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영초교 이전 논란 ‘중론’ 못 모으는 지역사회]

민-민 갈등은 물론 이해관계 놓인 정치권까지 ‘갑론을박’
중투심 결과 이후 동구는 일단 ‘초교신설’ 카드 먼저 꺼내

기사등록 : 2023-02-03 16:20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창영초등학교 구 본관교사 전경. ⓒ한국문화원연합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이전 문제로 불거진 논란이 교육부의 재검토 결정 이후로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민 갈등이 아직도 첨예한 가운데 같은 당적인 인천시장과 관할 구청장의 의견도 엇갈리면서 정치권에서도 비화 조짐이 있고 조금은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 인천시교육청의 재추진 여부에도 지역사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인천시와 동구, 지역사회 활동가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 동구는 창영초교 이전 문제가 교육부 중투심을 통과하지 못하자 금송·전도관 재개발구역을 담당할 수 있는 초등학교의 신설안을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날 김찬진 동구청장이 학교 발전을 위한 이전계획은 시교육청 추진 사항이긴 했지만 구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된 안이기도 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는데 여기서도 관련한 계획이 살짝 엿보였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 구청장은 해당 입장문에서 교육부의 부결 결정에 정말 아쉽고 우리 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에 구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 구청장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SNS를 통해 창영초교 이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힌 같은 당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의 입장과는 전면 배치되는 부분이다.

 

유 시장은 창영초교 이전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급작스레 대두됐던 1월27창영초교의 오랜 역사성·상징성·정체성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시교육청이 시, 시의회와도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이나 유 시장 모두 이같은 발언에는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학교 신설이나 이전 등의 행정은 전적으로 시교육청의 몫인 만큼 두 정치인이 나서서 시교육청의 행정권한에 과도한 개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창영초교 이전 문제는 민간영역에서도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형국이다. 시민단체 및 지역인사 일부가 모여 인천 창영학교 이전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으로 표기)’이라는 연대단체를 만들고 창영초교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반면 창영초교의 학부모회와 학교 운영위원회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전을 하는 것이 학교의 명맥을 유지하는 더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만약 학교 신설 등의 결과로 이어진다면 창영초교가 폐교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시민모임 측에 맞불을 놓고 있다.

 

겉으로는 학부모회와 학교 운영위 측이 시민단체들이 대거 모인 연대단체와 외로운 싸움을 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졌지만 학부모회와 운영위 측에 비공식적으로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찬반 어느 쪽도 지역사회 중론이라는 표현을 받을 자격은 없는 상태다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각자의 이해 관계 등에 따른 첨예한 대립이 나타나면서 교육부의 부결 결정 이후로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4월에는 교육부의 2차중투심 일정이 있는 만큼 시교육청의 선택에 따라 이전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이 역시 찬반을 주도하고 있는 양측 세력이 아직까지 연일 목소리들을 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한편 동구가 꺼낸 대안은 현재까지는 관내 재개발지구인 금송구역에 초등학교를 신설토록 시교육청에 제안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116년의 역사를 가진 창영초교의 구 본관교사가 시 지정문화재이기도 하고 교정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재개발지구의 입주가 완료됐을 때 현 창영초교가 이를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와 동구 등에 따르면 현재 금송·전도관구역의 개발이 완료되고 입주하는 신규 주민들은 총 5,600가구 이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이를 추산했을 때 창영초교는 존치나 이전이냐를 떠나 최소 36개 학급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20학급으로만 구성돼 있는 창영초교는 추후로도 문화재 지정 등 영향으로 증축 등 추가적인 학급 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학부모회가 시민모임 측에 맞서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부분과 맞물려 있다


물론 노후된 학교 시설에 대한 불만도 일부 있지만 신도시 유입에 초등학교를 신설하게 되면 신설학교와 창영초교의 학군이 겹칠 경우 더 문제가 커진다는 의견이다.

 

신규 입주한 가구의 학부모들이 창영초교의 역사성 등에까지는 공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때문에 시설이 더 좋을 신설학교를 선호하고 창영초교를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한복판에서도 학령인구 감소 등 현상에 대비하지 못한 화양초교 및 도봉고교의 폐교 소식이 교육계에 충격을 준 바 있는데 서울 관내 학교가 폐교를 맞는 상황에서 같은 일이 창영초교라고 안 일어나겠느냐는 것이다.

 

창영초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이전도 물론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폐교는 더더욱 생각하기 싫은 결과라며 시민단체들 쪽(시민모임 측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임)에서 현실감각을 너무 모르고 역사 운운하는 주장만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했다.

 

다른 주민은 시민단체들 쪽 주장이 지역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건 알겠지만 원도심에 오래 살아온 사람들 모두 그런 애정들은 있다학부모들이 역사성 등을 외면한다는 뉘앙스의 주장도 나오는 것 같던데 이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반면 시민모임 및 동구 주민모임인 배다리위원회 등은 역사성과 상징성을 계속 주장하며 여기에 교육부 중투심 결과 이후로는 시교육청의 행정편의주의 등으로 충분한 공론화작업이 없었다는 등의 입장을 더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동구가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금송구역 내 신설초교 설립안은 외연적으로는 창영초교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추진할 수 있는 제안이기는 하다.

 

초등학교는 학교총량제 영향이 없기 때문에 신설은 가능하다는 전제로 나온 것이지만 이 역시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있다단적으로 이 사안을 교육부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코앞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추가로 학교를 또 세운다는 게 바람직하냐고 볼 수도 있다.

 

또 앞서 언급한 신설학교에 대한 학부모 선호도로 인해 기존 학교의 폐교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현재로서는 부정하기 어려운 내용인 것도 맞다현재까지의 정황을 보면 동구는 어떻게든 창영초교를 이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은 사실이다.

 

관내에 여중·여고가 없는 형국의 동구는 창영초교를 이전시키고 빈 교정에 여중을 신설하는 시교육청의 안에 대해 적극 환영해 왔다. 여중·여고의 신설이 시교육청 추진사항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는 김 구청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했기 때문.

 

한편 시교육청은 4월 열리는 2차 중투심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창영초교 문제를 결론짓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것이 학교 자체의 이전을 재신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동구 제안과 같은 초교 신설 등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교육청은 창영초교 이전 계획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시민단체 및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다시 밟아 중투심의 재신청 과정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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