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마을공동체 사업을 사실상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중간센터’가 움직였던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직영으로 바꾸겠다’며 사업 전반을 대폭 축소한 그 방법이어서 지역사회에서는 즉각 반발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민·관 갈등이 다시금 불거지는 형국이다.
인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 폐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9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의 민간위탁 운영을 종료하고 직접 운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는데 이는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해가 되는 것으로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에는 인천지역 관할 10개 군・구에 총 174개의 마을공동체 네트워크가 참여했는데 사실상 인천시의 정책이 불통으로 밀어붙여지며 민·관 갈등을 자초한 상황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13일 인천지역 마을공동체를 담당하는 시 부서는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의 민간위탁자(중간조직)인 ‘(사)인천마을넷’이 12월 31일 3년 만기로 위탁계약이 종료되면 내년부터는 시가 센터를 시가 직접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에 연간 7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정작 마을공동체 지원 관련 사업비는 1억 2천만 원 정도의 규모인 만큼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가 5억 7천만 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예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당시 공문의 적시내용으로 알려졌다.
시는 여기에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2곳은 중간조직이 없고 5곳은 폐지하고 있으며 10곳 중 대부분은 직영으로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첨부했다. 그간 센터를 통해 마을공동체 사업들을 진행시켜왔던 민간 관계자들은 시의 이러한 일방적인 통보가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경직된 분위기의 공직자들이 마을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공의 방향을 가진 민간(주로 시민사회진영 등) 영역의 중간조직을 통하고 있는 것인데 직영 전환에 아무런 소통의 과정이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적절한 행정이냐는 것.
비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가 직영을 한다면 이는 일방적으로 공모사업을 뿌려 경쟁토록 하고 사업 성과보고를 요구하는 통제와 관리의 방식이 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조직이 공모사업을 진행시켰을 때 천편일률적인 저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어 결국 마을공동체의 활동과 네트워킹을 전부 해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비대위는 “마을공동체는 결국 지역에 사람을 남기고 그들을 통해 관계를 넓히며 사회적 자본을 마을마다 채워지게 하는 주민조직이 움직인다는 의미”라며 “순환보직으로 돌아가는 공무원들이 마을공동체를 전혀 모르는 채 직영을 한다는 건 결국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나선학 서구 마을넷 대표는 “마을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조직의 역할은 관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마을 활동을 실제로 했던 사람들이 주민의 마음으로 다가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돕는 차원”이라며 “이는 관에서 직영으로 절대 할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민영 남동구 마을넷 대표 역시 “인천시보다 먼저 마을공동체 사업을 직영 전환한 서울시와 수원시 등의 선례는 결국 마을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현장 중심의 활동을 지지하지 않는 관료적인 구조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으로 업무를 하는 만큼 행정의 약속이 결국 유효기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추후 인사이동 및 조직개편 이후로는 담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는 폐지가 아니라 예산의 효율성을 위해 운영 형태를 직영으로 바꾸는 것으로 경직성 경비를 줄인 돈으로 마을 활동가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어 “내년 마을공동체 지원 예산은 사업비를 2,800만 원을 증액해 활동가 교육 및 컨설팅 사업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있다”며 “시 직원 중심으로 4명으로 축소되면서 발생하는 부족분이 있겠지만 이는 지역의 활동가 풀을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천시의 이러한 방식은 지난해 ‘직영으로 하겠다’며 주민들의 참여지표를 결과적으로 전면 축소시킨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논란은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
올해 초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주민참여예산과 관련해 “인천시는 시민이 참여하기 쉽게 하기 위해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을 광역참여형으로 단일화하고 행정력을 집중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주민제안 예산 반영 비율은 고작 3.5%에 그쳤다”며 비판했다.
이날 비대위의 기자회견도 사실상은 결이 비슷하다. 이들은 “중간조직은 인천의 마을공동체를 대표해 인천시와 협치하는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라며 “민간위탁 방식이 우리와 주민들의 요구를 담보할 수 있다”고 반론한다.
이날 비대위는 인천시와 시의회 등에 지원센터의 민간위탁 폐지 반대를 전제로 ▲지원센터 폐지 결정 철회 ▲관치행정 시도 중단 ▲행정, 의회, 전문가, 마을공동체 간 공론장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비대위는 오는 28일 오후 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마을공동체 만들기 문화재’라는 제목으로 집회를 열고 인천시의 중간조직 폐지 방침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