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5.18 민주화운동의 폄훼 유인물 공유 등 여러 논란으로 의장직이 박탈된 인천시의회 허식 의원(동구, 무소속)이 이에 반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오는 5일 현 이봉락 1부의장(미추홀3, 국)을 의장으로 추대하고 1부의장은 별도로 선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인천시의회 안팎에서는 일제히 불편한 감정들이 엿보인다.
31일까지 자체 취재 및 지역 정가의 전언 등을 종합하면 허 의장은 30일 시청 기자실에 들러 시의회가 의결한 의장 불신임안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이날 인천지방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이라는 것은 본안소송 전 단계에서 임의적으로 법원이 행하는 일시적 명령을 말하는 것인데 인용(쉬운 말로 하면 ‘적용’ 정도의 의미)의 여부는 법원이 권한을 갖는다.
만약 허 의원이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허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 의장 권한을 다시 행사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5일 신임의장을 선출할 예정에 있는 시의회는 상당히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물론 법적으로는 신임 의장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뿐이지만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그간 여러 시민사회진영에서 문제 제기를 해왔던 만큼 정치적으로 상당한 내홍을 겪을 것이 뻔하기 때문.
허 의원은 30일 기자실에서도 “5.18을 폄훼하거나 왜곡한 사실이 없고 동료 의원들과의 협의도 거친 상황이라 불신임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자신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허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24일 당시 찬성 24, 반대 7, 기권 2로 나온 불신임안 의결의 표결 결과를 통해 사실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불신임안 의결 당시 총 40인의 시의원 가운데 제척 대상인 허 의원을 제외한 39인 중 6인의 시의원이 의결 과정에서 불참했는데 상당수가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14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한때 허 의원에 대해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했을 정도로 반감이 컸던 만큼 찬성 24에서 민주당 시의원 수를 제외하면 10명 내외의 국민의힘 시의원이 불신임안에 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소속의 시의원이 25명인 만큼 10명 정도라면 전체의 약 40%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 정도 인원이 허 의원의 의장직 박탈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은 5.18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나타난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적잖은 수의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당의 정강·정책을 사실상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30일 논평을 내고 “5.18 폄훼에 동조한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며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