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찬식 기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위너스 콘서트 포스터
(뉴스통신=문찬식 기자) 벨기에 브뤼셀 지역을 뜨겁게 달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주역들이 부천아트센터(대표이사 태승진)의 9월을 장식한다. 이에 <뉴스통신>은 공연의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클래식 올림픽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엄격한 권위 자랑
클래식 올림픽이라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엄격하고 권위 있는 콩쿠르이다. 전 세계 콩쿠르 중 국가의 여왕이 직접 주최하는 유일한 콩쿠르로 매년 바이올린·피아노·첼로·성악 순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성악 부문으로 412명이 참여, 열띤 경합을 펼쳤는데 본선 무대부터 다니엘 권, 정인호 등 한국인 참가자가 다수를 차지하며 현지 매체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12명의 결선 진출자들은 3일간 콩쿠르에 임했고 5월부터 시작된 대장정의 우승컵은 최연소로 참여한 바리톤 김태한이 차지했다.
특별히 심사위원단 17명에 얼마 전 부천아트센터를 찾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참여, 역사적인 우승의 순간에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벨기에 마틸드 왕비가 직접 트로피를 건넨 바리톤 김태한은 2000년생으로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국내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에서 지난 4년간 나건용 교수를 사사했다.
고등학생 때 신한 음악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낸 김태한은 2021년 한국 성악가협회 국제성악콩쿠르와 중앙 음악콩쿠르에서 2위와 2021-22년 독일 노이에 슈팀멘 국제 콩쿠르에서 젊은 음악가 특별상 수상, 스페인 비냐스 국제 콩쿠르와 리카르도 잔도나이 성악 콩쿠르에서 특별 상을 수상했다.
바리톤 김태한 공연
▲여성 콘트랄토 21세기 들어 첫 내한...색다른 성악 선사
1위 김태한과 함께 2위, 3위 주인공도 함께 첫 내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위를 차지한 재스민 화이트(Jasmin White)는 미국 국적의 93년생으로 다소 희귀한 콘트랄토 성부의 성악가다.
콘트랄토란 여성 성악가에 있어 가장 낮은 음역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팬텀싱어에서 두각을 나타낸 남성 성악가 오스틴 킴과 동일한 성부다. 그는 서던캘리포니아대 및 신시내티 음악원,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수학했고 2019년 <포기와 베스>의 솔리스트이자 코러스 멤버로 데뷔,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북미 최고 지휘자 네제 세겐과 윌리엄 크리스티, 데이비드 로버트슨 등의 지휘자와 무대에 오른 그는 비엔나 폴크스오퍼의 오펀스튜디오에서 <마술피리>, < 지옥의 오르페우스>, <방황하는 네덜라드인>을 준비한다. 1956년 마리안 앤더슨 이후 미국 콘트랄토의 음색을 한국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3위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는 러시아 및 독일 2중 국적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졸업, 바르셀로나 몽세라카바예 성악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몽펠리에 오페라극장, 스페인 테네리페 오페라극장,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등 유럽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소프라노 율리아 무치첸코
▲벨기에 브뤼셀 달군 결선곡...100분간 펼쳐지는 위너 무대
이번 부천아트센터 공연에서는 세 명의 주역들이 결선 무대를 통해 선보였던 영광스러운 곡들을 만날 수 있다. 김태한의 결선 곡 중 현지 비평가들에게 ‘흘러넘치는 표정과 서정성’을 크게 호평받은 바 있다.
현대적 오페라,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 나의 망상이여’와 더불어 바그너 <라인의 황금> ‘양보하라, 보탄, 양보하라’가 재스민 화이트 음색으로,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소프라노 아리아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언제나 자유롭게’는 율리아 무치첸코의 연기로 더한다.
또한 소프라노와 콘트랄토,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듀엣곡도 준비돼 다채로운 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 100분간 이어지는 콘서트에는 성신여대 교수이자 많은 연주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피아노로 힘을 싣는다. <리골레토>의 질다, <라보엠>의 무제타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마술피리>의 파파게나 역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2022년 9월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현재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스튜디오에서 김영미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는 순도 100% 순수 국내파 성악도이다. 특별히 성악 부문 아시아 최초 남성 우승자이자 최연소로 ‘퀸의 위너’의 자리에 오른 바리톤이 김태한이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