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예술 산실’에 손대는 인천시 ‘믿는 구석’ 있나?]

아트플랫폼 논란 관련 인천시 편에 선 주민단체 등장
‘레지던지 폐지 반대’ 자발적 시민모임에 시의회도 뜻 일치

기사등록 : 2023-11-14 14:58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인천아트플랫폼 및 주변 전경 (사진=인천중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아트플랫폼 레지던지 제도(전문 예술가들이 지역에 정착하거나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 지원을 해 주고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창작결과를 내도록 장려함) 폐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가 비판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이번엔 인근의 한 주민단체가 인천시 편을 자처하고 나서며 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레지던시의 존속을 위한 시민모임이 자발적으로 결성되고 인천시의회 등에서도 존속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 갑툭튀한 주민단체의 등장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분위기도 그려지고 있다.

 

14일 인천중구청과 인천문화재단, 인천지역 예술인 및 예술계 종사자 등의 전언들을 종합해 보면 인천시의 레지던시 제도 폐지와 관련해 자발적인 시민모임이 결성되는 가운데 신포동의 한 주민단체가 최근 인천시 편에 서서 지지성명을 내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에 따르면 신포동 주민 자생단체 연합이라는 단체는 전날인 13일 오후 신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인천시가 추진 중인 인천아트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환영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은 2009년 개관한 아트플랫폼이 누구나 문화예술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닌 일부 예술인들의 전용공간이 되고 장벽이 쳐졌다면서 이를 걷어내고 주민들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간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골자다.

 

성명의 내용 중에는 예술인과 주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코멘트도 적시돼 있긴 하지만 “예술인들이 아트플랫폼을 장벽화했다는 표현 등을 감안하면 레지던시 등 활동을 해온 예술인 등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천시의 정책에 분명한 환영의 메시지표명이 자신들의 성명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만큼 사실상 현재의 레지던시 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성명은 예술인들에게 불편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그에 앞서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 만큼 논란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특히 접근의 측면에서 사람이 뜸했다는 이유로 장벽등의 단어를 운운한 것은 소위 지나친 비약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순수예술의 특성 상 발걸음이 뜸한 케이스는 나올 수 있지만, 아트플랫폼에서 시민 접근이 막힌 사례라고 해 봐야 운영시간 이후정도 뿐이기 때문.

 

또 순수예술의 경우 간혹 예술 결과물의 장르가 다소 난해하거나 한 경우가 있어 접근이 어렵다는 반응이 종종 나오기도 하지만 그 역시 예술의 여러 다양성 측면으로 볼 필요가 있는데 주민들이 너무 편협하고 지엽적인 시선으로만 본 게 아니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더불어 일부 예술인들의 전용공간이라고 표시한 것을 두고는 레지던시 기능 중 작업 공간이 제공되는 등의 당연한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무례하고 노골적인 표현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이 개최해 열린 ‘아트플랫폼 오픈스튜디오’ 행사에서 작가들이 인천시의 레지던시 폐지 방안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스튜디오 공간에 달아놓은 모습 (사진=배영수 기자)

 

이에 앞서 인천시가 레지던시 폐지 방안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직후 현재 레지던시에서 입주작가로 활동 중인 14기 레지던시 작가들은 이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작가들이 인천시와 시의회 등지에서 1인시위 혹은 항의방문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9일 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등 제도의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 및 문화예술단체 등은 자발적인 성격의 시민모임(가칭)을 결성하고 이 모임을 통해 레지던시 등 아트플랫폼의 순수예술 기능을 존속시키는 공론화 작업을 펼치기로 한 바 있다.

 

이 시민모임에는 2009년 아트플랫폼 조성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 사단법인 해반문화, 인천민예총 등을 비롯해 인천생각협동조합 등 단체들은 물론 뜻을 함께하는 무소속의 시민들이 힘을 보탰다.

 

또 시민모임 결성 직전 시점이었던 8일 인천시의회는 인천문화재단의 행정사무감사 당시 유경희(부평2), 장성숙(비례) 등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도 있었다.

 

당시 이들 시의원들은 레지던시 제도가 지역이 아닌 전국 예술계 안팎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잘 되고 있는 것을 강제로 바꿀 경우 그 일대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10여년 전으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두 의원뿐만 아니라 여야를 통틀어 당시 문복위 소속 시의원들 중 그 누구도 인천시의 방침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었다.

 

이렇게 예술계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전반 및 의회 차원에서까지 반대 의견이 중론화가 되고 있는 레지던시 폐지 방안에 대해, 갑자기 주민단체를 자처하는 모임이 급등장해 인천시 편에 서서 갈등 구도를 만드는 것은 뭔가 적절치 않은 전개가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 주민단체는 주민자치위원회와 통장자율회, 새마을협의회, 새마을부녀회,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이하 신포동 단위) 등의 관계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도 중구 보도자료를 통해 경로잔치를 해오는 등 공식 일정이 없지는 않았다.  ‘급조한 단체는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이 주민단체가 그간 문화예술계에서 공식적인 목소리를 냈던 바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급작스런 문화예술 관련 성명에는 그 배경에 의문이 생길 수도 있어 보인다. 물론, /반의 의견은 나올 수 있기에 섣불리 예단할상황은 아닌 것도 맞다.

 

한편 인천시의회에서는 15일 시 문화체육관광국 및 소관사업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때도 문복위 소속 시의원들이 레지던시 제도 폐지에 대한 반론 및 우려 등의 의견들을 맹렬히 개진하며 시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행감을 실시한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시 산하기관인 만큼 레지던시 제도의 폐지 등에 대한 직접권한은 없지만 그럼에도 당시 시의원들은 해당 제도의 폐지를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왔다.

 

반면 15일 행감을 예정하는 시 문화체육관광국은 이에 대한 직접권한을 가진 부서다. 그만큼 반대의 여론이 더 강력하게 전달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불어 인천문화재단 행감 당시 인천시의 정책에 딱히 찬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진 않았던 국민의힘 소속 문복위 시의원들 4(김유곤, 박판순, 이강구, 이선옥)이 문화체육관광국 행감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일 지, 아니면 돌연 자세를 바꾸어 찬성의 의견을 낼 지도 관건이다.

 

한편 이와 별도로 전국 예술계에서는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폐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간 레지던시를 통해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 윤석남, 2023 올해의 작가상 후보 전소정,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 참여한 차지량, 중국 작가 조우치 등 국내외의 쟁쟁한 작가들이 거쳐간 개방성, 국제성 등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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