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범 기자
양도면 하일리에 위치한 정제두 묘 (사진=뉴스통신)
고등교과과정이나 국가공인의 한국사 시험에 양명학 부문에 필수적으로 나오는 인물이다. 인천시 기념물에 지정될 만큼 소중한 역사문화유산 정제두의 묘, 정제두는 어떤 인물일까?
정제두는 조선에 전파된 양명학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사상적 체계를 세워 경세론을 전개한 조선 후기의 양명학자이다. 양명학은 중국 철학자 왕수인의 호인 양명에서 이름을 따 붙였다.
양명학 시초는 주자학. 주자학은 중국 송나라 시대 만들어진 학문으로 성인들의 문헌이 담겨진 사서 대학, 중용, 논어, 맹자의 경전을 해석한 학문이지만 왕권 강화의 재료로 전락했다.
이에 왕수인은 도덕적 측면을 되살리려 만든 학문이 양명학이다. 주자학은 정치학, 존재론, 주석학, 윤리학, 방법론 등을 포괄하는 학문, 양명학은 윤리학과 방법론에 중점을 둔 학문이다.
양명학 3강령은 심즉리·치양지·지행합일이다. 첫 번째 심즉리는 윤리학적으로 태어날 때 생겨난 순수한 선과 감정으로 나타나는 마음의 움직임인 정의 이치와 다름없다고 하는 사상이다.
정제두 묘비 앞 비문 (사진=뉴스통신)
두 번째 치양지는 방법론적 내용으로 왕수인이 만든 사상이다. 치양지란 양지를 발휘하는 것을 의미하며 양지에 따르는 한 그 행동은 선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마음은 선악을 넘은 것이지만 뜻에서 선악이 태어난다. 그 선악을 아는 것이 양지 말고는 안 되며 그 선을 바로 잡기 위해 양지를 키우라는 것. 마지막 지행합일은 말과 실천은 근본적으로 같다는 사상이다.
정제두는 양명학 사상을 조선식으로 변형, 성리학 중심의 조선 유교 사상을 재해석했다. 정제두는 숙종, 경종, 영조 때까지 중직을 지냈고 61세에 강화군 양도면 하일리 하곡 마을로 옮겨와 학문 정진 및 제자 육성에 힘썼다.
한국 양명학의 유일한 저서인 ‘존언’을 저술했다. 노년에는 경학과 심학의 조화를 추구했다. 저서로는 ‘학변’, ‘존언’ 외에도 경전 주석서인 ‘중용설’, ‘대학설’, ‘논어설’, ‘맹자설’, ‘삼경차록’, ‘경학집록’, ‘하락역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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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묘를 안내하는 QR코드 안내 표지 (사진=뉴스통신)
또한 송대 도학자의 저술에 대한 주석서인 ‘심경집의’, ‘정성서해’, ‘통서해’ 등이 있다. 정제두의 조선시대 양명학은 그 의미가 크다. 성리학의 이론보다는 유교를 재해석하며 이를 실천하는데 있어 큰 의의를 둔다.
후대에는 강화학파는 양명학 사상인 붕우 관계를 중요시해 계층을 뛰어넘는 신분제 폐지를 주장하기도 하다. 현재 시흥시 가래울마을에 ‘추곡 정제두 선생의 유허비’를 세워 한국 양명학 대종사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정제두 묘는 양도면 강화남로 769번길 52에 있고 2007년 2월 26일 인천시 기념물 제56호로 지정됐다. 묘비는 1803년 세워졌고 묘비 앞에는 비문이 새겨져 있는데 강화학파 제자인 신대우가 짓고 서용보가 썼다고 전해진다.
정제두 묘는 강화 나들길 4코스(가릉~정제두 묘~하우약수터~이건창 묘~건평나루~외포여객터미널~외포어시장~망양돈대) 중 하나로 강화 서쪽 해안가를 거닐 수 있다. 정제두 묘를 관광하며 머리를 식히는 여행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