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우선주의’ 레지던시 과연 바람직한가?]

‘공정’과 ‘형평성’ 강조하는 예술계 동향 거스를 수도
예술인들도 “편가르기 우려되는 이분화 부적절” 의견

기사등록 : 2023-11-01 17:18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이 자신들의 창작공간과 결과물 등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했다. 사진은 28일 당시 현장 입장 모습 (사진=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논란이 된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전문 예술가들이 지역에 정착하거나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 지원을 해 주고 이를 통해 창작의 장을 펼치도록 하는 제도) 폐지안과 관련 인천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사실상 인천지역 작가를 우대해 그들의 레지던시 공간을 확대한다는 것인데 요즘의 예술계가 추구하고 있는 형평성공정성차원에서 논란의 가능성이 꽤 커 보인다.

 

시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아트플랫폼에 인천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참여 기회가 적다는 지적에 따라 인천 작가를 위한 레지던시 공간을 확대함과 동시에 다른 지역 예술인을 위한 레지던시 대체 공간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공간들을 인천작가에 우대 및 집중해 주고 다른 지역 작가들에겐 다른 공간을 줘서 이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활성화돼 있는 레지던시 공간은 철저히 인천 작가들에게 우대하겠다는 얘기다때문에 문화계에서는 그간 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가 가져온 긍정적인 측면이 자칫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는 단순히 전국의 예술가들에게 창작을 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이 긍정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들이 시민들에게 예술의 결과를 공개하고 또 그들끼리도 예술세계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도 있어 실제 이에 대한 작가들의 만족도도 굉장히 컸다.

 

호주에서 활동하다 올해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해 활동하고 있는 수잔 콘테 씨는 호주에서도 그렇지만 예술인들이 숨어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천에서 이런 판이 만들어졌다 보니 다른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예술의 시선을 더 넓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 과정에서 원래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다 레지던시 제도를 통해 인천에 유입된 작가들 중에는 인천에 매력을 느끼고 인천에 정착해 지역작가로 활동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시가 밝힌대로 아트플랫폼에 인천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참여 기회가 적다는 지적이 일부 있긴 했지만 그런 불만이 높은 빈도도 아니었던 상황에서, 인천시가 소위 거를 부분을 거르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수용한 듯한 자세는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상황.

 

시 관계자는 어쨌든 우리 인천시는 우리지역 작가들을 먼저 챙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 지역 작가들은 구분해서 대체 레지던시 공간(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임)을 마련하고 따로 배치해도 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금의 예술계 전반에서 강조하고 있는 형평성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벌써부터 나온다.

 

앞서 언급대로 그런 불만이 아주 높았던 편도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레지던시의 개념에 지역주의를 최우선으로 반영해야 하는 게 맞느냐는 것.

 

실제로 지역 작가들 일각에서 인천 우선주의가 주장됐을 때에도, 이미 그 주장에 대한 재반박 등이 상당수 나오기도 했던 바다. 일각에서는 인천 작가와 타 지역 작가에 대한 일종의 편가르기우려까지 나오기도 했다.

 

지역의 한 예술가는 나도 인천에서 예술작업을 하지만 인천 중심으로 뽑은 레지던시라는 인식이 대외적으로 좋을 지를 예상해 본다면 사실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을 것 같다다른 데서 인천 작가라서 뽑힌 거라고 하면 그거 참 자존심 상할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 예술가는 레지던시라는 개념이 뭐냐, 단순히 창작공간을 지원받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 지역이나 아니냐 굳이 규정하지 않고 작가들끼리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고 소통한다는 개념도 있었던 것이렇게 되면 이른바 지역주의의 부정적 측면은 물론 이 행정이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작가들은 인천시에서 매년 지원을 받고 지역 문화계에서 적잖이 영향을 행사하는 연합단체들이 있는데 ‘인천 중심이라면 인천 예술가 전반이 아니라 그런 단체에 소속된 예술가들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역시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자가 만나본 예술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예술계의 경쟁은 특정지역 우선주의를 고집하기보다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우세했다. 대외적으로도 평가가 좋은 레지던시 제도에 지역주의를 이입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그렇게 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술가는 인천 작가를 우선순위로 놓겠다는 발상은 배려의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자칫 정말 편가르기내지 진영 나누기처럼 인식될 수도 있다신중하게 결정하고 처리해야 할 사안을 아무런 공론의 과정 없이 밀실 모드로 처리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맹목적으로 지역작가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보다 지역 내외 예술가들과 전문가들까지 많이 모아놓고 방향성의 적절함 여부 등에 대해 치열히 논쟁하면서 결론을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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