주민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시설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만큼 문화의 영역은 분야 자체만으로도 ‘호불호의 영역’이 분명하다. 따라서 어떤 시설을 놓던지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들은 분명히 나올 것이다.
사실 ‘연수구민’인 기자는 예술 시설이든 체육 시설이든 딱히 상관하지 않았다. 뭐든 들어온다는 데 나쁠 게 뭐가 있겠는가 하는 소위 ‘리버럴’한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문화 시설을 두고 구청장이 바뀐 뒤로 이렇게 바뀌는 그림을 만드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은 여전히 들지 않는다.
또한 이를 두고 여러 각도에서 갑론을박이 오가며 여러 의혹들을 만드는 지금의 상황은 예술이든 체육이든 문화 발전에 저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주민 갈등까지 야기할 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또 착공까지 진행된 것을 강제로 백지화 시켜 기 투입된 구민들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 지에 대해서는 ‘취재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같은 연수구민’으로서 여전히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타당성 조사 결과는 올해 6월에 나왔다는 이야기는 소위 ‘바깥’이 아니라 연수구가 꺼낸 이야기이니 지난해 11월 시공사 계약 해지가 통보된 부분을 확인한 입장으로서는 그간 이재호 구청장과 연수구가 내놓은 모든 해명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판단이다.
연수구 문화예술회관 공사 현장
기자의 판단으론 현재의 이 구청장과 연수구가 하나 착각하는 게 있는 것 같다. 지금 언론들과 지역사회가 문예회관 건립 사업을 놓고 지적하는 부분이라면 “예술 시설과 체육 시설 중 뭐가 옳았느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구청장과 연수구의 해명이 자꾸 이 부분에 경도 된 것 같아 하는 이야기다. 지금 언론들의 비판은 연수구가 ‘시공사 계약 해지’라는 일련의 과정을 상식적인 범위에서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며 연수구가 내놓은 지금까지의 해명들은 ‘타당성 재조사 의뢰 11일 만에 시공사 계약 해지’가 확인된 이상 앞뒤가 맞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뉴스통신>과 기자는 아직 이 구청장과 연수구가 ‘구민 눈높이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공식적인 해명을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물론 몇몇 매체에는 해명을 한 것 같지만 공식적인 해명의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수구의 홍보부서를 통해 모든 구민들께서 확인하실 수 있게 '공식적'으로 해명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러한 해명이나 반론 등은 추후 입장을 보이는 대로 기자 역시 추가 보도를 통해 반영할 것이다. 이 구청장이나 연수구의 반론 권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는 설득력’은 ‘어떤 시설이 맞냐’가 아니라, ‘우리의 행정과 해명은 충분히 상식적이다’라거나 아니면 ‘이러 이러한 사유로 비상식적인 행정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구민들께 사과하고 양해를 구한다’는 등의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자세를 취하든 불러올 수 있는 추가적인 의혹과 논란은 연수구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행로 역시 응당 연수구의 책임일 것은 당연지사. 이 구청장과 연수구의 현명한 판단과 분발, 그리고 추가로 ‘설득력과 소통의 보강’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