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 과반의 인천시의회가 영종지역 개발사업을 두고 이해관계 충돌 및 막말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특정 시의원의 편을 노골적으로 들며 ‘중립성’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13일 성명을 내고 “신성영 시의원이 지난달 2일 주민들과 고성이 오가며 마찰을 빚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인천시의회가 신 의원의 입장만을 대변해 관련된 조치를 취한 공문이 공개된 만큼 공정성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발단은 지난달 2일 열린 것으로 확인되는 영종 골든테라시티 국제학교 유치 사업설명회에서 신 의원과 주민 2명 간 고성이 오갔다는 당시 상황 때문이었다.
당시 영종주민 일부의 전언에 따르면 주민 A모씨가 인천경제청의 초청으로 행사에 참석했는데 A씨가 현장에서 담당 공직자에게 사업자 우선 선정 개발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신 의원이 A씨의 말을 막고 “그 방식이 아니면 국제학교를 유치할 수 없다, 너희들이 뭔데 무슨 자격으로 발언하느냐”고 말했다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 주장이 있어왔다.
당시 신 의원은 학교용지 중 3분의 1을 상업용지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신 의원 측은 ‘본인의 주장은 아니다’라고 답함)에 대해 주민들과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 의원 측 주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그렇게 되면 사업자 배만 불리는 땅 장사가 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개진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의견 간 갈등이 촉발되는 과정에서 다른 주민 한 명이 왜 언성이 높아지느냐는 등의 내용으로 신 의원에게 따지자 신 의원과 주민들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는 것이다.
이후 신 의원은 주민들이 먼저 자신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취했다며 자신은 막말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후 지난달 7일 인천시의회 상임위원장급 회의에서 A씨 등을 시에 소속된 위원회에서 빼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과 관련해 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당 주민이 자신에게 모욕적으로 언행을 하고 자신을 밀치고 때리려 했다”며 폭행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해당 주민의 ‘특정 제스처’를 문제삼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인천경제청 공직자들에 따르면 해당 주민이 위협을 의도하는 제스처(손이 올라오는 제스처는 봤다고 전언) 정도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신 의원과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진 A씨를 비롯한 주민 2인은 시의회에 진정을 내고 신 의원의 윤리위 제소와 징계를 요구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태다.
당시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주민 중에서도 “신 의원 측에서 먼저 고성과 막말을 했다”며 신 의원이 잘못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양측이 일종의 ‘진흙탕 싸움’을 하는 정황은 명확히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인천시의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시의원, 주민, 관련단체 등)의 전언들이 하나같이 일치하지 않고 그 뒤로도 엇갈리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온 만큼 인천시의회가 신 의원 외에도 현장에 있었던 주민들, 단체들의 이야기까지 들었어야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의회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 보낸 공문을 확인한 결과 인천시의회는 신 의원 측 이야기만 듣고 이들 기관에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공문에는 “설명회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파악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이 사건 당사자가 소속된 시 및 경제자유구역청 협의체 해체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시돼 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어쨌든 신 의원도 주민들에게 고성을 지르는 정황 등이 일부 확인되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주민들에 대한 조치만 하라는 내용인 만큼 문제의 소지는 충분하다.
소위 ‘가재는 게 편’ 식으로 시의원들로 구성된 의회가 같은 시의원의 편을 들어줬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는데다 신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현재 국민의힘 과반으로 구성된 시의회가 같은 당 소속 시의원을 감싸주고 있다는 지적도 가능한 상황.
평복연 역시 “어찌됐든 신 의원과 주민들 간 사실 주장이 다르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시의회는 조치 요구를 하기 전에 반드시 양측의 주장을 들어 신중한 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영종 주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청취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회에서는 해당 위원회의 해체까지 요구했는데 이 위원회는 특정 사안에 대한 민·관의 소통 차원에서 꾸려지고 있는 만큼 시의회가 이를 해체하라고 요구한다는 건 시의회가 불통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상황 이후 시의회는 양측의 입장을 듣고 신 의원의 윤리위 제소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는 짧은 입장이 있긴 했었으나 해당 공문은 사실상 신 의원의 논란에 대해서는 넘기고 주민들만 단죄요구를 하겠다는 내용이어서 논란은 더더욱 가중될 소지가 커졌다.
이광호 평복연 사무처장은 “이 문제는 당시의 설명회에만 국한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며 “시의회가 주민 간 소통 차원에서 운영하거나 개입돼 있는 여러 민간위원회 및 협의회 등이 있을 텐데 이렇게 갈등이 생기게 되면 추후로도 시의회가 의원 말만 듣고 해체를 운운해도 된다는 말이냐”고 성토했다.
평복연은 현재 신 의원과 관련 사건에 대해 시의회가 철저히 조사 후 다시 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당시 막말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평복연의 성명 내용에 대해 반론하거나 해명할 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시 사건은) 워낙 시간이 많이 지난 상태”라며 “현재로선 공식입장이 없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와 함께 “추후 반론할 예정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직 계획은 없다, 현재 무릎 부상을 당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는 짧은 답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