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의회가 24일 오전 9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의 중심에 있던 허식(동구, 무소속) 의원에 대한 ‘의장직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허 의원은 이날 불신임안 가결을 통해 의장직이 박탈돼 평의원으로 돌아가는데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처분소송 등을 예고해둔 터라 아직 ‘진통’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인천시의회는 이날 열린 제292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허 의원의 ‘의장직 불신임 건’을 재석의원 33명 중 찬성 24, 반대 7, 기권 2의 결과로 가결했다.
이날 본회의는 불신임건의 당사자인 허 의원을 대신해 부의장직을 맡고 있는 이봉락 의원이 주재했다. 허 의원은 표결에 앞서 신상발언을 신청했고 의회 동의를 받아 신상 발언을 한 뒤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는 ‘지방의회 의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은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와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에 관해 그 의사에 참여할 수 없으며 의회 동의가 있으면 의회에 출석 발언은 가능하다’는 현행 지방자치법 제82조에 따른 것.
허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모두 내 잘못”이라며 “공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과격한 발언을 했거나 옳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너그러이 봐 달라”며 전날까지 보였던 상정 거부 등 행보와 비교하면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였다.
다만 “마음은 의장직을 내려놓고 싶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면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기존 입장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았다.
허 의장은 동료 의원들 이름을 모두 부르며 “의장직을 수행하며 동료 의원 이름을 모두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호소했으나 이미 여야가 불신임을 협의한 만큼 불신임 표결은 재석의원의 약 73% 찬성 결과로 가결됐다.
허 의원은 이렇게 의장직에서 내려옴에 따라 ‘의장직에서 내려올 경우 상임위원회에 편입된다’는 규정에 의거, 향후 문화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허 의원이 21일 본인의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에 불신임안 가결에 대한 효력 중지 가처분 신청 및 자신을 모함했다는 언론사와 기자, 정치인들에 대한 무더기 고소를 예고해 지역사회 차원의 진통이 완전히 진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허 의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다고 해도 전반기 의장 임기 기간을 감안하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법원의 판단 기간을 감안할 경우(물론 법원의 판단이 어떨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으나) 사실상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57조 3에는 ‘의장과 부의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2022년 7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했던 허 의원은 이제 5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허 의원에 대한 의장직 불신임안 상정 및 셀프 거부, 재상정 후 가결 등 하나하나의 결과는 1991년 시의회 개원 이래 최초다. 따라서 허 의원은 인천시의회 역사에서 최초로 ‘불신임안 가결’, 즉 동료 의원들의 결정으로 인해 의장직이 박탈된 최초의 케이스가 된다.
다른 경우로 인한 의장직 상실은 허 의원 말고도 두 번 있었다. 민선5기 6대의회 당시 전반기 의장이었던 김기신 전 의원의 경우 2011년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의원직이 상실됨에 따라 자연 상실된 경우가 있기는 했다.
또 민선4기 5대의회 당시에는 후반기 의장직을 수행하던 고진섭 전 의원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부평구청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의장직이 자연 상실된 경우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