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다음달부터 도시가스 기본료를 올리겠다고 발표한 인천시가 이번엔 상수도요금의 내년 인상까지 발표했다.
가뜩이나 오른 다른 공공 요금에 위기가구 등 소외계층들의 부담이 한층 커져 지역사회로부터 우려의 눈길이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상수도사업본부(이하 본부)는 내년부터 2년 간 14.5% 포인트씩 인상된 상수도요금을 각 가정에 적용키로 하고 관련 내용을 각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인상안에 따르면 3인 가구 기준으로 잡은 1가구의 한 달 사용 요금은 현재 8,460원에서 인상 1년 차인 2024년에는 9,720원으로 전년 대비 1,260원이 인상되고 2년차인 2025년에는 다시 1만 1,160원으로(전년 대비 1,440원 인상) 오른다.
1년치로 하면 내년부터 3인가구 가정 기준으로 올해 기준 대비 1만 5,120원을 더 내야 하고 내후년에는 올해 기준 대비 무려 3만 2,400원을 더 내야 한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라면 크게 타격이 있다고 보기 힘들지만 복지가 시급하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 등 소외계층의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시는 2013년 이후 수도요금을 계속 동결해옴에 따라 상수도 사업의 운영 적자가 누적돼온 데다 지금까지는 서민경제 부담을 우려해 동결 기조를 유지했지만 더 이상 적자운영의 지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2022년 결산기준 상수도 1톤 당 생산원가 879원 대비 평균 판매단가가 644원에 불과하고 요금 현실화율도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동결했던 상수도 요금의 현실화는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을 비롯한 대다수 광역시가 이미 상수도 요금 현실화를 시행했지만 우리 시는 공공요금 관련 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요금 현실화 시기를 2023년 하반기에서 2024년 상반기로 늦췄다”고 부연했다.
본부는 수도요금 현실화로 확보되는 재원은 상수도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노후관로 교체 및 정수시설 고도화 등 시설 투자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갑작스레 10% 이상이 오르는 요금의 체감은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미 시는 전날인 19일 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인천도시가스, 삼천리도시가스)와의 협의를 통해 당장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 기본료를 현행 840원에서 1,000원으로 160원 올리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또 현재 택시요금이 종전 3,800원에서 이달부터 4,800원으로 1천 원이 인상됐고 9월엔 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최소 2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인상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들어 서민 부담이 겹겹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이미 전기료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미 13.1원/㎾h, 8.0원/㎾h씩 올라 서민경제를 옭아매며 특히 기초생활수급자(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복지 사각지대 계층 및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큰 부담을 이미 주고 있는 상태다.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 상수도요금 감면(2021년부터 시행 중)이 정부 출산장려 정책 일환으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일 뿐 다른 부분들은 모두 서민들의 ‘목’을 조일 만한 요소다.
따라서 향후 시민단체 혹은 지역사회 여론을 동반한 지역모임 등에서 이를 억제해달라는 요청이나 반대성명 등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게 됐다.
시는 여론을 의식한 듯 서울(2021년 3년간 34% 인상 결정)과 대구(2022년 3년간 23% 인상 결정), 대전(이달 3년간 27% 인상 결정) 및 울산(이달 3년간 36% 인상 결정) 등을 보도자료에 적시하는 등 인천이 타 시·도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풍기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만큼 많이 올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이해 혹은 위로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당장 내후년에 수도요금만 1년에 3만 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한숨이 퍽퍽 나온다는 것이 소식을 들은 수급자 등 소외계층들의 반응이다.
한편 시에 따르면 현재 상수도 사업은 독립채산제(산하기관의 재정을 모기관의 재정으로부터 분리해 운영함을 뜻함)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번 인상안으로 한정하면 산하기관은 본부, 모기관은 인천시가 된다.
본부는 이날 상수도 요금체계 개선 및 현실화를 위한 ‘인천광역시 수도급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해 시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