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원 군·구 사업 ‘셀프 뒤집기’ 이유 있었네]

지원받은 예산 반납 외에 특별한 ‘패널티’ 내용 없어
계양소극장 등은 용역투입 비용 고스란히 ‘매몰된 혈세’ 돼

기사등록 : 2023-11-16 13:17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연수문화예술회관 부지에서 지난해 4월 착공 후 공사가 진행되던 모습. 현 이재호 연수구청장 취임 후 사업은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았다. (사진=인천연수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해 4월 착공까지 됐던 연수문화예술회관 조성 사업을 구청장 교체 후 뒤집어버린 연수구와 계양소극장 계획을 엎고 백지화한 계양구의 상식 밖 행보가 나름 이유가 있었다. 

 

예산만 반납하면 아무런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구조가 지속돼왔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인천시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지역사회 차원의 지적도 예상된다.

 

16일 인천시와 연수구, 계양구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군·구 문화재생 및 문화시설 확충 사업 일환으로 연수문화예술회관과 계양소극장, 서구문화회관 리모델링, 강화옹진소야도 폐교활용사업 등 5개에 대해 각 관할구에 예산을 교부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이후 시점인 지난해 지방 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교체된 연수구와 계양구의 2개사업(연수문예회관, 계양소극장)이 바뀐 구청장의 의지로 폐지의 수순을 밟고 있다.

 

시가 예산을 교부한 사업들을 구 단위에서 폐지하게 됐을 경우 시는 이들 사업에 기투입한 예산은 돌려받게 돼 있는데 연수구의 경우 2021~2022년 간 총 54억이, 계양구에는 지난해 10억이 교부된 바 있다.

 

앞서 연수구는 민선 7기 고남석 구청장 당시 약 498억 원의 예산으로 연수동 581-2(인천적십자병원 인근)에 연수문화예술회관을 조성 계획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구는 7월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한 결과 총사업비가 498억에서 707억으로 늘었고 타당성 기준인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도 기준치인 1.0을 훨씬 밑도는 0.15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며 체육시설로 변경을 공언했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찬대 의원(연수갑, )연수구가 지난해 117LIMAC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했는데 그로부터 불과 11일 후인 1118일 시공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수구의 갑질행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업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타당성 재조사는 반년 정도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취임한 이재호 구청장이 타당성 부족이 아닌 본인의 뜻에 의한 강제 백지화가 아니냐는 것.

 

또 계양구의 경우 전임 박형우 구청장 당시 121억 원의 사업 예산을 세우고 이 가운데 인천시에게 23억 원을 지원 받아 작전동 902번지 내 계양 소극장 건립을 추진했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설계 용역 시 소극장 주변 유흥시설 및 주차 공간이 부족 등을 명목으로 건립을 중단했는데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취임한 윤환 구청장의 의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수구는 54, 계양구는 10억 원을 각각 인천시에 반환해야 하는데 재정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인천시 입장에서 보면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었던 이들 예산이 사실상 묶여있었던 셈이다.

 

인천시를 비롯한 17개 특·광역시들이 만약 특정한 사업을 추진하는 조건으로 정부에 교부금을 받은 상태에서 해당 사업이 폐지되면 단순히 예산을 반환할 뿐만 아니라 향후 정부 지원 등과 관련해 일종의 패널티를 적용하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백지화하는 시점까지 투입한 행정력은 당연히 낭비일 수밖에 없는 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반예산 등이 낭비되는 매몰비용까지 발생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이런 불이익조항 등을 통해 사업의 책임성을 가지라는 의미다.


그러나 인천시는 군·구가 이렇게 사업을 뒤엎거나 백지화해 예산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을 만듦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패널티 방안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최근 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언급되기도 했는데 당시에도 행감에 출석한 김충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의 코멘트를 통해 아무런 제재조치가 없었음이 입증되기도 했다.

 

김 국장은 계양소극장과 관련해 시가 구에 지원한 10억은 반납을 받기로 했고, 연수문예회관의 경우 기투입한 54억을 반환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향후 시 재정기획관실과 협의해서 이런 식으로 사업이 임의변경되면 그간의 매몰비용에 대한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건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의 이 같은 코멘트를 뒤집어 보면 지금까지도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사업을 손바닥처럼 뒤집는 무책임한 기초지자체의 행위에, 인천시도 나름대로 공헌(?)을 했다는 소리다.

 

특히 계양소극장의 경우 사업용역을 95%까지 진행했다가 구청장이 바뀌는 시점에서 일방적으로 중단된 케이스인데 인천시가 아무런 제재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이로 인해 생긴 매몰 비용의 책임소재를 계양구에 묻기도 사실상 애매해졌다.

 

게다가 해당 부지는 계양구 소유의 토지도 아닌 인천시 토지인데 이를 감안하면 하위기관에 해당되는 계양구의 일방적인 행정에 상위기관인 인천시가 휘둘린 격이라 인천시로서는 더욱 자존심이 상할 노릇이 됐다.

 

연수구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그간 진행된 사업에 투입된 비용 내역 중 연수구의 책임 소재가 애매해지는 영역이 있다면 자칫 인천시가 이를 뒤집어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

 

시의회 문복위원장인 김종득 의원(계양2, )시 지원으로 추진되는 일선 군·구의 사업들이 구청장이 교체되는 등의 사유로 쉽게 바뀌고 중단되는 등의 사례가 있는 것은 곤란한다시가 분명한 역할을 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으로서는 계양소극장의 추진장소였던 작전동 902번지가 본인의 지역구이기도 한데 그가 지난 8대 의회에서 이 사업의 예산 확충에 힘써온 인물임을 감안하면 그 역시 입장이 민망해질 것은 당연지사다.

 

김 의원과 함께 이 문제를 지적한 유경희 시의원(부평2, )엄연히 군·구 사업에 해당됐을 테니 시에서 일정수준 이상 개입하고 의견을 주지는 못했을 테니 일부 이해는 되지만 시 예산이 넉넉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시의 행정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예산도 빠듯한 상황에서 군·구가 시의 예산을 묶어 놓은 결과를 냈다면 당연히 제재가 있어야 한다특히 연수문예회관 등 문제는 구청장이 바뀌고 나서 뒤집혔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패널티를 적용해서 최대한 막게끔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사실 군·구 행위들은 시에 재정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의원들이 우려하는 바가 실제 일어나고 반복되지 않게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에 대해 동의한다행감에서도 밝혔지만 추후 방안 마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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