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서구청 측이 공개한 청라 국제스케이트장 조감도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조선 문정왕후의 묘 태릉(泰陵)과 명종과 인순왕후의 묘 강릉(康陵)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현 서울 태릉 스케이트장이 연말 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지역사회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태릉 스케이트장과 같은 규격의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물밑 움직임이 바빠지면서 이 유치전에 뛰어들 생각을 일찌감치 밝혀왔던 인천 서구 역시 내부적으로 분주한 분위기를 전해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인천 서구와 경기도 등 지자체들의 전언들을 모아보면 현재 인천에서는 서구가, 경기에선 김포·양주·동두천시, 강원에서는 춘천·원주시·철원군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에 뛰어들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앞서 언급대로 2009년 문정왕후 태릉과 명종·인순왕후 강릉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로인해 현재 태릉선수촌 내 국제스케이트장은 올 연말까지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최근 새로 국제스케이트장을 조성하기 위해 복합시설 부지를 선정하겠고 발표했다. 부지 면적 5만㎡ 이상, 건축 연면적 3만㎡ 이상 등의 규모로 스케이트장을 건립하는 것이 현재 대한체육회의 복안.

특히 새 스케이트장 건립 비용은 2천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해당 예산은 전부 국비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치에 성공한 지자체는 사실상 ‘코 안 풀고 이득을 본다’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단순히 ‘스케이트장이 국비로만 진행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선수단 체류는 물론 국제대회 유치 등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를 위해 인천 서구는 인천시의 지원 하에 청라지구 유치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는 일단 현재의 객관적 지표가 청라에 집중돼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이 입지조건과 교통 인프라가 부지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의견을 모은 것을 감안하면 이미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보유 중이고 서구는 서울의 김포공항(서울 강서구 방화동 소재)과도 가까워 최적의 입지라는 논리다.

이에 서구는 최근 대한체육회에 청라동 1-1002 일원 부지를 국제스케이트장 대상 부지로 적합하다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자동차나 선수단 버스 등으로는 20분 내외로 인천·김포공항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이 부지 인근에는 향후 인천시가 추진하는 로봇랜드는 물론 영상문화복합단지와 신세계가 추진하는 스타필드 청라돔구장 등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추후 복합 레저 스포츠 타운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도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자체들의 경우 경기도 산하의 기초단체인 김포·양주·동두천이, 강원도 산하의 춘천·원주시·철원군이 뛰어든 만큼 경기·강원은 산하의 특정 기초단체에 집중적임 힘을 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인천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인천시 산하의 10개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현재 서구만 유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다른 기초단체들의 협력과 인천시의 집중적인 지원이 가능하고 더 나아가서는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 화력 등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서구는 5월부터 ‘국제스케이트장 범시민 인천 서구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켜 공식 출범식을 열고 현재 대시민 홍보활동은 물론 유치를 위한 단체활동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출범식에서도 인천시체육회와 정치권 및 재계 관계자는 물론 전 국가대표 빙상선수 출신 인사와 지도자 등이 참석해 힘을 보태줄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 서구 측 설명이다.

6월에는 강범석 서구청장이 국회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교흥(서구갑)·이용우(서구 을) 의원 및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함께 전재수(부산북구갑) 의원과 접견해 서구의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천시도 프로야구장(SSG랜더스필드) 경기에서 국제스케이트장 홍보 영상 등을 통해 유치에 힘을 보태주고 향후 열릴 INK콘서트 등에서도 홍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관내 공공체육시설에도 관련 홍보물 등을 배포하는 등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는 상태다.

물론 다른 지자체들의 경쟁 역시 만만치만은 않다. 경기도나 강원도 등은 추후 어디에 유치되는지는 나중에 생각하자면서 일단은 유치전에 뛰어든 자신들 산하의 기초단체에 힘을 실어줄 것을 대한체육회에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세계에서 통하는 경기도, 국제스케이트장 IN 경기도’ 제하의 홍보 영상을 최근 공개하고 세 지자체가 ‘경기도 북부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를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에 어필하고 있다.

다만 강원도의 경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열면서 당시 건립한 국제스케이트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명분이 아직까지는 부족해 보인다는 도내 지역사회의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명분을 찾는 고민이 아직까지는 커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부지를 선정하는 대한체육회가 이들 지자체들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다. 어쨌든 태릉의 스케이트장은 선수들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온 만큼 선수들의 역량 강화가 첫 번째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주변의 환경에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