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수 기자
대구시향 제502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사진=대구시향)
▲간결함 속 대립·갈등 부각 역동적인 음악 진행 긴장감 부여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곡은 프로코피예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교향 적 모음곡 중 ‘기인들’이다. 이탈리아 카를로 고치가 창작한 동화를 원작으로 프로코피예프가 작곡, 각색한 희극 오페라이다.
이야기는 우울증에 걸린 왕자가 마녀의 저주로 세 개의 오렌지를 사랑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구출한 오렌지는 세 명의 공주로 변하는데 두 명은 죽고 세 번째 공주와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이 오페라는 콘서트 버전으로 초연돼 국내 청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작품이다.
하지만 프로코피예프는 원작의 정적인 요소를 없애고 대립과 갈등을 부각시켜 역동적인 음악 진행과 긴장감을 부여했다. ‘기인들’, ‘지옥의 장면’, ‘행진곡’, ‘스케르초’, ‘왕자와 공주’, ‘도주’ 등으로 구성됐으며 오케스트라 모음곡은 1919년 완성 1925년 파리에서 초연됐다.
대구시향이 연주할 ‘기인들’은 오페라 작품에서 줄거리 해설자 역할을 하는 10명의 기인이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으로 3분 남짓한 짧은 곡이지만 우스꽝스러운 동화의 특색을 엿볼 수 있다. 이어 피아니스트 위엔 지에의 연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감상한다.
백진현 상임지휘자 (사진=대구시향)
▲곡의 중후함·오케스트라 색채감 클래식 애호가 끌어당겨
1875년 10월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초연이 성공을 거두며 작품 운명도 달라졌다. 곡에서 가장 유명한 제1주제는 차이콥스키가 카멘카에 머무는 동안 스케치한 우크라이나 민요를 리듬 변화시킨 것이다.
곡이 가진 중후함과 오케스트라의 색채감이 클래식 애호가들을 끌어당겼고 한국 등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네 대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를 지닌 1악장은 피아노 화음 속에 제1바이올린과 첼로가 펼치는 호탕한 선율이 인상적이다.
2악장 슬라브 춤곡과 같은 굵직한 주제와 화려한 절정을 보이는 3악장으로 구성된다. 뉴욕 타임스로부터 ‘완벽한 테크닉과 음악성을 가진 피아니스트’로 찬사 받은 위엔 지에는 중국 창춘 줄리아드 음악원, 맨해튼 음악학교, 레이크 코모 피아노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반 클라이번, 부소니, 카사그란데, 벡스타인, 상하이, 하마마쓰, 홍콩 등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및 상위 입상한 그는 40여 개 국가와 600여 개 도시에서 연주했다. 카네기홀, 빈 무지크페라인,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중국 국립공연예술센터 등에서 공연했다.
위엔 지에 (사진=대구시향)
▲하얼빈음악원 학과장·지린예술대학 부학장·학과장 재직
현재 하얼빈음악원 피아노과 학과장, 지린예술대학 피아노과 부학장 및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항저우 페스티벌, 하얼빈 페스티벌 등 네 개의 국제 페스티벌 예술 감독을 맡아 활동 중이다.
공연 후반부에는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음악 중에서 일곱 곡을 발췌 연주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줘 베를리오즈는 교향곡, 구노는 오페라, 차이콥스키는 환상 서곡, 프로코피예프는 발레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중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은 심오한 정서 표현은 물론 예리한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1933년 타국을 떠돌던 프로코피예프는 1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작품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시작한다. 그 계기가 된 작품이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전곡 가운데 이번 연주회에서 만나는 곡은 ‘몬터규가와 캐풀렛가’, ‘소녀 줄리엣’, ‘정경’, ‘마드리갈’, ‘줄리엣 무덤 앞의 로미오’, ‘로미오와 줄리엣’, ‘티볼트의 죽음’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작품 내용과 그에 잘 어울리는 극음악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