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앞세워 ‘순수 예술’ 파 묻으려는 인천시]

인천아트 플랫폼 레지던시 기능 ‘폐지’에 ‘시민 참여’ 명목
소식 접한 시민들 “이젠 예술가와 싸움 붙이려느냐” 불쾌감

기사등록 : 2023-10-27 14:24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인천아트플랫폼 전경. 이곳의 핵심 기능인 ‘창작 레지던시’ 제도는 그간 숨어있었던 순수예술인들의 활동과 교류 등을 활성화시키면서 동시에 예술가들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사진=인천관광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인천지역의 순수예술분야를 책임지다시피 했던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전문 예술가들이 지역에 정착하거나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 지원을 해 주고 이를 통해 창작의 장을 펼치도록 하는 제도) 기능을 없애려 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이 기능을 없애고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주자는 의도인데 이미 시민들의 생활문화 분야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지역 예술분야의 한 카테고리를 지역에서 없애다시피 하겠다는 것이어서 예술가들의 반발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민선8기 들어 구성했다고 알려진 인천아트플랫폼 혁신소위원회(이하 위원회)’를 통해 인천아트플랫폼 운영개편()’을 마련하고 현재의 아트플랫폼의 기능에서 레지던시 기능을 없애거나 운영을 중단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해당 위원회에는 인천시 문화예술 관계부서 공직자와 인천문화재단 및 인천관광공사 관계자, 그리고 인천영상위원회와 인천연구원 등에서 관계자들이 합류해 10여 명 정도로 꾸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총 3번 회의를 거쳐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하는데 그간 아트플랫폼의 핵심분야로 평가돼온 레지던시 기능 삭제라는 결정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평가다.

 

위원회가 이 같이 결정을 내린 것은 위원회 내부에서 레지던시 기능 대신 시민들이 올 수 있도록 시민참여공간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미 인천시는 해당 내용을 전제하는 개편안과 관련해 최근 인천문화재단에 이를 반영한 내년도 사업계획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천시 관계자를 통해서도 확정된 건 아니고 방향성만 마련한 것”, “대체방안을 찾지 못하면 운영 중단 등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인천문화재단 등 문화예술인과 예술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는 관계자들이 이런 의견을 냈을 가능성은 아무래도 낮아 보인다.

 

 인천시 공직자 내지는 유정복 인천시장 등 공직사회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는 것. 물론, 이런 의견이 누구에게서 먼저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추후 발언과 의견의 주체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다.

 

지역 예술인 및 예술 분야 종사자 등은 인천시의 이런 방향성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다.

 

인천시가 이미 이전 시정부 시절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 대해 순수예술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공간이란 걸 인정했으면서 지금 와서 이런 방향을 택한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시는 2018년 내항8부두 곡물 창고를 리모델링해 복합문화분야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상상플랫폼 조성사업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언론 등이 아트플랫폼과의 기능 유사중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인천아트플랫폼은 순수예술분야를 책임지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전제하면 인천시는 사실상 순수예술분야의 육성과 활성화를 사실살 내팽개치겠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인천시 및 산하기관(및 재단)이 직접 챙기는 순수예술공간은 인천아트플랫폼을 빼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데 챙기겠다는 시민의 존재가 과연 누구고 그 시민들을 모아 뭘 할건지 등에 대해서도 아무 언급이 없는 상태라면 사실상 동네 잔치수준의 행사나 하는 공간으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결국 그간 여러 장르에서 독특한 예술 분야 결과물들을 자주 선보였던 아트플랫폼이 그간의 기능들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논란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음악창작소 초대 소장 출신인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인천시가) 이참에 예술인들 다 내쫓고 문화 활동 공연기획 등 다 관료들이 하면 되겠다운영중단까지 고려한다는데 인천시도 혁신 필요하지 않나 대안 없으면 (인천시도) 운영 중단을 고려해보심이 어떠하냐고 비꼬았다.

 

인천생각협동조합의 전영우 이사장 역시 인천시의 이러한 결정 직후 한 지역언론에 기고를 내고 전문 작가들이 참여하고 거주했기에 문화 활성화가 가능했고 국내외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전문예술가를 내몰고 시민을 위한 곳으로 바꿔보자는 발상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레지던시의 취지와 의미와 성과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안을 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미술가는 아트플랫폼이 2009년 조성된 이후 상전벽해 같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를 중심으로 인근에 근대건축물을 리모델링하는 여러 갤러리나 문화카페 등이 생기면서 긍정적으로 변화한 건 모두 예술인들이 교류하며 나타난 현상이란 점을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

 

다른 예술가 역시 아트플랫폼 주변으로 사람이 없어 보이니까 활성화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그간 있었는데, 인천시가 이걸 왜곡해서 관객 수를 빌미로 레지던시 기능을 빼자고 결정한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활동을 한 바 있는 한 해외 작가도 그 제도를 통해 인천에 정착한 예술가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다른 지역이나 해외 등에 나가 활동하며 사실상 숨은 인천홍보대사역할도 하는 것을 목격할 정도로 좋은 기억들을 갖고 있는데 정치적 혹은 행정편의 등을 이유로 좋은 기능을 없앴다는 소식이 들리면 상당히 안타까울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역시 레지던시 경험이 있는 다른 작가도 레지던시 제도가 필요한 예술가들에게 인천아트플랫폼은 오고 싶어하는 곳이고 실제로도 세계 곳곳의 순수예술계에서 주목하는 레지던시의 거점으로 평가받기도 했다면서 기능의 존치를 강조했다


지역 언론들 역시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경인일보>, <인천in> 등 인천지역 주요 언론들은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는 지역에 체류하는 예술가의 작업을 매개로 국내외 교류, 지역사회 소통, 도시재생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해왔고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창작지원을 통한 지역문화 활성화의 선순환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이미 받았다고 진단했다.

 

이들 언론들은 지역적으로 쇠퇴하던 상황의 중구가 현재 여러 문화예술분야에서 주목받는 곳으로 부상한 데에는 수백여 명의 작가와 예술인들이 교류하며 거쳐간 거점 역할을 해온 인천아트플랫폼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행정 여력이 있다면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인천시의 명목이 시민 챙기기라고 하지만 정작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도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미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물론 일선 군·구의 산하기관들까지 나서 생활문화 분야를 앞다투어 챙기는 분위기가 역력한 마당에 이를 위해 굳이 아트플랫폼까지 건드릴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서구 주민 김모씨(43)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가 목격하거나 경험한 생활문화분야의 대부분은 소위 관계인들만의 잔치(마치 동네잔치 같은)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예술활동이냐의 여부에 대한 의문부터 외부에서의 접근이나 소통에 한계가 오는 등 여러 문제점들도 있었다비록 순수예술분야가 사람이 많이 오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접근하고 새로운 예술세계를 접하면서 개개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는데 인천시가 이걸 굳이 손을 대 없애려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말했다.

 

연수구 주민 오모씨(39)시 공직자 본인들이 하고 싶다는 사업과 폐지 등에 대해 왜 시민을 들먹이냐그간 레지던시 예술가들 작품 세계도 관심 있게 보는 시민들이 있었고 이는 플랫폼 오픈스튜디오 등의 열린 행사로도 꽤 증명이 되고 있는데 ‘시민을 위해 순수예술인들을 내쫓겠다는 식의 행정이면 결국 시민과 예술가들 싸움 붙이는 것밖에 더 되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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