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의회가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 범위를 ‘석탄’ 화력 외에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조례를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모든 발전소 주변지역에 형평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더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한 상황에서 인천시의회는 ‘옹진군에만 배려가 우선돼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영흥도 주민들의 강한 반발여론과 맞선 상태가 됐다.
29일 인천시의회는 제288회 정례회의 마지막인 5차 본회의를 열고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천시 원도심활성화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인원 33명 중 찬성 24, 반대 5, 기권 4의 결과(찬성비율 72.7%)로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인천시의회 이순학 의원(서구5, 민)이 발의한 것으로 지난 9일 시의회 내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경제위원회에서 통과됐던 상태였다.
서구가 4곳의 LNG 화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역임을 감안해 그간 서구에서는 이같은 지원이 미비했다는 것이 이 의원이 개정안을 내민 배경이 됐다.
지원 근거가 되는 상위법(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은 발전소 주변지역 모든 곳에 지원돼야 하는 것인 만큼 현행 인천시의 지원조례는 ‘석탄화력 발전소 주변’으로만 못박은 것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인천시는 현행 조례를 기반으로 영흥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이 낸 시설세 중 65%를 옹진군이 받고 나머지 35%를 인천시가 받아 ‘원도심특별회계’에 쓰도록 구성돼 있는데 그 외 타 인천지역의 발전소 운영주체들도 시와 각 군·구에 시설세를 납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자 영흥지역 주민단체들이 당장 들고 일어났다. 옹진군 영흥도 이장협의회 등 영흥도 내 5개 주민단체들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에 발의된 조례대로 개정되면 우리 주민들이 발전소로 인한 피해보상의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개정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영흥화력발전소 인근의 주민들이 다른 방식의 발전시설에 비해 겪고 있는 환경피해들이 크게 나타난다는 보고와 보도자료들이 있는 만큼 “‘탈석탄’을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다른 지역이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주장의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옹진군이 지역구인 신영희 의원(국)이 “발전소가 조성된 이후 20년여 동안 ‘석탄재 배추 사건’을 비롯해 영흥주민들이 환경적 경제적 피해에 노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해결책을 위한 자금을 타 지역으로 나누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호소했다.
신 의원은 “주민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환경 요인으로 추정되는 질환들이 주민들에게 계속 나타나면서 건강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인데 다른 군·구에 비해 세수의 85% 이상을 국·시비 등에 의존하는 옹진군으로선 개정이 되면 중요한 해결재원이 날아가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개정안을 발의한 이순학 의원은 “서구 내 발전소가 매년 70억 이상의 지역자원 시설세를 내고 있지만 서구 주민을 위해 쓰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발전소 지역자원시설세 근본 취지가 환경개선을 위해 쓰인다는 취지에 현행 조례가 어긋나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 의원은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시설세 등 지원재정을 다른 지역 발전소 지역에도 사용하는 것이지 원래부터 영흥면에 가야 하는 것을 뺏어서 나누는 게 아님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LNG 역시 화석연료에 해당되는 만큼 유해물질은 발생된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인 점을 들어 ‘국민의힘 과반’으로 구성돼 있는 시의회가 신 의원의 편을 들어줄 수도 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인천시의회는 ‘형평성’을 우선순위에 둔 선택을 했다.
같은 당 소속의 시의원이라 해도 ‘자신의 지역구에 발전소가 위치한 경우’라면 신 의원을 편을 들어주는 댓가로 본인의 지역여론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부분을 감안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지역사회의 의견도 다소 엇갈리는 부분은 있다.
기본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것은 물론 ‘실제 주변에 환경피해가 나타나는 시설’이 영흥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있는 만큼 이번 개정안의 통과가 합당했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영흥면의 가시적인 환경피해 수준이 더 큰 만큼 탈석탄 시대 전까지만 다른 지역의 배려가 필요했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했든 인천시의회로서는 여론을 진화할 과제가 있긴 했었다. 어쨌든 이번 선택으로, 영흥면 주민단체들로부터 받을 반발과 비난 등에 대한 여론을 진화해야 하는 과제를 일단은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