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상상플랫폼 조감도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3월부터 공사가 중지돼 표류 상태에 있다가 최근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고 있다고 알려진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이 여전히 인천시 공직자들의 ‘고뇌’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에 선정된 후 7년여 만에 ‘내년 상반기 가동’으로 가닥은 잡아놨지만 “재정악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지역사회 전반에서 터져나오면서 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조성 이후 시 소유가 되는 상상플랫폼을 인천관광공사에 현물출자하는 안을 최근 시의회에 상정해 현재 열리고 있는 ‘제288회 시의회 정례회’에서 문화복지위원회로부터 ‘원안 가결’의 결론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상상플랫폼 사업은 시가 2019년 215억 원에 매입한 8부두 옛 곡물창고(부지 면적 약 2만 4천㎡)를 문화 및 청년 창업, 상업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내용이 골자였지만 시작부터 여러 곡절을 겪어왔다.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가장 최근의 문제는 지난해 3월경부터 공사가 중단돼 왔는데 현재 시공사인 반도건설 측이 당시 사업시행자였던 SPC(특수목적법인)로부터 약 2백억 원 가량의 공사비를 수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시는 사업 정상화 명목으로 시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이후 현물 출자를 승인받아 인천관광공사에 운영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고 최근 시의회의 승인도 받은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는 수백 억 규모의 공사비를 이미 투입한 상태다. 시공사에 대한 공사비 해결(SPC가 해결하지 못한 만큼의 부담) 및 공사완료 등에서 기본적인 건립비용이 드는 만큼 이미 ‘재정사업’이 된 상황에선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이후로도 문제다. 현물출자를 한다고 하면 그에 따른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은 물론 운영·관리를 맡아줄 인력 경상비용 등을 합쳐 1백억 원이 넘는 돈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 물론 모두 ‘시민혈세’에서 꺼내 써야 한다.

그러다보니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최근 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진행한 ‘현물출자 타당성 검토용역’에서 최소 2053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비용대비 편익 비율(B/C) 값이 기준치 1에 한참 모자란 0.66으로 확인됐다. 사업에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사회 역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건 당연하다. ‘문화사업’ 치고는 꽤나 어렵게 진행시킨 상상플랫폼 사업이 조성 이후 사실상의 결실을 보지 못한 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판순 인천시의원(비례, 국)은 “인천관광공사가 운영상 어려움이 꽤 있는데 그러다보니 현물출자를 통해 상상플랫폼을 넘겨받더라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40년 가까이 인천시 공직생활을 했을 만큼 시와 유관 기관들의 ‘안방’ 상태를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알려진 박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러한 우려를 밝혔다면 이는 그냥 넘겨짚을 만한 성격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이미 많은 부분을 진행시킨 사업인 만큼 백지화할 수도 없다. 시는 관광공사의 사무 및 다목적 공간 등을 조성하는 것 외에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조성해 수익성을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사회 전반으로부터는 여전히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막대한 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세입’의 효과도 거두어야 하는 시로서는 고민이 크다. 시와 관광공사 모두 ‘공공영역’의 기관인데 공공이 운영하는 만큼 그 한계로 명확할 수밖에 없는데 문화사업 전반은 그런 환경에서는 실패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실제 시의회에서도 이 현물출자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같은 지적이 나왔다. 시의회 문복위 소속 이강구 의원(연수5, 국)의 경우 “인천에서 민간 위탁으로 되는 사업 중 성공적인 게 있었느냐”며 “기업들이 투자 의향을 보일만한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공공의 영역이지만 문화사업의 민간주체들이 들어오는 사업의 성격이라면 공공의 운영 성격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향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인 셈이다.

김충진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상상플랫폼은 개항장 일대의 문화산업 벨트 활성화의 가장 중심에 있는 마중물 사업으로 수익성을 중점에 두고 협업할 수 있는 주체들도 찾아보겠다”며 “우리 시도 향후 3~5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상상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라면 내부 상업공간의 콘텐츠와 교통 인프라가 가장 관건일 텐데 적잖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교통이야 소위 ‘노하우’로 해결 의지가 있다고 쳐도 ‘제대로 된 문화기획’이 투입되지 못하면 상상플랫폼의 사업은 ‘실패로의 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대한 적응’과 ‘현명함’ 등에서 공직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시가 공사를 거의 완료한 상태로 조만간 준공절차도 밟게 된다. 한편 과거에 인천시가 관광공사에 출자한 사례는 현금 30억 원, 현물인 중구 하버파크호텔(약 490억 원 가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