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유치에 성공해 송도에 문을 연 재외동포청(이하 동포청)이 출범 100일을 맞았다.
동포청은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재외동포정책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인천의 지역사회는 인천과의 연계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아쉽다’는 평가다.
동포청은 13일 송도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짧은 출범 시기이긴 하지만 재외동포들의 거주국 내 지위향상과 국내 동포들에 대한 지원 인프라 구축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기철 동포청장은 “동포청은 재외동포와 대한 대한민국의 공동발전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 실현과 인류의 공동번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750만 재외동포의 대변자와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동포청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라면 재외동포사회의 주요 민원사항인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방안 및 해외 입양인의 법적 지위 향상, 출입국·체류 관련 제도 및 고국 귀환을 위한 연금·보험 등 제도 개선의 방안 등이다.
그 외 거주국 주류사회 진출을 위해 한국의 발전상 등을 교과서 등에 수록하는 인식개선 사업 및 피해를 입은 동포들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인도적·실질적 지원 방안 및 제도적 지원 기반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피해지원에 대한 부분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생필품 등 지원을 위한 예산 및 원폭피해동포, 파독근로자, 고련인 등 소외 재외동포 초청사업 예산 등이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 청장은 7대 핵심 추진분야로 ▲재외동포 의견수렴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 ▲재외동포들의 거주국 내 지위 향상 ▲재외동포사회와 모국 간 교류 활성화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재외동포 보듬기 ▲국내 동포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 ▲편리한 동포 생활 등을 언급했다.
이처럼 동포청이 자체 기반사업을 한창 꾸려가는 가운데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인천과 관련된 연계활동 등에 있어서는 일부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동포청 유치를 위해 인천시가 유정복 시장까지 발벗고 나서는 등 온 행정력을 집중해 유치를 성공시킨 목적이 지역활성화 등 의도도 있었을 텐데 아직은 그 유치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것.
특히 동포청의 내년 예산안 총 1천억 원 중 인천지역과 연계된 사업이나 행사 등의 예산이 없고 동포청이 주도할 행사인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등도 모두 서울 개최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가 공직자들의 행정력을 집중해 유치전에 성공한 결과 치고는 돌아오는 효과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이다.
오히려 동포청의 최근 활동 중 ‘재외동포 청소년 모국연수’ 프로그램에서 대전, 부산, 세종, 순천, 춘천 등을 순회하면서 정작 동포청이 위치한 인천은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도 지적될 만한 사례로 언급된다.
인천시는 동포청 유치에 성공한 직후 “생산유발 효과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연간 1,500억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외동포 관련 행사가 인천에서 종종 열릴 것을 감안해 투자나 관광, 문화분야 등에 대한 일종의 ‘낙수효과’ 등도 포함해 계산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지역과 연계한 프로젝트 활동이나 행사, 기획 등이 전혀 설계돼 있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이상 시가 공직자들까지 투입해 유치에 성공시켜 기대한 낙수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날 동포청이 발표한 ‘재외동포정책 추진 로드맵’ 역시 인천과의 연계점이 있다고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올해와 내년 모두 이런 내용이 예산 등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한 지역 활동가는 “동포청의 인천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력한 부분은 인증돼 있지 않느냐”라며 “그렇다면 동포청의 예산 편성이나 주요 사업 및 행사 등에 있어서 인천시 등과 협력할 만한 일종의 협의체 같은 것들을 구성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인천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요구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는 결정적으로 경제자유구역의 특징 때문인데, 어쨌든 인천에 유치돼 ‘인천지역 공공기관’이 된 동포청이 이를 외면한다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