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2기 신임 인천자치경찰위원장으로 한진호 전 인천경찰청장을 내정했다는 소식이 지역사회에 퍼지면서 시민사회진영에서 즉각 반발이 나오고 있다.
경찰 출신인 한 전 청장이 자치경찰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인사인 데다 이미 퇴직한 지 오래된 인물이고 유정복 인천시장과는 같은 고교 동문인 것으로까지 확인된 만큼 내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18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논평을 내고 “한 전 청장이 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자치경찰제도의 심각한 퇴행이 우려된다”며 “유 시장이 자치경찰제도를 취지에 맞게 운영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임명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치경찰은 경찰 정책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기구이면서 비대해진 경찰을 시민들의 자치권력으로 견제하겠다는 목적도 포함돼 있는 제도다.
5월 중 2기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천자치경찰위원회는 위원회 구성에 대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천시의회 2명, 국가경찰위원회 1명, 인천시교육감 1명, 인천시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 2명, 인천시장 1명으로 구성토록 돼 있다.
이들 중 위원장은 인천시장이 임명하는데 자치경찰제도의 취지를 살려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에 비경찰 출신의 교수 등을 임명하고 상임위원인 사무국장에 경찰 출신을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시민사회 측 목소리다.
1949년생으로 올해 만 74세인 한 전 청장은 인천청장 외에도 서울경찰청장과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역임해온 경찰 및 정보기관 출신 인사다. 경찰에서 2006년에 퇴직해 경찰 일선을 떠난 지 20년이 다 돼가는 상황.
평복연은 한 전 청장의 경력을 감안하면 자치경찰위원회의 취지에도 적합하지 않는 데다 변화된 경찰조직과 정책 방향과도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벌써부터 ‘또 퇴직 공무원 일자리 창출이냐’는 비판과 함께 유 시장과는 제물포 고등학교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때문에 추천된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이런 평가를 받는 그에게 생활안전과 치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평복연은 유 시장이 2기 자치경찰위원회로 시민들의 안전과 민생을 책임질 생각이 있다면 자치경찰위원장에 그의 내정을 철회하고 자치경찰제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비경찰 출신 전문가를 임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천시는 1기 자치경찰위원회에서도 위원장에 행정공무원 출신을, 사무국장에 경찰 출신을 임명한 바 있다. 반면 울산시는 위원장에 시민단체 출신을 임명한 사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