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LH가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과 관련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해당 논의를 했다고 밝힌 보도자료 역시 별반 내용이 없어, 현재로선 ‘여론 무마’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3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이날 김진용 청장과 LH 청라영종사업단 김연중 단장은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 현장에서 만나 사업 정상화와 추진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 보도자료 기사 및 과거 출고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김 단장의 유임을 축하할 겸 해서 만났다는 이들은, 청라시티타워 추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문제 해결에 힘을 합쳐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자는 뜻도 함께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이 인천경제청이 제시한 청라시티타워 사업 분리 방안 등과 관련한 논의는 향후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의 청사진처럼 녹록치는 않다.
청라시티타워의 공사비는 2021년 11월 기준으로 약 4,410억으로 책정됐다. 이중 청라지구 입주민의 분양대금으로 조성된 약 3천억 가량이 포함돼 있었지만 당시 LH는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사업을 잘 진척시키지 못했다.
그러다 LH는 2016년께 SPC(특수목적법인)인 청라시티타워(주)를 시행사로 선정하고 사업협약을 맺으면서 출구전략을 찾으려 했지만 그 역시 시공사 선정이 수 차례 미뤄지는 등의 이유로 쉽지 않았다.
지난 2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출구를 찾는가 했으나, 포스코건설은 사업지연 및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요인으로 현 계획대로라면 사업비가 5,600억 원 가량이 든다며 공사비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면서 또 문제가 됐다.
해당 요구안을 검토한 LH는 이 요구가 타당성이 있다고 봤고, 이에 지난 9월 경영투자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를 수용하는 대신, 추가적인 공사비 증액을 막기 위한 공사비 상한 결정계약(GMP)을 맺었다.
당시 이 계약에는 착공 이후 공사비 부담 주체를 결정하겠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이를 놓고 청라시티타워(주)가 난색을 표하면서 다시금 사업은 표류 상태에 빠졌다.
LH와 청라시티타워(주) 간에 협약(2021년 11월)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LH는 해당 협약에 추가 사업비 분담 비율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 내용대로 진행하면 된다는 입장인 반면, 사업자 측은 분담 비율을 정한 게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협약의 사실관계에 따른 주장 자체가 엇갈리면서 해당 협약의 세부사항이 전면 공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청라지구 주민들 중 이미 분양대금으로 부담을 치른 다수의 주민들 역시 자체적으로 조직한 주민단체 등을 통해 LH와 인천경제청 등에 불만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는 형국이다.
LH는 사업자가 의지가 없다고 판단, 협약해지 절차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청라시티타워(주)에 해지예정 공문을 보냈으나, 청라시티타워(주)는 “늘어난 사업비는 LH가 부담하라”는 내용의 답문을 보내며 맞섰다.
청라시티타워(주)는 “만약 LH가 협약해지 및 소송 등을 하겠다면 역시 그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등의 내용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법정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가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LH는 최근 청라시티타워(주) 측에 이미 추가공문을 더 보내고 협약해지 방침을 확정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재선정해야 가능한 사업이라고 전제하면 향후로도 이게 과연 진행이 될 지는 알 수가 없다.
결국 사업자 측 자세를 감안할 때 “법정으로 문제를 끌고 가겠다”는 해석이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사업을 추진하 전에 법적 문제부터 풀어야 할 수밖에 없고, 그 시간은 또 수 년이 걸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LH와 인천경제청 등이 사업 정상화를 도모하자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냈지만, 사실상 이 보도자료 역시 ‘껍질’뿐인 허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아무런 내용이 없기 때문. ‘여론 무마’ 식의 '미봉책성 보도자료'라는 비판도 현재로선 가능하다.
청라지구의 한 주민은 “저렇게 기념촬영이나 하고 언론사에 내용도 없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시간에, 실효성 있는 논의나 한 마디씩 더 하라”며 비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