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마천루 송도에? ‘무리수’ 여론 높아]

유정복 시정부 원하고 있지만 진행은 ‘사실상 표류’ 상태
현 상황에서 민간 사업자에게 ‘초고층 요구’는 어려울 듯

기사등록 : 2023-01-12 14:11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인천 송도지구 아이코어시티 조감도. 민선7기 당시에 제시(103층 계획)된 그림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송도지구에 국내 최고층 건물을 건립하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계획이 사실상 표류분위기로 흐르는 형국이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 계획이 시작부터 무리수가 아니었느냐는 일부의 여론도 다시금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송도지구 내에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국내 최고층 건물을 건립할지에 대한 정책 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11년여 전 매립이 완료된 사업부지는 지금까지 사실상 갈대숲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 최고층 타워 건립 내용을 포함한 송도 6·8공구 중심부 아이코어시티 개발사업은 지난해 3월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6월 민간사업자 블루코어컨소시엄과 후속 협의절차를 밟는 등 진행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지금까지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천경제청은 별다른 추가절차를 전혀 밟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실 경제청보다 시, 정확히는 유정복 시정부의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아이코어시티 개발계획안은 총 128규모의 부지에 도심형 테마파크와 골프장, 주거·상업·전시시설 등을 조성하며 이 부지에 103(420) 높이의 초고층 건물을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초고층 타워 높이의 가능성 및 타당성 여부를 놓고는 여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송도 주민들 일부는 송도지구의 초기 개발계획에 151층 규모의 타워를 건립하는 내용이 있었던 점을 들어 국내 최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지으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민선7기 당시 층수를 약간 낮춰 103층으로 지을 경우 예산 및 타당성 측면에서 가능하다는 계산이 있었으나 주민들 일부가 이를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 주민 일부는 인천경제청사 앞에서 천막농성 등의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 시와 경제청을 끈질기게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사회적 위험요소와 예산낭비, 세계 건축동향의 흐름 등을 감안했을 때 초고층에 집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높이에 대한 집착은 시 행정부와 송도 주민들 모두가 버려야 한다는 등의 논리로 맞서고 있다.

 

실제 현 국내 최고층(123, 높이 555m)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공사비가 당초 14천억 원이었으나, 완공 때 43천억 원까지 불어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롯데월드타워는 10% 가량으로 나타나는 공실율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고 있다.

 

서울 상권 한복판에 지어진 마천루가 적잖은 수의 공실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그보다 상권 등이 약한 송도지구에 높이와 층고를 더 높게 짓게 되면 공사비도 천문학적으로 드는 마당에 이후 공실이 넘쳐나는 빈털터리 건물이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정복 시장 측 인수위원회는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취임을 전후로 이들 송도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최고층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화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당시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가능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견은 유 시장 인수위원회 측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역력했다.

 

실례로 성용원 전 인천경제청 차장은 차장직을 맡았을 당시였던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수위의 의견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의 멘트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었다.

 

공직사회 조직 자체가 바깥으로 목소리를 잘 내지는 않지만 사업 개요만 봐도 타당성 여부를 비교적 정확히 직감할 수 있는 조직임을 감안하면, 인수위의 이같은 의견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공직사회 내에서는 유 시장 인수위 측의 초고층 언급이 다분히 정치적이었다는 멘트와 함께, 민선6기의 행정을 이미 경험한 유 시장이 인수위를 통해 이런 의견을 그대로 낸 것에 대해서도 일부 실망의 의견이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도 들려왔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6.1 지방선거를 전후해서도 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유 시장 인수위의 의견에 반대 혹은 난색 등의 부정적 분위기를 표출했던 건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당시에도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부동산 경기불안 등으로 국내·외 경제정세가 무척 좋지 않았고, 여기에 부동산 경기한파의 직접적인 타격이 된 금리인상과 원자재 가격의 폭등 등이 이어져 가뜩이나 없던 사업성이 더 떨어져만 갔었기 때문.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만약 151층 타워 높이 혹은 국내 최고층 높이 등의 의지를 고집하겠다면 부지 용도변경 등을 통해 사업자 손실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국내 최고층을 위해 용도변경 등을 허가할 경우 특혜시비와 여론 악화 등 여러 논란으로 얼룩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로서는 결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유 시장이 지방선거 당선을 전후로 인수위를 활발하게 움직이던 시절엔 최고층을 강조했지만, 지금은 관련한 문제에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6·8공구 개발사업이 유정복 시장이 민선6기를 이끌던 당시에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사업을 진행시켰던 전례를 들어 현실성 있는 답을 내놓고 사업자와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일정수준 이상의 권한을 가진 인물 중 사업의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유 시장과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등인 만큼, 국내외 경제정세가 불안함의 연속으로 치닫는 상황을 감안해 초고층등의 단어에 굳이 집착하는 행태를 보이지는 말라는 논리다.

 

일단 인천경제청은 현재 6·8공구 개발사업에 대한 내부 논의 과정 중에 있으며, 사업자 측과는 추가적인 협의를 계획하고는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민간사업자인 블루코어컨소시엄 측도 인천경제청이 내부 논의를 조속히 정리하고 공식적인 의견 전달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내부 논의를 반복중인 경제청이나 이를 기다리는 사업자 측 자세를 보면 사실상 151층 초고층 계획은 가능성이나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현재로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초고층을 고집하는 주민들이 있긴 하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도 타당성 등의 측면에 문제로 지적되는 내용을 고집하기보다는, 조속한 정리 후 현실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발이 이런저런 이유로 지연되면서 생활환경 등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주민들이 체감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일대의 한 아파트에 최근 입주했다는 한 주민은 밤이 되면 (차를 타고 나갈 수는 있겠지만) 걸어서 나갈 수 있는 분위기가 절대 아니다라며 결국 도시 인프라가 여러 이유로 올라오지 않고 있는 것인데 그것이 고스란히 주민 불편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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