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주말이었던 26일 오후 2시 40분 경 발생한 마니산 화재로 22만㎡가 잿더미로 변했지만 소방당국은 막심한 피해 가운데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소방당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인명피해’가 다행히 발생되지 않았고 이 화재로 자칫 소실될 뻔했던 천년사찰이 소방당국의 대처로 소실될 위험은 면했기 때문이다.
27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브리핑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44분 경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마니산 초입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밤까지도 불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다,
화재 시작 17시간여 만인 오늘 오전 8시경 주불을 잡았다. 따라서 전날 오후 4시 경 발생했던 산불대응 2단계는 오전 8시를 기해 1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이후 대부분의 불을 진화해 27일 오후 1시 경 잔불진화 등을 하고 있는 상태다.
자세한 원인은 현재 파악 중이지만 소방당국은 주택에서 먼저 일어난 화재가 강화지역에서는 많이 일어나는 강풍을 타고 산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로 소실된 면적 22만㎡는 축구장 약 30개 규모 정도로 알려져 이 불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한편 이번 화재와 관련해서는 소방당국와 인천시, 강화군 등이 기민한 대처를 했다는 평가가 많다. 인천소방본부를 비롯한 소방당국과 강화군, 인천시 공직자 등 총 700여 명의 인력과 소방헬기와 진화차량 등 52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비록 밤까지 주불을 잡지 못해 결국 축구장 30개 규모의 큰 면적이 잿더미가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나 소방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다행스런 부분이다.
유정복 시장도 화재소식을 접하자마자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에 “산에 오른 등산객들이나 진화인력 안전 등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고 강화군은 전 직원 동원령을 내리고 직원들을 산불진화에 투입했으며 인근 군부대 등도 진화에 동참했다.
그런데 소방당국이 이번 화재에서 가장 집중해 방어한 부분은 따로 있다. 마니산에 있는 ‘천년 사찰’로 평가받는 정수사를 별다른 손실 없이 지켜냈다는 것이다. 정수사는 이번 화재에서 소방당국이 기민히 대처하지 않았으면 소실될 위험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찰은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아 잘 알려진 느낌은 아니지만 신라 선덕여왕 당시 만들어졌던 역사깊은 절로 평가된다. 사찰이 처음 지어진 니후 조선 세종 때 개·보수를 했다는 등의 기록도 비교적 정확히 남아있다.
대웅보전은 1963년 보물로 지정돼 있고 그 외 불상 4위와 현왕탱(現王幀) 등 탱화 7점, 법화경(法華經)과 은중경(恩重經), 함허대사부도(涵虛大師浮屠), 중종(中鐘) 1기(혹은 구) 등을 주요 문화재로 갖고 있다.
2005년 대규모 화재로 결국 소실된 강원도 낙산사를 비롯해 화재 때마다 여러 문화재들이 소실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정수사를 별다른 피해 없이 지켜낸 건 다행인 동시에 소방당국의 성과로 이야기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인천소방본부 측은 “사실 다행인 점이 없지않아 있었던 게, 처음 화재가 일어난 곳과 정수사 사이에 능선이 있었다보니 불길이 사찰로 번지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보니 주변 진화에 큰 무리가 없었고 사찰도 피해 없이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화재를 통해 인천 관내에 있는 문화재들이 재난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점은 소방당국이나 인천시, 관할인 강화군 등이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당부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물론 대기가 건조한 시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이번 화재가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만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지자체, 소방당국 등의 대비가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