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문예회관' 타당성 재조사 전 공사계약 해지?

“타당성 재조사에 따라 불가피” 연수구 그간 발표와 정면 충돌
시공사 및 지역 하청업체 손실 막대해 최근 소송까지 번져

기사등록 : 2023-08-01 16:27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연수문화예술회관 부지에서 지난해 4월 착공 후 공사가 진행되던 모습 현재 공사는 중단됐고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해당 사업의 전면 백지화 후 체육시설 추진을 공언하며 지역주민과 예술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인천 연수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연수구가 자체 백지화시킨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과 관련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따라 불가피했다는 당초 설명과 달리 지난해 11월 타당성 재조사 의뢰 직후 시점에 시공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사업이 연수지역사회에서는 숙원사업중 하나로 꼽혔던 만큼 바뀐 구청장이 다른 의도를 갖고 사업을 강제로 없앤 게 아니냐는 의혹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찬대 의원(인천연수갑, )1연수문예회관 계약해지 알림 공문연수문예회관 총사업비(증액) 검토 보고등 자료 전반을 공개하고 연수구가 갑질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연수구는 지난해 117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LIMAC)에 연수문화예술회관 타당성재조사를 의뢰했는데 그로부터 불과 11일 후인 1118일 시공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업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타당성 재조사는 반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수문예회관의 타당성 재조사가 11일만에 끝났을 리는 만무할 터. 따라서 연수구가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연수문예회관 공사를 강제로 백지화시켰다는 이야기가 된다.

 

최근 연수구는 연수문예회관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역 언론사 등에 타당성 재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 등을 이유로 더는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밝혀왔었다.

 

연수구는 그로부터 며칠 되지 않은 7월 18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LIMAC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한 결과 총사업비가 498억에서 707억으로 늘었고 타당성 기준인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도 기준치인 1.0을 훨씬 밑도는 0.15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방재정법령상 총사업비 500억 원을 초과하면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내용의 적시 조항을 이유로 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 재조사를 셀프로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연수지역사회에서는 숙원사업으로 언급되던 연수문예회관의 총사업비는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더불어민주당) 시절 이를 고려해 타당성 기준 이하 예산규모인 498억 원을 맞춰 고 전 구청장 임기 말이었던 지난해 4월 착공까지 하며 이때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공사가 진행되는 듯했다.

 

그런데 그 후 지방선거를 통해 구청장이 고 전 구청장에서 이재호 현 구청장(국민의힘)으로 바뀐 직후시점인 지난해 7 연수구는 문예회관 건립 부지에 복합체육시설을 검토하겠다는 등의 이유로 시공업체에 공사 중단을 통보하며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당시 공사 중단 사유는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관련 용도변경 등 사업시행계획 변경 검토라고 적시돼 있었고 중단 기간은 지난해 721일부터 동년 919일까지로 돼 있었다.

 

당초 498억으로 맞춘 공사비를 이 구청장 취임 후 707억까지 증액하면서 이를 구실삼아 LIMAC의 재조사 명분을 자초했고 건립 부지에서 발견된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이른바 뻥튀기를 하며 백지화의 명분을 설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지역사회에서는 나오는 중이다.

 

그러자 시공사인 풍림산업은 우리는 물론 지역 협력업체들(전기, 소방, 통신장비 담당)이 공사를 위해 건설 장비를 투입하고 인력을 채용했는데 모두가 큰 손해를 입었다며 연수구에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렇게 되면 연수구는 착공 이후 기투입된 공사비 전액(26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음)이 매몰 비용으로 발생함은 물론 법조계 일각에서 예단할 수는 없으나 패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전망도 있는 이번 손배소의 패소 시 발생하는 법률비용 등을 부담해야 한다. 물론 전액 구민 혈세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7억 원과 시비 지원 98억 원(현재까지는 54억 원까지 교부받음) 등도 다시 반납해야 한다. 연수지역사회 전반에서 여러모로 손해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연수구가 어떤 의도로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며 지역숙원사업을 백지화시켰는지에 대해서는 과거 수 차례 입장이 나오기는 했었다. 지난달 연수구가 입장을 내기도 했고 논란을 의식한 듯한 이 구청장이 지역매체 기고 등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바다.

 

이 구청장은 최근에도 한 지역매체에 자신을 변론하는 취지로 보이는 기고를 냈는데 이 내용에는 연수문예회관에 대해 불필요하다는 본인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이 구청장은 해당 기고에서 “LIMAC이 주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64.4%가 연수문예회관을 이용할 의향이 없다대체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근 4개 동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명회에선 응답주민 91%가 체육시설 건립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매몰비용 26억원 중 공사비는 시공사에 이미 지급해 반환받아야 할 선급금도 포함돼 있는데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 결과에 따라 지불해야 할 예상 지급금과 상계 처리 비용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시와 협의해 반납해야 할 시비보조금 내용에 대해서도 오히려 앞으로 투입 예산을 포함한 시민 혈세 98억원의 낭비를 막은 결정이라며 시 예산도 우리가 낸 세금이고, 대체사업이 결정되면 새로운 시비보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구청장의 이러한 주장들은 대체로 지역사회 전반을 납득시킬 만한 수준의 해명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시공사 계약해지 통보의 사실이 밝혀진 만큼 사실상 설득력이 더 떨어져 있는 상태다.

 

박 의원은 발주처의 기관장(구청장)이 바뀌었다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한데 이어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전형적인 갑질 행정이자 매몰비용 발생, 소송 등으로 구민 혈세를 낭비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수구가 오랜 노력 끝에 지난해 4월 착공한 연수문화예술회관을 백지화함으로써 각종 논란을 자초할 것이 아니라 규모를 다소 축소하더라도 계속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최근에도 이 구청장을 향해 “(이 구청장과 연수구의 행정은) 문예회관을 포기하면서 다른 사업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중앙투자심사 조건을 역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의원 측이 밝힌 대로 타당성 재조사가 완료되기 훨씬 전 시점인 지난해 11월 공사계약 해지 통보 사실이 밝혀진 만큼 이 구청장의 이같은 주장들은 일단은 상당히 설득력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다른 점들을 다 떠나서 이미 재조사 결과나 설문조사 등 이전 시점에서 백지화를 결정한 사실이 밝혀진 것 하나만으로 그 모든 논리에 대한 재차 해명이 필요해졌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예술인은 이 구청장이 매체 기고에서 LIMAC 설문 조사를 들이밀고 있는데 정황을 보면 그 재조사 자체가 이미 답정너식으로 설계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반납할 금액과 매몰비용 발생에 오히려 낭비를 막았다는 논리만 봐도 (연수구 혹은 이 구청장 등이)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연수문예회관은 지하 1~지상 4, 연면적 9,061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박 의원 측은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규모를 일부 줄여 추진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연수구는 규모 축소 시 문예회관 본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백지화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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