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천서도 ‘시민 단체 길들이기’ 하나]

특정 시민 단체에 “정의당 하부 조직, 인천시 예산 주물러” 표현
해당 시민 단체 즉각 성명 내고 “사과 안 하면 법적 조치” 경고

기사등록 : 2023-07-05 12:03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4일 국민의힘 측이 진행한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회의 (사진 출처 = 정승연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 페이스북)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역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시민 단체들에 대한 국민의힘 측 시선이 심상치 않다. 

 

특히 주민 참여 예산을 두고 민선 7기 당시 특정 시민 단체가 예산을 주무른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시민 단체들이 국민의힘에 공식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서는 등 정당이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5일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성명을 내고 “지역 시민 단체를 폄하 및 왜곡하고 있는 ‘국민의힘 시민 단체 선진화 특별 위원회’ 해체와 정승연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과 하태경 국회의원에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의 발단은 국민의힘 측에서 가동 중인 특위의 지난 7차 회의였다. 당시 국민의힘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이 회의의 명목을 ‘인천시 주민 참여 예산 제도와 시민 단체 감사 결과’라고 밝혔다.

 

특위는 박남춘 시장 시절 인천시 주민 참여 예산은 2018년 14억(28건)에서 2022년 485억 원(397건)으로 증가했으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도 90명에서 200명으로 주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참석자도 일부 늘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시가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8~9월 진행한 주민 참여 예산 감사에서 152개 사업 중 13건에 대한 지적 사항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서 특위는 정의당과 평복연이 사전 결탁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위는 정의당과 관련된 평화복지연대가 자치와 공동체라는 시민 단체를 급조해 주민 참여 예산 업무를 위탁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특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인천 시민 단체의 핵심 문제점, 키워드는 정의당과 셀프 심사로 인천은 정의당 하부 조직이 주민 참여 예산을 주물렀다”고 주장했다.

 

시 위탁 사업을 하는 NGO(비 정부 기구)는 활동 경력 등이 검증된 단체가 수행하는데 2018년 3월 평화복지연대가 급조한 단체가 그해 10월 이 사업을 따낸 것을 두고 “사전 결탁이 없었으면 설명이 안 된다”는 논리다.

 

평복연은 즉각 성명을 냈다. 국민의힘 측 주장은 이는 모두 허위 사실이며 동시에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한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평복연의 자체 규약을 확인해 보면 ‘상임 대표와 공동대표는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평복연 활동에 정당으로부터 독립성과 자율성을 전제한다는 뜻으로 평복연은 활동을 하며 이를 위배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평복연은 “우리는 여야, 보수 및 진보와 상관없이 인천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범시민운동 등에 앞장서고 있는 시민 단체이며 정부지원 0%로 시민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재정적인 독립성을 중요하게 여겨왔다”는 입장이다.

 

또 “정승연 위원장이 과거 우리 단체와도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 활동을 해왔고 정 위원장도 평복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인데 이번 하 의원의 발언이 정 위원장의 특위 보고를 근거로 벌어진 것을 확인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위원장의 행태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눈 멀어 공작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으며 하 의원의 발언은 시민 단체 탄압을 의도하는 ‘공작 정치’의 행로라고 규정했다.

 

이어 평복연은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에 비판적인 시민 단체 활동에 족쇄를 채우려는 국민의힘 선진화 특별 위원회를 해체 시키라”고 촉구했다. 


이어 “정 위원장과 하 의원의 진실한 사과가 없다면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의 특위 활동에 대해서는 논란이 상당한 편이다. 


윤석열 정부가 노조에 이어 시민단체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는 논리가 일부 설득력을 얻으면서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보수와 진보 간 공방이 한창이다. 지역사회 역시 주민 참여 예산의 규모가 증가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 지나친 대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주민들의 시정 참여 빈도와 범위가 확산되는 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 과정에서 당연한 수순인데 유 시장 측이 ‘민선 7기’에서 진행됐다는 이유로 일부를 문제 삼아 주민 참여의 영역을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

 

반면 시가 해당 예산을 일종의 ‘쌈짓돈’으로 전락 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나 소위 ‘목소리 큰 특정 단체’들을 위한 예산이 ‘주민참여예산’이라는 이름으로 둔갑 되는 것은 아니냐는 등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어 왔다.

 

그러자 일부 시민 단체 및 활동가들은 “물론 예산 집행 과정에서 일부 잘못된 것은 잡아야 맞겠지만 유정복 시장은 아예 예산 삭감을 하는 등 잘못을 바로잡기보다 주민 참여 영역을 없앴고 이는 잘못된 조치”라는 재반박도 나왔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지난해 유경희, 김대영 등 시의원들을 통해 “예산을 그런 방식으로 삭감하는 건 잘못된 행정”이라며 “유 시장의 시정은 정치적 행보를 행정에 반영한 것으로 ‘주민자치’를 ‘정치’로 죽이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의 발언도 나온 바 있다.

 

특히 지역사회는 국민의힘이 “평복연은 정의당의 하부 조직”이라고 주장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평복연 측 관계자들 중에 정의당 출신이 있고 일부가 정의당 관계자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은 사실이나 정치 정당도 아닌 시민 단체에게 ‘출신 및 친분교류’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며 그간 평복연의 시민 운동 다수가 특별한 정치 색을 띈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시의회에서 관련 발언을 했던 유경희, 김대영 등 시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하태경 의원의 언급대로 ‘평복연이 정말로 정의당의 하부 조직이었다’는 평가가 중론이었다면 이들 시의원들이 비판 발언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한 시민활동가는 “전신인 인천연대(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부터 현 평복연으로 이어지는 이 단체의 시민 운동은 정치 색이 그렇게 짙다고 보기도 힘들었던 데다 지역 현안 해결에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과도 연대하는 등의 활동도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특위를 통해 ‘시민 단체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있는 윤석열 정부가 주민 참여 예산 부분을 빌미로 일종의 ‘본보기’로 혼을 내려 하는 것 같은데 지역에서 시민 운동 하는 시민으로서 굉장히 부적절한 움직임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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