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전경 (사진=한진그룹)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여당 총선 참패’로 일격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이후로도 의대증원 문제를 놓고 의사단체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지역 의과대학도 비상이 걸리는 분위기다. 

학생들이 집단으로 출석을 거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방침에 따라 더 이상 학교 측이 눈을 감아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학교 측도 집단유급 등 초유의 사태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인천지역 의과대학 측 전언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인하대는 의대 재학생 298명 중 240명이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 출석을 거부하고 있으며 가천대는 전체 258명 중 과반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제출된 휴학계는 수리하지 않은 상태로 추후 교육부 방침에 따라 대책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일정 등에 여유가 없어 인하대의 경우 29일부터는 수업을 재개키로 했으나 참석이 얼마나 될 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이미 1일 수업일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천대의 경우 휴학계 제출 비율이나 수업 참석율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이나 학생들의 전언에 따르면 휴학계를 내는 케이스가 늘어가는 분위기는 확실하고 녹화수업 등에 참여 학생도 수가 적다는 후문이다.

인하대와 가천대는 인천지역에서 의대가 있는 학교들로 현재 인하대가 49명, 가천대가 40명 정원이다. 현재 정부 방침에 따르면 인하대 120명, 가천대 130명으로 늘어날 계획인데 의사단체들과 학생들이 집단 수업거부 등 행동에 나서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학교 측은 집단으로 유급 처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의 결석 처리를 막기 위해 학교별로 휴강일정 및 개강 연기 등 미봉책들을 있는대로 풀어놓고 있으나 조만간 학교도 어쩌지 못하는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의대 학칙을 감안하면 수업 일수의 1/4 이상 결석하게 되면 F학점이 불가피한데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보통은 유급으로 처리된다는 것이 문제기에 하루라도 빨리 갈등이 풀려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의대 수업일수는 매 학년 당 30주로 한 학기당 15주 수업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려면 두 의대는 아무리 개강일정 등을 늦추더라도 최소한 5월 중순 경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여름방학을 아예 없애는 등 초강수를 두는 한이 있더라도 한 학기 15주는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의대 교수들 대부분은 강의 외에도 병원 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중순에 수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는 주말도 없이 오전부터 밤까지 진료 없이 수업만 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

때문에 교육계는 의대가 아무리 개강일정 등을 늦추더라도 이달을 넘긴다면 학교 측도 넘기지 못하는 곤란함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23일 교육부가 집단 수업거부 사태와 관련한 휴학을 그 어떤 경우라도 아예 인정하기 말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뒤 수업거부는 학교 측도 결석처리 외에는 다른 조치를 할 수가 없는 상태다.

인하대가 의사단체 및 학생들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29일 수업일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도 관련 법령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4학년에 한해 29일 수업을 시작하고 1~3학년들은 5월 중순 경으로 잠정 결정하고 좀 더 내부 논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가천대는 집단 반발로 학교 현장을 떠난 학생들에게 녹화수업도 출석을 인정해 주고 있으나 학생들의 전언에 따르면 현재 녹화수업조차 한 명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관계자는 “현재 학교 측이 정한 4학년 일정 및 나머지 학년의 내부논의 등은 학교 측으로서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이마저 넘겨버리면 자칫 집단유급의 우려까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가천대 측 관계자도 “민감한 사안이라 수업 참석율 등 현황에 대해서는 말을 해주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 달라”며 “수리하지 않은 휴학계 등에 대해 추후 교육부의 지침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대책 마련을 할 방침”이라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