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해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옹진군 덕적도에 소재한 덕적고등학교 야구부를 살리기 위한 ‘관 차원’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려는 분위기다.
문제는 현재 기준으로 남아있는 야구부 학생이 7명에 불과한데다 이중 5명이 올해가 끝나면 졸업하는 3학년생인 만큼 이러한 실천이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4일 인천시와 시교육청, 옹진군 등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현재 인천시교육청을 중심으로 유관기관들과 야구 관련 지역단체 등이 덕적고 야구부의 존치를 위해 일단은 기관 차원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덕적고는 2021년 10월 야구부가 공식 창단되기 전까지는 섬마을 학교들이 흔히 겪는 인구감소 위기 속에 전교생이 20명도 안 되는 등의 문제로 폐교 위기를 겪었던 전형적인 학교였다.
그러다 주민들 사이에서 야구부를 창단해 체육특성화고교로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고 당시에는 어떻게든 학교를 존치시키고자 했던 인천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야구부가 결성됐고, 과거 태평양돌핀스와 현대유니콘스 등 인천 연고였던 구단에서 포수로 활약해 인천 야구팬들에겐 존재가 익숙한 장광호씨를 감독으로 앉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결성 직후였던 2022년 황금사자기에는 신생야구부로서는 16강 고지까지 밟는 등 호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그 이후론 섬마을 학교의 고충이었던 ‘두텁지 못한 선수층’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겪으면서 성적이 저조해지고 기숙사 관사의 열악함 등 주변 환경의 문제도 겪었다.
지난해 야구부원이 29명이었고 올해에도 학기초만 해도 25명의 야구부원을 확보해 어찌저찌 운영은 되고 있었으나 올해 초 당시에 1학년 학생이 4명에 불과하는 등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은데다 2학년 학생 12명이 향후 진로 등을 우려해 타 학교로 전학하고 일부가 야구를 그만두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결국 올해 초만 해도 20명을 넘겼던 야구부원은 1학년은 남아있지 않고 2학년이 불과 2명에 3학년 5명 등 7명만 남아있는데 사실 3학년생들은 올해가 끝나면 졸업이기 때문에 현재 경기출전을 위한 정원(T/O)가 모자란 상황임을 감안했을 때 내년에는 최소 30명 이상의 야구부원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덕적고가 ‘섬마을 학교’라는 특성 상 이를 자원할 야구부원 및 학부모가 과연 있을지의 여부부터 열악하다고 알려진 기숙사 관사의 신규 조성 문제까지 덕적고를 살리기 위해 뜻을 모았다고 해도 현재의 상황이 ‘총체적 난국’ 그 자체라는 점이다.
현재 인천지역의 야구 관련 공식협회에 해당되는 ‘인천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인천 관내의 중·고교 야구부를 파악하는 제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부를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한 15명 내외의 선수는 필요하고 내년에 고교에 진학할 중학생 부원들도 추가적으로 알아보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옹진군은 야구부 지원에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고 야구장을 건립하는 등의 방안도 계획하고 있는데 문경복 군수도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규 야구장의 건립은 아무래도 군의 예산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인천시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일단 인천시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5월 야구장과 기숙사 건립에 도울 것이 있으면 돕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었다.
문제는 그간 보여왔던 시교육청의 자세다. 덕적고의 야구부에 대한 지원은 시교육청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함에도 그간 시교육청은 기숙사 건립 요구 등 덕적고 야구부와 주민들이 요청한 내용에 대해 ‘당장 결정이 힘들다’는 식의 입장만 반복해왔기 때문.
시교육청은 최근 야구부 해체가 가시화되어서야 “협회와 함께 노력하겠다”며 야구부를 위한 중장기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인데 덕적고의 상황은 ‘중장기’라는 표현으로 느긋한 자세를 보일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공직사회에서는 ‘중장기’라는 코멘트에 대해 ‘안 한다의 우회적 표현’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교육청이 야구부의 해체를 목도하고 있음에도 소극적인 자세로만 일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덕적고는 장 감독을 비롯한 4명의 야구부 코칭스태프에게 권고사직을 권하고 이 절차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백 번 양보해서 ‘시교육청이 지금은 야구부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그 자체가 뒤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 역시 얼마든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야구계 일각에서는 관 차원에서 나선다 해도 당장 내년 기준으로 2명밖에 안 될 야구부에 15~30명까지 확보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이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금이나 장학금 등을 관계기관들이 인색하지 않게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가뜩이나 학생 확보가 어려운 데다 최근엔 대회도 못 나갈 정도로 선수층이 없다시피 한 야구부에 영입을 시키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당연히 이는 지역의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 그만큼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확보된 곳간’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협회 측도 인천시와 옹진군 등에 선수 지원을 근거할 수 있는 법령이나 조례 등은 물론 열악한 환경정비 등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협회 측은 일단은 관계기관(인천시, 교육청, 옹진군 등)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은 얻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조례와 지원 등이 아무래도 시·군의 의회 등 제반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순조로운 일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덕적도 주민들도 학교의 폐교는 당연히 원치 않는다는 의견이다. 다시 선수들을 모을 수 있다 해도 지금처럼 제대로 야구 훈련과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거나, 환경은 됐는데 선수 및 코칭스태프가 없거나 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
한 덕적도 주민은 “이 문제는 인천시의 아낌없는 지원이 물론 필요하겠지만 고교 야구부는 ‘학원스포츠’에 해당되는 만큼 시교육청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덕적고를 바라보는 육지 주민들도 덕적도 주민들과 대체로 뜻이 같다.
인천이 ‘최초로 야구가 도입된 도시’의 기록을 갖고 있는, 소위 구도(球都, 야구를 비롯한 구기종목의 도시) 소리를 듣는 도시인데 그런 도시에서 고교 야구부가 해체되는 것은 그 자체로 ‘지역 망신’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