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윤관석·송영길 등 인천지역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구속되면서 남동을 선거구와 함께 ‘무주공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부평갑’ 선거구 양상도 서서히 예열이 시작되려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총선을 부평갑 선거구 탈환의 ‘기회’로 삼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현재 경합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두 예비후보 간 경쟁구도가 “정당하지 않다”는 지역사회의 지적이 나오면서 이러한 분위기를 어느정도 인증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기도 하다.
인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현재까지 22대 총선 부평갑 선거구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진보당 1명으로 총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지역에서 선거운동 등 활동에 임하고 있는 상태다.
이 선거구의 현직은 이성만 의원(무소속)으로 당초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 의원이 직접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자 이 의원이 탈당해 있는 상태다.
5월 검찰 소환조사를 한 차례 받은 바 있는 이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기소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지역정가 전반에서는 이 의원이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을 확률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구속 재판 중인 윤관석 의원이 현직으로 있는 선거구인 남동을과 마찬가지로 부평갑 역시 ‘사실상 무주공산’의 취급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이 선거구 역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상당히 이슈를 모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변수는 이 의원이 향후 복당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될 경우다. 과거 부평지역은 민주당의 표심이 강했지만 최근 몇 년간의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팽팽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승리를 쉽게 예단하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이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출마자와 본선에서 겨룬다면 국민의힘에게 ‘어부지리’의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상황이 높아지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아직 이 의원이 공식적으로 향후 거취를 밝힌 바는 없으나 이 의원 측이 조만간 중앙당에 복당 청원서를 낸다는 방침이어서 청원을 받은 후의 민주당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전개될 시나리오도 꽤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부평갑 선거구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노현진 전 이성만의원실 비서관이 등록했는데 아직까지 지역 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어 경선 레이스를 할 수 있을지 예단할 수는 없는 상태다.
아직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민주당 측 인사로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및 신은호 전 시의회 의장 등이 지천타천으로 거론되지만 홍 전 구청장은 그간의 선거 결과가 당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전 의장의 경우 1954년 생으로 ‘고령’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요소라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 부평갑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돈봉투 의혹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판단하고 이번 선거를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최근까지 부평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정유섭 전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최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조용균 전 인천시 정무수석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는 메시지를 현수막으로 내거는 등의 행보를 보이며 논란을 자초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현재 총선 관련한 선거운동을 하려면 예비후보 등록을 해야 가능한 만큼 정 전 의원의 이러한 행태가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경우 위법 소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또 현재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 주도로 정당 현수막에 대한 철거와 단속을 하는 시점인데 이런 분위기를 파악도 하지 못한 채 부평지역 대로변에 버젓이 현수막을 내건 것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더불어 예비후보 등록부터 경선과정까지 최대한 공명정대한 과정 속에 치러야 하고 국민들의 눈높이도 이에 맞춰 상당히 올라와 있음을 전제하면 정 전 의원의 이러한 행태는 국민들 눈높이도 의식하지 못한 다분히 생각없는 행동으로 해석될 소지도 다분하다.
부평갑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하고 최근 선거사무실을 개소해 활동하고 있는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은 해당 현수막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며 “(정 전 의원이) 앞으로도 부평 발전을 위해 언제든 큰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며 해당 현수막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보인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러나 유 전 시의원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는 “현수막 내용이나 메시지가 문제다” 내지는 “(메시지의 내용이) 아쉽다” 등의 의견을 보이며 불편한 심기가 표면화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들 중에는 유 전 시의원이 정 전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경선으로 경쟁한 바를 언급하며 정 전 의원이 아직도 유 전 시의원에게 그때의 불편한 감정 같은 걸 아직까지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등의 불만도 없지 않다.
다만 유 전 시의원이 특별히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 바가 없었던 만큼 아직까지는 지지자들 중심의 불만 정도에서 그치는 듯한 분위기다.
한 주민은 “정 전 의원의 행동은 국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천방지축과 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걸로 아는데 다른 시선으로 보면 아마도 선거와 관련 고무돼 있는 당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인증한 것 같기도 하다”며 “유리하다는 판단이 없었다면 저런 내용의 현수막이 과연 걸렸겠느냐”는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한편 진보계열에서는 현재까지는 진보당에서 신용준 시당 부평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과거 부평의제21 경제사회분과 간사로 활동한 만큼 지역사회에서는 나름 경력이 있는 인사다. 정의당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 인사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