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북부 종합발전계획’이라는 구상을 공개했다. 사실상 교통망에 대한 계획이 가장 중심인데, 현실성이 지나치게 없다는 이유로 정작 도마에 오르는 형국이다.
계획 자체에 현실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임을 어렵지 않게 직감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유 시장이 정치적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서구까지 발품을 팔아 공약을 ‘살포’하는 큰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0일 인천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시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이 자리에서 ‘초일류도시 인천 북부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민선8기 정책방향 및 행정체계 개편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해 ‘변화와 혁신’에 중점을 두고 아라뱃길 북측인 계양구, 서구지역의 장래 발전 구상을 위해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을 재편해 수립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시의 계획에는 공간이용 및, 생활SOC 공급계획, 매립지 방향, 교통개선 방안에 집중했다는 설명인데, 사실상 교통망에 대한 내용이 가장 집중돼 있다. 다분히 정치적 여론을 의식했을 것으로 추정 가능한 부분.
시는 북부지역을 인천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한 북부 순환망을 구축하고,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중봉대로 연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북부 순환망은 인천1호선~인천2호선~서울7호선을 통해 환승이 가능한 순환망을 형성해 철도로 연결되는 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인천1호선은 서구 대곡동 지역으로 연장해 김포도시철도와 환승하는 방안이다.
이어 인천2호선은 검단오류역에서 검단산업단지를 연결하고, 장래에는 강화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후 추진하겠다는 인천3호선은 서구 검단~청라~중구, 동구(제물포)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7호선은 청라연장선을 인천2호선 검단오류역과 연결해 북부순환망을 형성하고 인천2호선과 환승을 통해 강화~수도권매립지~청라를 연결하는 뉴홍콩시티의 주요 기반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계획은 대부분 유 시장의 공약과 연결돼 있는데, 일각에서는 ‘과연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교통망 자체를 구축한다는 것은 중앙정부의 허가절차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타당성 조사 및 비용대비편익 등 수치를 만족해야 하는데 일단 그것부터가 난점이다.
게다가 저 내용을 모두 충족하는 교통망 구축을 유 시장의 임기 내에 할 수 없는 상황임은 자명하다. 냉정히 말하면 ‘사전작업’이라도 막힘없이 되면 다행인 상황. 게다가 경제성을 완벽히 충족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수 조 규모의 재원을 어디서 끌어올 것인지도 계산이 서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심지어 인천시는 저 시민들에게 대놓고 공개할 정도가 되는지에 대한 계산도 제대로 안 해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 교통국이 밝힌 내년도 예상 계획에 따르면, 이 내용의 타당성 조사는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해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겠다는 방안이 잡혀 있다.
그 이전에 공식적으로 다른 타당성 조사는 없는 상태. 타당성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머릿 속 생각’을 성급하게 토해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가적으로는 현재 인구가 많지 않은 강화지역에 대규모 철도를 두 개씩이나 연결한다는 사업계획(인천2호선, 서울5호선)과 인천도시철도 2개를 모두 김포골드라인과 환승시키겠다는 등의 계획도 비용편익 면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중론이다.
만약 그것이 현실성이 있었다면 기존 검단연장사업으로 추진했던 인천2호선이 타당성을 이유로 역사 1개소를 계획에서 제외시키고 이후로도 연장계획을 바꾸는 등의 행로를 보였을 이유도 없었기 때문. 당장 비용과 사업성 때문에 경전철역 1개가 빠지는 게 현실인 상황이다.
결국 해당 안은 발표된 지 1시간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인천시의회의 도마에 올랐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김명주 의원(서구6, 민)은 시의회 10일 시 교통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배석한 조성표 시 건설교통국장에게 “사실상 주민들 희망고문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내용을 막 뿌리기를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앞서 언급한 강화지역에 철도노선 2개를 유입하는 내용과 인천 2개 도시철도에 대한 김포골드라인 환승선 구축 등이 사업성은 물론 절차와 예산부담 등의 측면에서 모두 “현실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조 국장에게 “인천2호선 기존이 검단연장사업으로 기존 불로지구까지 세 개의 역사를 추진하려 했다가 타당성이 없고 재정부담이 크다고 역사 하나를 빼고, 그게 다시 고양 연장 방안으로 바뀌어 추진되고, 그것도 당초 2028년 개통이었다가 2035년 개통으로 다시 바뀌었다”며 “국장님도 다 보신 부분 아니냐”고 재차 따졌다.
말한 것이 다 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현실을 무시하면서까지 타당성 검증이 되지도 않은 계획을 막 뿌리고 다녀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시는 ‘계획’이라고만 설명하면 끝이겠지만, 이걸 받아들이는 일반 시민들은 ‘무조건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며 “희망고문이라고 계속 강조하는 이유가 이런 거다, 현재 산적한 도시철도 현안도 못 풀고 있는게 현재 인천시의 현실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계획안을 전해들인 서구 주민들 다수가 아마 환호하고 있을 테지만, 사정을 잘 아는 시민이면 이게 얼마나 뜬구름을 잡고 있는 건지 쉽게 알 수 있다”며 “이렇게 책임없이 계획 발표하면 안 된다. 그게 바로 시민들 우롱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유 시장이 이처럼 뜬구름을 잡는 계획을 성급하게 혹은 무분별하게 발표했다가 지역사회의 성토를 들었던 여러 과거들을 언급하기도 한다.
특히 민선6기 시절 본인이 발표했다가 사업 백지화 결론 및 1,600억 원 대의 금융비용을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전가해버린 ‘두바이 투자유치 무산’ 건 등도 재차 언급되는 분위기다. 모두 유 시장이 자초한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