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교육청이 창영초등학교 이전 논란으로 발생한 지역 갈등을 정리하겠다는 자세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창영초교는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여중 신설을 별도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인데 최근 교육부가 보인 자세를 감안하면 시교육청 차원에서 논란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8일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창영초교 존치를 전제로 하는 동구지역 교육 여건 개선에 행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창영초 이전 논쟁을 멈추고 동구지역 전체 학생을 생각해야 하는 시민사회의 하나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관계 기관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소통협의회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동구지역 교육여건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동구 금송·전도관 재개발사업에 따라 지역 학부모 등 여론을 수렴해 창영초교를 금송지구로 이전하고 학교가 떠나는 빈 부지에 여중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었다.
시교육청 입장에서는 동구 내에 여중·여고가 없어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도 했지만 이 내용이 현 김찬진 동구청장의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시교육청과 동구 입장에서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인천 시민단체들과 지역인사 및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천 창영학교 이전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으로 표기)’이 이전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성명을 내며 논란으로 번졌다.
시민모임 측은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창영초교가 ‘인천 근대교육사의 산실’이라는 가치를 지닌 만큼 역사성 및 장소성의 유지를 위해 학교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에 있었다.
하지만 정작 창영초교에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을 비롯해 학교 교직원 및 이 학교의 졸업생 중 일부 등 학교현장을 직접 체감한 주민들은 “문화재로 지정된 학교 교정인 만큼 작금의 학교 시설을 학생들이 온전하게 누릴 수 없다”며 시민모임 측의 의견에 반대해 왔다.
또 시민모임 측은 ‘사전 소통이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했으나 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과 10월 소통협의체 회의와 주민설명회(당시 200여 명 참석) 등을 가지기도 했던 만큼 “시민단체들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후 기자가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양측을 각각 지지하는 주민들 일각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무시하거나 인격을 깎아내리는 등의 발언들이 일부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사실상 양측 의견이 ‘감정적인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및 확인 결과 양측 어느쪽도 ‘중론’이라는 자격을 받을 수준의 공개적 지지를 지역사회 차원에서 받지는 못했다. 특히 팽팽히 갈라진 주민 의견은 같은 당 소속임에도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전 반대’ 의견을 낸 반면, 김찬진 동구청장의 ‘이전 찬성’으로 의견이 달랐다.

이에 시교육청은 일단 창영초교 이전 및 여중 신설안을 교육부에 상정해 올해 초 열린 교육부의 중투심 심사를 받았는데 교육부는 중투심에서 주민 수용성이 전제되지 않았다며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심사 전 시점에서 교육부에 반대 의견서가 제출됐고 이것이 교육부의 심사에 영향을 줬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황 상 이 반대 의견서는 시민모임 측이 제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을 찬성해 왔던 학부모와 주민 등에게서는 자신들과 자녀들이 처한 교육 현장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방해하고 있다’는 등의 강한 불만들을 아직까지도 쏟아내고 있는 상태다.
시교육청으로서는 다음달 교육부 중투심에서 이전안을 다시금 심사요구를 할 수 있기는 하다. 다만 이날 도 교육감의 발표로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져 있다.
결국 도 교육감의 이날 기자 간담회는 민-민 갈등으로 크게 번진 이 논란을 ‘시교육청의 수장’인 자신이 풀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판단해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교육부 중투심 결과 이후 “지난달 창영초교 학교운영위와 학부모 등을 만나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동시에 그들의 의견도 모두 청취했고, 중투심 결과에 대한 지방교육재정연구원의 컨설팅도 있었고 국회 교육정책 간담회 참가 및 시민단체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소통의 자리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민·관의 공개적인 소통협의회를 확대 재구성하고 협의회를 통해 창영초교와 관련한 명확한 역사적 검증을 비롯해 교육환경 개선과 문화재 지정 건물의 보존방안, 금송·전도관구역 관련 학교 신설 등 개선 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중추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도 교육감이 참석한 국회 교육정책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목도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총사업비 300억 미만의 소규모 학교 신설 및 이전·통폐합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및 채홍준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등이 경기·인천교육감을 만났던 자리에서도 밝혔던 바다.
따라서 소규모 학교 신설 및 이전·통폐합 권한이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이 같은 지역 갈등도 (소위 ‘감정의 골’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지금과 같은 민-민 갈등이 시교육청이 주관할 소통협의회에서도 여전히 드러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이 문제가 진정 ‘진화’될 수 있을지는 아직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