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강한 유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터스포츠 대회 ‘F1(포뮬라 원)’을 위한 용역예산 5억 5천만 원을 인천시의회가 기어이 통과시켰다.
특히 시민사회진영은 그간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이 많았음에도 시의회가 별다른 검증과정도 거치지 않고 통과시킴에 따라 반발을 하는 만큼 여론은 향후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8일 열린 제295회 시의회 정례회 6차 회의에서 올해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 1차추경을 심의한 가운데 인천시가 제출한 F1 관련 용역예산 전액은 수정 없이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통과된 예산안은 ▲F1 유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5억 원 ▲F1 유치 전문가 자문료 5천만 원이다. 시의회는 24~25일 예정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가로 심의과정을 거친 뒤 28일 본회의를 통해 통과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날 문복위의 회의에 앞서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 및 인천YMCA 등 시민단체 소속 일원들은 인천시의회 앞에 모였다.
F1 대회를 고수하는 인천시가 이로 인해 대규모의 시민혈세 낭비와 환경문제 등이 제기되는 만큼 시의회가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추진 과정 역시 철저히 검증하라는 요구였다.
그러나 유 시장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준 탓에, ‘국민의힘 과반’으로 구성된 시의회는 사실상 유 시장의 유치 의지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은 셈이 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강구 시의원(연수5)는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실패한) 전남과 비교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 시가 롤 모델로 한다는 싱가포르는 올해 17회째로 확실히 자릴 잡았다”며 “전남은 지방이다보니 관람객 유치가 힘들었을테지만 인천은 그렇지 않다”며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어 “2030년까지 한국에서 국제단위의 행사는 없는 상황인데 그걸 감안하면 대회가 충분히 장점과 가치를 지녔다는 판단”이라며 “물론 공적예산의 비용문제와 교통 및 환경 문제 등으로 주민수용성 부분에서 일부 반발도 있으니 공청회 등을 통해 해결은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소속의 시의원들은 대회의 흥행성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복지영역의 예산 지원이 자꾸 위축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용역에만 5억 원 넘는 예산을 쓰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는 지적을 이어갔다.
유경희 시의원(부평2, 민)은 “그간 경과를 보면 상당히 짧은 시간에 계획을 세웠다고 할 수 있는데, 이미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엄청난 실패 사례들도 있는 데다 우리 시는 과거 인처도시축전이나 아시안게임 등을 개최한 이후 재정상황의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안 그래도 재정악화로 인해 특히 복지와 교육현장 영역에서는 펜스시설 하나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이 많은데도 이런 계획을 추진하겠다면 의회에도 추진의 필요성 등을 소상히 설명했어야 했다”며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장성숙 의원(비례, 민) 역시 “물론 특정 계획을 진행하기 위한 용역과 자문 등이 필요는 하겠지만, 지금까지 정황을 보면 언론을 통한 비판적인 보도가 많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이미 계획을 확정해 놓고 요식행위 차원에서 용역을 하는 그림이 그려진 것은 지적을 안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충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F1의 경우 도심 서킷의 디자인 구상을 하려면 해외 전문업체 등과도 협력을 해야 해서 잡은 예산”이라며 “수천억 원 단위의 경기장을 짓는 것도 아닌데다 대회에 사용된 시설장비는 향후 재활용도 얼마든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투자비용 외에는 큰 돈이 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국장은 “이미 추진단장과 10명의 직원들이 로드맵을 포함한 기본계획서도 만들었고 관련 발표 역시 4월에 했었다”며 “용역의 집행 내용은 이미 시 재정기획관실에 제출했고 의원들께도 별도 제출할 계획이며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물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산안의 통과 소식을 들은 시민사회진영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8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인 김종득 의원(계양2, 민)을 만나 반대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던 이들은 다음 주께 예결위원장(김대중 시의원) 등과 만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평복연의 이광호 사무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앞서 예결위원장 측에 F1 건과 관련해 철저한 논의를 해달라는 공문은 보냈었다”며 “내일 정도에 짧은 입장을 담은 성명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F1과 관련해 시의회가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의회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다만 민주당 시의원들도 전반적으로 반대 입장이 강했지만 의회 내 의석 수가 적어 막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민사회 입장에서 끊임없이 (대회 유치의 철회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