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내버스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7월 택시요금, 8월 버스(및 도시철도) 요금 등 ‘줄줄이 인상’을 예정하고 있는 인천시의 교통행정이 일부 시민단체 및 정당 등에게는 설득되지 못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한편으로는 대중교통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향후 무상화 정책까지도 강조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요금을 올리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설득 및 대시민 서비스 향상 등 후속조치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15일 “교통 공공성을 위해서는 인천시가 추진중인 대중교통 요금인상은 부적절하다”고 논평하고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에 이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14일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인천시가 상정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도시철도 200원, 시내버스 250원, 광역버스 350원, 광역간선급행버스(BRT) 400원 인상)에 대해 ‘원안 가결’로 통과시킨 바가 있다.

이후 해당 인상안은 시 소비자정책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데,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인상은 거의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이와 별도로 시는 인천지역 택시요금(중형 기준)을 다음 달부터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렸고 기본거리를 2㎞에서 1.6㎞로 단축키로 한 바 있다. 해당 인상안은 다음 달부터 당장 적용된다.

정의당 시당은 “교통요금에 대한 이번 인상안에 대해 서민들에게 부담되는 가계 상황과 교통공공성 및 탄소중립을 무시하는 행태로 규정하며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시당은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경제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영향으로 저성장·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진행 중에 있다”고 진단했다.

5월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4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 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4.7%가, 월평균 소비지출은 11.5%가 증가했다. 소득보다 지출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중 교통비 지출 비율은 전체 12%다.

시당은 “대중교통은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다른 생활비는 어떻게든 줄일 수 있으나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교통 요금은 절대 줄일 수 없는 필수 비용이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이어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금은 요금을 인상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교통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의 설명대로 단순히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운임 회수나 수익자 부담만을 강조할 경우 비용 회수나 시 재정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적 이용 확대 분위기나 형평성 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당의 주장을 근거하는 자료로는 시의 최근 10년(2010~2019년) 간 ‘교통수송 분담률’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해당 통계는 승용차 분담률이 증가하고 대중교통 분담률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당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의 반대 이유로 탄소배출 등도 이유로 꼽고 있다. 도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비중의 13.9%를 차지하는 만큼 도로 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21년 기준으로 인천지역으로만 한정해 보면 도로 위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60% 선에 이르는 만큼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것은 탄소중립을 위해 ‘필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당은 “인천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제출할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을 통한 기후 위기 극복, 교통복지를 통한 인천시민 가계경제의 부담 완화, 교통 공공성 강화의 방향에서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운송원가 상승으로 인한 적자를 핑계로 요금 인상안을 계획한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지금 잠깐의 상황만 모면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시당은 인천시의회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시의회가 내용을 잘 파악하지도 못한 채 제대로 된 내용 검토와 대안도 없이 원안 그대로 시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다.

정의당은 과거 기후 위기 극복과 교통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4월 5일 무상교통 정책 일환의 첫 단계로 청소년은 무상교통, 성인은 월 3만 원에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토록 하자는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해당 정책은 40여 개의 지역 시민·노동·정당 등 단체가 모여 ‘청소년 무상교통 및 인천시민 3만 원 프리패스 조례 제정 운동본부’를 발족하는 등 일단은 ‘민간 영역’에서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 등이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제위기가 구조화될 우려가 큰 상황에서 서민 생계부담을 가중시키는 교통요금은 인상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소한 공공서비스의 가격만큼은 통제를 해서 서민들의 경제부담을 완화해야 함에도 인천시가 재정 적자를 이유로 반대로 가고 있다며 요금 인상보다는 ‘만성적 적자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먼저 세우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범시민적 공감대로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역사회 전반은 이미 대중교통 요금의 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한 상태인데 특정 정당이나 노동계 및 시민단체 일부의 반박의견이 통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는 게 문제다.

지역사회의 한 활동가는 “서민들이라고 대중교통 요금 올라가는 게 동의가 되겠느냐 그럼에도 요금인상에 대한 반발 여론이 ‘대규모의 집단지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라면 이미 사람들이 ‘지레 포기’해서 그런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