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조항욱 기자) GM이 지난달 한국 정부에 구조조정계획을 포함 자구안과 패키지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청와대가 군산을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 결정해 GM 군산공장 포기수순에 들어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사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국회의원(인천시 부평구갑)이 산업부 등으로부터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 달 GM이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만나 신규투자 계획과 유상증자 참여, 자금지원, 담보제공, 외투지역 지정 등 4가지 사항을 요청했다.
지난달 9일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백운규 산업부장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GM 회생을 위한 자구안을 수립해 제출할 테니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8일 앵글 사장은 산업부 및 기재부, 금융위 관계자들을 만나 자구계획으로 28억 달러의 신규 시설투자와 27억 달러에 달하는 GM 본사 채무를 출자 전환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에는 신규투자 및 출자전환에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비율(17.02%)만큼 참여해 줄 것과 한국GM 공장 일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 세제 감면과 재정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한국GM의 본사 차입금 5억8,000만 달러(약 6,197억원)에 대해 GM 본사가 한국GM의 공장을 담보로 설정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GM이 한국 정부에 유상증자 및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을 요청했다는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산업부와 기재부, 금융위 등 정부부처는 해명자료를 통해 해당 사실을 부인해 왔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GM이 공식적인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밝혔지만 백운규 산업부장관은 12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1월9일 면담 외에 본인을 포함한 산업부 관계자들이 GM 측과 추가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하는 등 허위로 보고까지 했다.
정부가 GM의 지원요청 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정부는 GM측에 한국GM 실사 이후에야 지원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결국 당장 2월말 본사 차입금 상환 시기가 도래하던 한국GM은 13일 군산공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GM 측이 밝힌 자구안 중 구조조정의 경우 부평 공장을 제외한 군산 공장 등 나머지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충분히 예견됐지만 정부가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게 된 점이다.
이와 관련 정유섭 의원은 “군산공장 폐쇄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지만 정부가 한 달 가까이 ‘GM 측의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면서 “쉬쉬하다 협상의 주도권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