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과 같은 간첩조작 사건으로 수여된 많은 훈장과 포장들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 광주시갑)은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간첩조작 사건으로 수여된 모든 서훈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공적으로 수여된 정부표창과 끔찍한 인권유린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진 형제복지원 이사장에 대한 훈장도 취소를 주장했다.

간첩조작 사건을 공적으로 서훈을 받은 것이 확실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총 26명으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7명,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 17명, 경찰 2명이다.

이들이 사건을 조작해 훈장과 포장을 받은 사건은 조총련간첩단사건, 모자 간첩사건 납북귀환어부 간첩사건, 미법도 거점 고정간첩단 사건 등이다. 특히 미법도 거점 고정간첩단 사건은 고문기술자로 악명이 높았던 경찰 이근안이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조작해서 경감으로 특진한 사건이다.

훈격 별로는 보국훈장이 22점, 보국포장 4점이었다. 간첩조작 사건뿐만 아니라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공적으로 받은 서훈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68명에 대한 서훈이 취소됐으나 취소 근거였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상훈법에 따른 서훈 취소를 규정하기 때문에 훈장과 포장만 취소되고 정부표창은 취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소병훈 의원은 “끔찍한 인권유린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악명이 높은 형제복지원의 이사장에 대해서도 훈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취소를 주장했다.

당시 이사장이었던 박모씨는 1984년 ‘구걸행위자 등 부랑인 보호사업 헌신’을 이유로 국민훈장을 받았다.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 공을 세워 국민의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소병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3번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이고 6번이 국민 인권을 우선하는 민주주의 회복과 강화”라며 “서훈 또한 과거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반드시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보위 등 취소가 가능한 서훈이 아직 더 많이 남아 있고 대법원 판결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서훈을 취소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향후 진실화해위원회 2기 출범 등을 통해 과거사 바로 세우기 작업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