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주민참여예산제도를 기존 ‘중간조직센터(주민참여예산센터) 운영’에서 ‘시 직영’으로 운영방침을 정한 인천시의 방향이 당분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조짐이다. (관련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시가 대시민 공청회를 열었지만 사실상 ‘요식행위’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중간조직센터를 운영해온 주체 및 이해관계에 있는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심한 반발의 분위기가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미 중간조직센터 관련 예산 약 250억 원을 삭감하고 기존 예산규모의 절반인 230억 원만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해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는 “주민참여예산 관련 타 지자체의 경우 중간조직센터 등을 두지 않는다”는 설명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도와 예산 자체를 유 시장이 자기 입맛대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의견이 민간영역 및 시의회 본회의 등을 통해 줄을 이었다.
이와 관련해 시는 15일 ‘인천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운영 개선방안 마련’을 명목으로 하는 시민 공청회를 시청사 내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시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시가 주관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공청회는 주최 측인 두 기관 관계자들과 한국지방세연구원 및 인천시의원, 그리고 시 직영방식을 찬성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천참언론시민연합 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발제 및 토론자들 대부분은 현재 시의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발제를 맡은 김윤승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을 예산규모, 사업유형, 사업절차로 분석해 이를 토대로 한 개선방안을 제언했다.
토론자 중 한 명인 최원구 선임연구위원은 시 주민참여예산의 규모가 다른 특·광역시와 비교해 급격히 확대된 측면을 제시하고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언급해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토론자들 중 본예산에서 삭감된 주민참여예산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던 인사는, 이미 인천시의회 본회의 5분발언 등을 통해 “중간조직의 운영주체가 문제였다면 교체를 해야지, 왜 없앨 생각부터 하느냐”며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김대영 인천시의원 정도에 불과했다.
사실상 해당 공청회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혁신과제’로 선포한 주민참여예산의 축소의 ‘타당성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전형적인 형식적 토론회’의 성격이 짙어 보였다.
실제 이날 공정회의 토론순서 좌장을 맡은 김재영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시민 공청회를 통해 인천 주민참여예산의 문제점은 개선하고 향후 발전적인 방향으로 제도운영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른바 ‘형식적 토론회’의 전형적인 마무리발언 성격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같은 날 중간조직 센터 존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시민단체는 “시는 주민참여예산제 조례 개악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보도자료로 내고 시의 주민참여예산제와 관련한 행정방향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최근 주민참여예산제도와 관련해 시가 개정한 조례안에 대해 “유 시장이 시정에 민관협치와 시민참여 포기를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개정안은 기존 조례안 중 ▲군구참여예산위원 참여 ▲분과 민간 간사제 ▲민관협치와 주민참여 활성화 지원방법 등이 삭제돼 있는데, 이 내용은 주민참여예산제의 핵심인 민관협치와 시민참여에 대한 내용들이기 때문.
현재까지 주민참여예산제도와 관련된 군·구 참여예산위원은 각 군·구별로 최소 수 십 명에서 수 백 명까지 구성돼 있고, 기존 조례는 군·구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참여에 대한 보장 및 활성화의 내용이 담겨 있다.
시가 개정안을 통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부 삭제한 것은 군·구 참여예산위원들의 참여와 시와 군구 간 연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라는 게 평복연 측 진단이다.
또 기존 조례 20조 분과위원회 민간 간사 조항을 삭제한 것은 그간 시가 각 분과의 세부적인 운영을 민관이 공동으로 준비해 분과 운영 등에 있어 민관협치 정신을 반영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충분히 보장해 왔던 장치를 없애 시민 참여와 민관협치 정신을 후퇴시켰다는 의견이다.
또 주민참여예산제도와 관련한 지원협의체와 중간조직센터를 통해 주민참여예산 운영 및 연구, 군·구 간 연계 및 분과운영 지원 등 활성화 차원에서 이루어진 구성을 전부 없애면서, 활성화를 위한 대책 전에 지원 체계부터 없앴다고 비판했다.
평복연은 “유 시장이 해온 주민참여예산제 관련 수 개월 여의 비판과 개편 결과가 이같은 조례 개정안이라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격”이라며 “개정안에 대한 변화가 없다면 유 시장이 민관협치·주민참여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이해하고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평복연의 주장이 시에 수용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아주 낮다. 이미 주민참여예산센터 폐지 등 개편안은 유 시장이 시 감사실을 작동시키면서까지 노골적으로 강행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인천시의회에서는 김대영·유경희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예산 축소 및 중간조직센터 폐지를 반대하고 나섰지만, 시의회는 이미 유 시장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시의원 수가 과반을 훌쩍 넘어있는 상태다.
이들의 외침이 힘에 부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불어 이 사안을 놓고 평복연과 강한 대립을 보여온 인천참언론시민연합이 시 직영방식을 지지하고 나선 부분은, 유 시장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찬성하는 시민단체의 근거’라는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다.
허나 이는 다른 시선에서 보면 ‘민-민 갈등’을 시가 ‘중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아무튼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축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유 시장의 현재 주변에는, 의도했든 아니든 여러 가지로 ‘방패막’들이 구축돼 있는 모양새다.
결국 주민참여예산제도 논란은, 절반 이상 주저앉은 예산 및 센터의 폐지 및 시 직영방식, 개정된 조례안 등 유 시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듯한 행정계획들에 대해 투쟁 등까지 언급된 이상, 해를 넘겨서도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시궁창’의 분위기 속에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