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지역의 도시계획 및 심의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천시 직속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의 구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평복연)는 27일 성명을 내고 “시 도계위 활동과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민간업체 관계자가 10명이나 도계위 외부위원으로 들어가 있다”며 “민선7기와 비교해 심각한 수준으로, 민선8기 시는 도시계획위원회 구성을 바로잡으라”고 비판했다.

이번 민선8기 시 도계위의 외부위원은 총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도시계획과 관련한 이해관계에 있는 민간업체 대표 혹은 관계자들이 절반 수준에 가까운 10명이나 포함돼 있다. 평복연이 논평을 통해 “민간업체 참여가 상식을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평복연은 “특정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위원회로 전락될 수 있어 인천시민들을 위한 공익적 논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제가 된 도계위는 이달부터 2024년 9월까지 활동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개모집을 한 결과다. 

민선8기는 이들 외부위원 23인의 구성을 학계 7명, 인천연구원 2명, 민간연구기관 2명, 문화 2명, 민간업체 10명으로 구성해 민간업체 구성원의 비율을 크게 늘렸는데, 결국 이것이 문제로 지적된 것이다.

실제 10명의 민간업체 관계자 위원 중 9명(1명은 식당 운영자로 국민의힘 전직 시의원)은 도시계획관련 민간업체에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인물이어서, 논의와 심의 등에 있어서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평가다.

도계위 참여 자격이 ‘인천 및 서울, 경기지역 대학교, 연구기관, 협회, 단체, 엔지니어링 회사 등에 소속된 자로서 도시계획 및 도시계획 관련 분야에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되는 도계위원들이 “위원들 자격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시 도계위가 다른 위원회와 비교해 시민들의 공익을 위한 논의와 결정을 해야 하는 곳인 만큼, 때에 따라서는 도시계획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업체 관계자들의 참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당연히 나오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의를 ‘셀프’로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고, 이는 심의와 관련한 특정업체의 사적 이익과 직접 결부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이번 시 도계위의 구성은 지난 민선7기 당시였던 2020년 구성된 도계위 구성과 비교하면,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더욱 배가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당시 시는 2020년 도계위 구성에 대해 외부 민간위원 구성을 22명으로 잡고 학계 13명, 전문가 및 연구기관 3명, 문화 1명, 시민사회 3명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민간업체 관계자는 단 1명으로 구성하면서, 공정성 부분에서 큰 문제를 낳지는 않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도시들도 민선7기의 시 도계위가 잡았던 방향과 비슷하다. 부산과 대구의 도계위 위원 중 민간업체 관련 위원은 대구는 2명밖에 없고, 더 나아가 부산은 한 명도 없다. 민간업체의 참여가 부적절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8기 유정복 시정부의 도계위의 위원 구성은 시대의 동향과 요구에 역행하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고, 평복연의 표현대로 ‘상식 밖’이라고 지적할 부분은 충분하다.

평복연 역시 도계위의 위원 구성에 있어 학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도시계획 관련 민간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되면 이는 부실 운영은 물론 공익적 논의와 도시계획 심의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 도계위의 공명정대한 운영이 지역사회에서 크게 요구되어왔다고 보고 있다.

평복연 관계자는 “유정복 시정부의 민선8기 시는 도계위 구성을 지금이라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며, 만약 (지역사회의 요구를 끝내 무시하고) 현재 구성을 고집해 도계위를 운영하다 이후 생기는 모든 문제와 논란에 대해 유 시장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