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논란 여야 입장차로 ‘정쟁?']

시의회 행감서 국민의힘 박판순 의원 “어둡고 깜깜” 표현
“활성화한다는 아트플랫폼에 ‘지역 우선주의’는 모순” 비판도

기사등록 : 2023-11-15 19:26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인천아트플랫폼 측면 전경 (사진=인천중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 내 순수예술 활동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제도를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폐지하려 하는 인천시의 방향성이 연일 논란인 가운데 시의회에서는 이른바 당리당략으로 보이는 듯한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으론 지금까지 14년간 지속되면서 순수예술분야에서 그간의 공을 인정받고 있는 레지던시 기능의 존치 여부에 대해 정작 인천시가 공론화의 과정을 생략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과정이라도 거치자는 의견도 적극 개진되는 분위기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15일 진행한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유경희(부평2, ), 장성숙(비례, ) 등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공론화 과정이 없이 비공개의 소위원회를 통해 방향을 정해놓아 논란이 된 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폐지 방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진행된 인천문화재단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던 두 의원은 레지던시 제도는 14년 간 진행돼 오면서 지역 문화자산 확보 등에 적잖은 공이 있었다며 현재의 레지던시 제도를 폐지하거나 손을 대는 것보다는 존치함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재차 개진했다.

 

그러나 이날 행감에 출석한 김충진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아직은 평가의 과정이지 최종적인 확정은 아니다라며 행감 당시 인천문화재단의 입장을 비롯한 여러 의견들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그간의 사업전반 과정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인천시가 추진할 방향성, 그리고 현재 주민과 이해관계자(예술가 등)들의 의견에 대해서도 평가의 과정들이 있을 거란 얘기다.

 

그러나 유 의원은 여러 가지가 엮여서 논란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평가도 있기 전에 소위원회를 통해 방향을 정해놓으니 소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김 국장의 말을 반론했다.

 

김 국장이 밝힌 시의 평가를 존중한다고 해도 이미 평가 완료 전에 어느 정도의 계획을 소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면 이것이 평가에 반영될 것을 의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유 의원은 “(급작스럽게)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상황인데 전문적인 시각으로 레지던시 제도를 대하고 있는 예술인과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유 의원이 질의를 마친 뒤 질의를 이어간 국민의힘 소속의 박판순 의원(비례) 사실상 레지던시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듯한 의견을 개진했다. 지역 예술계가 바라고 있는 바와 사실상 180도 다른 의견을 낸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박 의원은 실제로 집이 그 근처인데 아트플랫폼 주변은 항상 어둡고 깜깜했다실제로 활성화가 덜 됐다는 여론도 있었던 걸로 안다며 최근 아트플랫폼 H동에서 영업을 하다 문을 닫은 카페 인천서점을 거론했다.

 

10일자로 영업을 종료한 인천서점은 그 전에도 문을 닫아놓은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김 국장이 간단히 언급한 바에 따르면 운영 등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논란이 한창인 레지던시 사업이 오래 됐는데 일반 인천시민들은 열린 공간에서의 문화향유 접근성을 잘 체감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플랫폼이라고 표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전제가 있는 만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역할이 되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활성화와 지역경제, 시민참여 등에 주안점을 두라고 주장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같은 당 소속인 박 의원의 이러한 의견은 사실상 민선8기 시정부의 아트플랫폼 개편방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박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8일 인천문화재단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레지던시 제도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어 보이는 듯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해당 제도의 존치 여부에 대한 직접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니었으나 시 문화체육관광국의 경우 레지던시 제도의 직접권한을 가진 만큼 이를 감안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렇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나름의 본색(?)’을 드러내자 김 국장은 앞서 유 의원의 질의에 답할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박 의원의 주장에 사실상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트플랫폼에서 약 300m 떨어진 문화공간 제물포구락부인천시민애()에는 매년 3억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여긴 지난해에 5만 명 정도가 왔다 간 걸로 추산됐으나 아트플랫폼은 면적이나 규모가 더 넓은데 절반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아트플랫폼의 기획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등에 연간 30억 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정량평가에서는 미흡하다는 판단이었고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서 지난 4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정책적 대안 등을 모색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감에서 오간 질의와 주변 정황 상 인천시가 평가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방향을 정해놨다고 봐도 될 만한 부분.

 

이에 장성숙 의원은 박 의원의 질의순서가 끝나자마자 경제성이나 시민 개방 등 활성화 취지는 이해하지만 생활예술과 순수예술은 구분 및 장려가 모두 필요하다며 박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했다.

 

이어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을 누구나 문제로 지적하잖느냐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공간은 예술인뿐만 아니라 현재 미래의 예술인을 키우고 있는 학부형들도 존속을 원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 공공정책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아트플랫폼은 일본 요코하마의 아카렌가 소코(붉은 벽돌)에서 모티브가 됐는데 그곳은 현재 쇼핑몰이 들어서서 활성화가 꽤 됐다고 밝히며 사실상 시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정해졌다는 듯한 뉘앙스를 담은 답변을 냈다.

 

그는 “1차평가 당시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 아트플랫폼 관련 6개 논문을 전수조사 했고 우리 시가 따라가야 할 모델 및 타 해외사례도 전수조사를 했다고 부연했다.

 

물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듣고 있고 2차평가 때 더 많은 의견을 경청하겠다고는 밝혔지만 김 국장의 발언 전반은 지금 현재 정해진 방향타와는 반론이 되는 의견들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듯한 분위기가 더 강했다.

 

현재 지역사회 전반의 여론으로는 레지던시 제도는 폐지론보다는 존치론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다. 지역 예술계가 찬성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전국의 예술계 역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잘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존치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3신포동 주민 자생단체 연합이라는 이름의 주민단체가 인천시의 방향에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내는 등 주민 사이에서도 유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나타나기는 하나 이들의 비율은 아직까지는 소수에 해당되는 상태다.

 

한편 인천시가 이러한 레지던시 기능을 손보는 의도가 활성화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모순으로 얼룩져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레지던시 폐지 논란이 불거진 며칠 후 인천시는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레지던시는 폐지가 아니라 인천 작가들로 재편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예술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아트플랫폼을 사람이 많이 오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면서 그간의 레지던시 공간을 인천지역 작가들로 한정하겠다면 오히려 활성화가 아니라 더욱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꼴이 된다는 비판도 충분히 나올 수 있기 때문.

 

장 의원은 레지던시는 어떻든 순수예술분야의 제도인데, 이를 두고 인천시가 레지던시 폐지 논란을 의식해 폐지가 아니라 인천작가들 위주로 재편하겠다고 급히 해명했는데 이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레지던시가 진행되는 현장을 체험한 결과 작가들이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의 작가들과 교류하고 다 나아가서는 국제교류까지 하고 있었던 만큼 이를 통해 자신들의 창작수준을 높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게 장 의원의 설명이다,

 

장 의원은 레지던시 제도 자체는 잘 되고 있고 실제 외부의 평가도 그러한데 이걸 인천 작가들 위주로 가겠다고 하면 그런 식의 교류들은 향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행감을 지켜본 한 30대 청년예술가는 인천시는 어떤 의견이 민의인 지를 알아보자는 의지가 없이 사실상 유정복 시정부가 하고 싶은 것을 강행하는 것이라며 존치를 주장하는 게 무리가 있다면 공론화 과정만이라도 거치자는 호소를 정치인과 언론 등은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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