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존] 손흥민·이강인 사태와 가짜뉴스

양영유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기사등록 : 2024-02-25 18:17 뉴스통신TV
양영유 교수

 

손흥민과 이강인 사태는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손흥민과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이 싸움을 했다니 온 국민의 충격이 컸던 2월이었다.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패한 이후 불거진 대표팀의 내분은 진실과는 상관없이 설과 설이 뒤엉켰다. 분명한 것은 이강인이 주먹질을 했든 안 했든, 욕을 했든 안 했든 상관없이 이강인의 인성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축구만큼이나 선후배 규율이 엄격한 단체종목도 없을 터다. 그런데 막내가 캡틴에게 대들고 형들에게 불손한 행동을 했다는 설이 나돌자 ‘싸가지 없는 이강인’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강인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고 손흥민 역시 마음이 갈가리 찢어졌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선수를 보호하기는커녕 4강전 패배를 선수들의 불화 탓으로 돌리고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들의 불화를 신속하게(?) 인정함으로써 대표팀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감독 리더십 실종이 부른 참사
진실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표팀에 균열이 생겼다. 이런 상태로라면 어느 나라 축구팀과 싸워도 이기기 힘들다. 차기 월드컵 본선 진출도 장담하기 힘들다.

내부 균열이 팀 전체를 무너트리고 국민의 응원마저 증발시키고 있어서다. 조속한 치유와 결속, 조속한 리더십 복구가 절실하다. 역대 최강이라는 대표팀이 모래성처럼 허약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도 고통스럽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것은 가짜뉴스(fake news)의 범람이다. 마치 홍수로 둑이 무너지고 들판이 물에 잠겨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탁했다. 개인적인 인신공격도 선을 넘었다.

디지털 모바일 시대, 핸드폰 하나면 지구촌 소식을 순식간에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은 글로벌 축구팬에게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됐다. 외국 언론도, 국내 언론도 다양한 보도를 쏟아낸다. 언론보도는 진위가 헷갈릴 정도다. 특히 언론이라고 할 수 없는 매체의 ‘믿거나 말거나’식의 보도는 사회악이다.

가장 악질적인 것은 유튜버의 가짜뉴스다. 유튜버들은 특종인 양 현란한 제목과 영상을 올려 ‘클릭’을 유혹한다.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 방출했다”, “음바페가 이강인과 손절했다”, “빈살만, 손흥민과 케인 동시 영입 1조원 투척”, “이강인 2차 폭로 터졌다”, “손흥민, 국가 대표 전격 은퇴 선언”과 같은 내용이다.

제목이 강렬한 관음증을 자극한다. 실제 영상을 보면 별 내용도 없다. 언론보도 내용을 짜깁기하고 여기저기서 영상을 불법으로 갖다 붙이고 제목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유튜버의 가짜뉴스는 사회악
이런 식의 유튜브 방송은 클릭 수가 곧 돈이다. 조회 수 1천 회, 1만 회, 10만 회, 100만 회 등 영상 밑에 클릭 수가 많을수록 더 보고 싶어진다. 게다가 게재 시간이 1시간 전, 18분 전 식으로 나오면 ‘최신 정보’ 같아 더 보고 싶게 만든다.

1주일 전에 만든 영상도 자막이나 내용 일부를 약간만 손대면 방금 올린 콘텐츠로 둔갑한다. 이처럼 유튜버들의 돈벌이용 ‘손님 끌기’ 수법은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이 극적으로 화해했다.

이강인이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은 이강인을 용서했다. 하지만 내분의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한민국의 축구 품격을 높인 손흥민의 용서와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인 이강인의 사과와는 별개의 문제다.

명확하게 진실이 밝혀지지 않다 보니 둘 사의 화해가 거짓이라는 페이크 뉴스가 또 나돈다. 그런 뉴스를 만들어 밥벌이하는 사람들, 참으로 한심하다. 이젠 국민도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독일의 재상 윈스턴 처칠은 “진실의 바지를 입기도 전에 가짜뉴스는 지구촌 저 반대까지 퍼진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옛날에도 가짜뉴스의 병폐가 심각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가짜뉴스는 전쟁 중에 교묘한 심리 전술로도 활용되던 시절의 얘기이니 말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태는 클린스만 전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그리고 대학축구협회의 무능과 무책임이 빚어낸 참극이다. 춘삼월에 개나리와 진달래꽃이 활짝 피듯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만개하려면 무엇보다 축구협회의 대수술이 시급하다.

▲선거의 계절, 가짜뉴스 경계해야
축구 얘기를 하며 가짜뉴스의 병폐를 지적한 것은 정치의 계절에 가짜뉴스가 더 횡횡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총선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는 죽느냐, 사느냐의 절체절명의 접전을 벌이고 있다.

승자의 손을 들어줄 주체는 오로지 민심뿐이다. 그런데 민심을 얻기 위해 온갖 기만적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릴 태세다. 상대방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인신공격, 상대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은 유권자의 분노를 자아낸다. 건강한 정책 대결보다는 당장 유권자를 ‘유혹’하는 저급한 언사가 곳곳에서 판친다.

가짜뉴스는 언론의 뉴스 형식을 취하면서 의도적으로 허위나 거짓 정보를 담은 뉴스의 형식이다. 가짜뉴스 중 애교에 가까운 것은 만우절의 유머형 가짜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만우절에 재미를 위해 ‘연예인 누구와 누구, 전격 결혼 발표’ 같은 가짜뉴스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당사자는 엄청난 피해를 본다. 실제로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1957년 4월 1일)’, ‘남극에서 하늘을 나는 펭귄 떼 발견(2008년)’ 같은 가짜뉴스를 흥밋거리로 보도했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가짜뉴스 중 가장 악질적인 것은 ‘수익형’과 ‘기만 형’ 뉴스다. 앞서 언급한 이강인 관련 유튜브 콘텐츠의 상당 내용은 가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클릭은 곧 돈이기 때문에 현란한 제목으로 관심을 끄는 수법이다.

이른바 ‘클릭 저널리즘’의 병폐다. 수익형 가짜뉴스 예로는 실제 언론사들이 기사형 광고(advertorial)를 통해 독자들을 현혹하는 경우다. 이는 뉴스의 객관성, 신뢰성, 진실성, 맥락성을 남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언론들이 종종 이용한다. 언론사의 자제와 절제가 필요한 대목이다.

▲가짜뉴스 유포 정치인은 철퇴를
수익형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기사형 광고라면 언론사가 아닌 개인이나 단체가 만든 수익형 또는 기만 형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가짜뉴스 사이트’다. 기존 언론과 유사한 짝퉁으로 제호를 만든 뒤 조작된 내용을 올려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해 돈을 버는 식이다.

일종의 ‘조작된 언론’으로 이용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클릭이 많아지면 광고 물량이 많아져 운영자는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선정적인 가짜뉴스를 짜깁기하는 수법이 일반적이다. 가짜뉴스는 한번 퍼지면 주워 담기 힘들다. 진실을 밝혀도 훼손된 명예가 쉽게 복구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진실보다는 가짜뉴스의 강렬한 잔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가짜뉴스는 더더욱 민심을 요동치게 한다.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가 퍼지면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게임은 끝나버린다. 선거 후에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는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신적·경제적 출혈이 극심하다.

국민은 손흥민과 이강인 사태에서 경험했듯 이번 총선에서도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한다. 만일 특정 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가짜뉴스를 유포한다면 가차 없이 철퇴를 내리쳐야 한다. 그 철퇴는 바로 유권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한 표다.

한 표의 행사는 곧 민심이고 천심이다. 민심은 물과도 같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水則載舟 水則覆舟). 물이 요동치면 배가 뒤집히듯, 민심이 한번 움직이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게 세상 이치다. 위기에 빠진 축구대표팀의 재건을 위해서도 민심 즉 국민의 마음이 중요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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