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미추홀구 등 인천에서 많이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공과금 등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긴급생계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발의된 조례개정안이 ‘수정가결’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시 국장급 간부공무원은 지원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며 막아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공과금 지원을 하면 모두 내지 않을 것”이라는 등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시의회 내에서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3일부터 제295회 정례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인천시의회는 17일 김대영 시의원(비례, 민)이 발의해 건설교통위원회에 올라온 ‘인천시 전세피해임차인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해 긴급생계지원비를 1회 지원할 수 있는 내용 등을 포함해 수정 가결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조례의 수정가결 전 내용은 소득에 상관없이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긴급생계비 100만 원을 지원하고 ‘공공임대주택’으로만 한정된 이사비 지원을 민간임대주택으로 옮길 때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며 전세피해 주택의 관리주체를 인천시장이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이 골자다.
건교위는 소속 의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중복지원 가능성이 있는 부분 및 상위법 위반 소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관리주체 조정 등은 배제하는 대신, 생계비 등의 지원은 1회 가능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수정된 조례는 2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야 시의원들이 사전 협의를 해 수정 가결된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통과는 기정사실화가 됐다. 문제는 인천시의 태도다.
이날 건교위에 출석한 최태안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은 “우리 시의 그간 방향은 정부 정책에 대한 보조적 역할로 시가 국가보다 우선적으로 나설 수는 없다”며 “피해지원을 두텁게 하는 내용의 조례는 당초 우리 시가 추진했던 정책과 달라 기존 정책에 대한 일관성이 흔들리기 때문에 조례개정 필요성이 적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잔세사기 피해자들의 시급한 목소리가 지금도 의회에 전달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는 자신들이 세운 정책방향을 피해자들의 시급함보다 우선순위로 내세워 그 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만큼 논란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 국장은 모든 피해자들에게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효율적이지 않고 관리주체를 조정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공공기관인 시의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나섰다.
그는 의견전달 과정에서 “국가에서 4인 기준 중위소득 85%의 피해자에게 긴급생계주거비 487만 원을 지원 중이며 중위소득 85% 이하에게 6회에 걸쳐 160만 원 등을 시비로 지원해주고 있는데 조례에 담긴 정책은 소득 상관없이 모든 대상자를 지원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라 하기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 국장의 이러한 의견들을 들은 시의원들은 시의 이러한 행정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 입장만 내세우지 말고 최소한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조차 고민한 흔적도 없다며 최 국장을 질타했다.
건교위 소속의 김명주 의원(서구6, 민)은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시급한 상황인데 정부의 안이 언제 확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례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인천시는 이것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다”며 “만약 정부의 정책이 더 좋게 나오면 그것대로 따르면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미 언론 보도들도 나온지 꽤 됐는데 만약 직접 지원이 불가능하다면 우회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들도 찾아봐야 했다”며 “현행조례로 만약 안 된다면 그걸 해결하기 위해 개정도 하라고 의회와 시 집행부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최 국장은 “일부 세대는 전기세 등 공과금을 미납한 세대들이 있는데 (생계비 등으로) 지원해준다면 공과금을 다 납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언해 의원들에게 실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조성환 의원(계양1, 민)은 “최 국장께서 피해자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건 나름 내부 사정도 있을 테지만 그들의 목소리가 시 조직에 전달될 수 있도록 소통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의 K-패스만 봐도 우리지역 저소득층에 대해 K-패스의 부족한 부분들을 인천시가 I-패스로 추가적으로 해주는 부분도 있지 않느냐, 그런 식의 접근도 생각해 보라”며 “물론 적은 예산인 거 알지만 그거라도 피해자들에게 들고 가서 만나보기라도 하라”고 꼬집었다.
전세사기 피해지원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부터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한 듯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중에서도 전세사기와 관련한 대책 마련이 시 공직자들이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경우가 있었다.
이용창 의원(서구2, 국)은 “시 공직자들이 (임의적으로 탁상에서) 자구책을 마련한다고 하면 올해 세운 예산 11억 원 역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며 “물론 이 예산은 피해자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엔 터무니 없겠지만 그들의 시급한 어려움부터 풀 수 있도록 일단 예산 들고 가서 피해자들과 만나보라”며 거들었다.
해당 조례를 발의한 김대영 의원도 시 집행부의 자세를 지적하며 이를 전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인천시의 피해대책 지원 기조는 ‘피해자 중 누구’를 선별해서 주겠다는 것인데 피해자들 간 갈등 유발 가능성이 큰 만큼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피해자 전체에 지원한다는 방향이 있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서울 강서구는 한국 해비타트와 MOU를 맺고 집수리 등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당장 시급하게 여기는 부분들을 직접 도와주고 있다”며 “기초지자체도 하는 일을 광역지자체가 왜 안 하고 있느냐, 이는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최 국장을 비롯한 시 집행부의 자세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전에 정당현수막 문제 있었을 때 유 시장이 상위법에 위배됨에도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며 나섰으면서 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세가 그렇게 다르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어 “전세사기 문제는 ‘정무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도 있는데, 물론 국장급 미만 공무원들은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으나 국장급 간부공무원이면 시장 및 부시장 등에게 최소한 ‘건의’를 할 수는 있는 권한이 있다”며 “사실상 최 국장 등이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은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