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본인 성과’라고 포장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 논란과 관련 인천시의회에서 결국 “자화자찬은 자제 좀 하라”는 비아냥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미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시의원들에게 비판을 듣고 있는 유 시장에 대한 서구지역 주민들의 여론이 악화일로인 상황이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역시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역력해지고 있다.
28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85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이순학 시의원(서구5, 민)은 “유 시장이 매립지 문제와 관련한 4자협의체 관련해 스스로 자랑하는 성과는 본인 입이 아니라 시민이 평가할 일”이라며 “스스로 자화자찬은 좀 자제하시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9대 의회 입성 후 이날 본회의까지 공식적으로 매립지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벌써 네 번째 해 오고 있다.
그의 서구5 지역구가 청라3·당하·오류·왕길·마전동인 만큼 매립지와 관련한 환경문제가 직면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네 번씩이나 말했다고 해서 이상할 일은 아니다.
이 의원이 이렇게 다시금 매립지 문제를 또 꺼낸 것은 23일 본회의 1처 시정질문에서 유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이용창 의원(서구2, 국)이 매립지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이 근본적인 동인이 됐다. (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당시 이용창 의원은 “(4자협의체 관련해서는) 유 시장이 덫을 놓은 4자합의 독소조항으로 인해 최소 20년은 서울시와 경기도의 쓰레기를 인천시민이 떠 안고 살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아무 성과도 없는) 4자합의는 파기가 마땅하다”고 유 시장을 저격했다.
4자협의체 파기는 민선6기 당시의 유 시장이 4자협의체를 구성한 직후에는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먼저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사용 종료에 대한 뚜렷한 시기’가 적시돼 있지 않는 등 협약 내용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 전반에도 반대와 파기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유 시장은 “내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 등을 해냈다”며 자화자찬하며 “4자협의체를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관 문제는 유 시장이 민선8기 시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민선6기 당시 있었던 공사 내부의 반발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것이 유 시장의 성과로 과연 남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용창 의원과의 설전 중에서는 이 의원을 향해 “서울시의원, 경기도의원하고 얘기하는 기분”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 멘트로 맞불을 놓았으나 그 직후 서구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심해졌다.
당시 이용창 의원이 서구주민 등 지역여론을 파악하고 시장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것인데 여기에 ‘서울시의원, 경기도의원’이라는 멘트로 맞받아친 때문에 ‘서구 주민들이 서울시, 경기도 여론을 대변하는 주체들로 호도했다’는 비판 여론 역시 강해지면서 결국 유 시장이 불난 곳에 부채질을 더 해댄 격이 된 셈이기 때문.
이날 이순학 의원 역시 “이용창 의원의 시정질문에 유 시장이 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며 “나와 이용창 의원 뿐만 아니라 시정질문을 지켜보신 모든 분들도 똑같은 기분을 느끼셨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이용창 의원의 생각에 힘을 보탰다.
23일 이용창 의원과의 설전에 이어 이날 이순학 의원의 5분 발언을 통해 사실상 매립지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유 시장이 여야 불문하고 시의회와 적대적 분위기가 형성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순학 의원은 “매립지 종료를 위한 대체부지가 확보됐느냐는 동료 의원의 질문에도 유 시장은 끝까지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더라”며 “민선6기때 활동이나 기관 협의나 대화 등을 했다고 ‘성과 자랑’을 하던데 그건 본인 입으로 할 게 아니라 시민들께서 평가하실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시민들께서는 본인의 자화자찬을 궁금해하지 않는다”며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본인이 공약했던 수도권매립지 종료의 가능 여부와 시기를 본질적으로 궁금해하는 것”이라면서 유 시장이 시민들의 궁금증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듯한 멘트도 서슴치 않았다.
유 시장이 그간 4자협의체에 대해 성과가 있었다면 대체매립지 부지가 확보 여부와 위치, 조성시기, 서울·경기와의 협의 부분과 그들과의 마무리 시점 등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해줘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앞으로 본인 자화자찬은 좀 자제하시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여지가 남아있는 한 서울·경기는 절대 대체매립지에 나서지 않을 게 자명한 만큼 매립지 종료를 위한 본질의 선결 과제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오는 2026년부터 금지되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소각시설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시의 상황은 직매립 금지까지 3년 남은 현재 최소 3개의 소각장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서부권 소각장이 입지후보지를 결정짓지 못했고, 북부권 소각장도 건립이 늦어지는 형편이다.
특히 부천시가 당초 부평구·계양구와 함께 사용키로 했던 동부권 광역소각장을 최근 “우리 시 단독 시설로 건립하겠다”고 하면서 상당한 차질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인천이 매립지 종료를 외치면서 그에 필요한 대체매립지와 소각장 같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한다면 서울·경기로부터 협상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순학 의원의 생각이다.
이 의원은 “유 시장님과 시 집행부에 거듭 강조하는데(이미 4번이나 같은 내용을 발언한) 본 의원이 더 이상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지 않도록, 그리고 동료 의원과 300만 시민들께서 더 이상 참담함을 느끼지 않도록, 매립지 종료와 관련된 구체적 계획과 성과물을 보이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