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 5월 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의 원점 재추진과 관련 기존 사업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자 측이 법정소송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지역사회는 애초부터 이 문제가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으로 봤던 만큼 상황은 예상한 수순대로 전개되고 있는 셈이지만 결국 표류하고 있는 사업의 상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30일 이 사업의 기존 사업자였던 특수목적법인(SPC) ‘청라시티타워㈜(이하 ‘SPC’로 표기)’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인 29일자로 청라시티타워 사업 협약의 계약자 지위 확인소송을 LH를 상대로 제기했다.
SPC 측은 LH가 기본설계 과정에서 오류를 발생시켜 이에 대한 재설계작업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사비 역시 급증한 만큼 LH가 증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SPC 관계자는 “사업 협약에 따라 공사비는 LH가 부담해야 함에도 LH는 외려 우리에 책임을 돌리고 이것을 빌미로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때문에 우리는 LH가 주도한 공사비가 크게 오른 만큼 분담비율의 재협의를 요구했지만 LH는 우선 착공하고 추후 협의를 요구하면서 우리가 공사비 분담 원칙을 요청하자 LH가 일방적으로 사업권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라시티타워에 대한 LH와 SPC 간 갈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화돼온 바다. 지난해와 올해 양측 간 사업 해지와 관련된 공문들이 오가는 시점에서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가 됐다는 건 청라지구 주민들 상당수가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다.
실례로 지난해 11월 LH가 SPC에 사업에 대한 협약해지 예고 공문을 발송하자 SPC가 답문을 보낸 사례에서도 이 갈등의 골은 잘 나타나 있었다.
당시 오간 공문의 내용은 “1,200억 원의 추가 사업비는 LH가 부담해야 하며 만약 LH가 협약해지 및 소송 등을 하겠다면 역시 그에 따라 대응하겠다(SPC 주장)”는 내용이 있었고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은 협약해지의 조건에 해당된다(LH 주장)”는 내용으로 사실상 ‘평행선’ 분위기였다.
현재로서는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이 대외비 명목으로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 때문에 LH의 계획대로 법정에서 정당한 협약해지로 결론이 내려질 지가 ‘바깥’에서는 계산이 서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계약조항 등에 명시된 내용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면 법정에서도 수 년의 세월을 공회전할 가능성이 사실상 높아지는데 현재도 표류하는 사업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동안 기간과 재원 부담을 모두 가져오는 만큼 청라지구 주민들의 불만도 상당해진다.
청라시티타워의 사업비 중 상당수는 입주민의 분양대금이 모여(약 3천억 원 규모) 추진키로 했던 부분이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공사대금(자재비 등 포함)이 5,600억 원 규모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추후 어떤 방식으로든 인천경제청 등 기관들이 부담해야 하는 규모도 커지게 됐고 그에 앞서 ‘사업의 경제적 부담’을 떠안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조속히 진행되지 않고 표류하는 꼴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LH는 SPC의 법정 소송이 예상됐던 바라며 이미 SPC 측에 지급한 협약 보증금 및 설계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맞소송)을 내부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일단은 정확한 소장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법률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중심부 3만 3천㎡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0층, 높이 448ｍ 규모의 전망 타워와 주변 복합시설을 짓는 것이 골자다.
타워의 높이는 555m의 롯데월드타워보다 낮으나 호텔·아파트·오피스텔 등이 없는 순수 전망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2016년 한양·보성산업·타워에스크로우 등으로 구성된 SPC가 최종 선정되고 2019년 착공에도 착수했으나 앞서 언급한 사업비 증가로 인해 LH와 SPC가 갈등을 겪으면서 급기야 LH가 지난 5월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법정에서 이를 가리게 됐다.
한편 LH는 인천경제청과 지난 6월 접견, 타워 건립을 LH가 맡고 이후 운영을 경제청이 분담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어 ‘백지화 후 재추진’의 그림과 비슷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그림 역시 기존 사업자와의 법정소송 내용이 ‘계약자 지위 확인소송’이 된 만큼 법정에서 계약자의 지위와 효력이 결론이 난 뒤에야 추진이 가능해지는 만큼 표류 상태가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기 전까지는 장기화되는 것도 사실상 불가피하게 됐다.
한 청라주민은 “이미 <뉴스통신>을 비롯한 여러 지역언론에서 법정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보도들이 나온 만큼 주민들도 예상하고 있었다”며 “당초 주민들 분양대금으로 사업비가 조성됐지만 10년 넘게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불만의 분위기는 분명 있다”고 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