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감사원이 공공 개발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 인천 남촌일반산업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 남동구와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이 ‘민간 사업자만 배불리는 사업’이라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주요 시민단체 소속 일원들이 연대하고 있는 ‘남촌산단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4일 남동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개발의 탈을 쓴 남촌산단 조성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남동구는 민선 6기 당시 남촌동 625-31 일원(약 26만 6,600㎡)에 남촌산단 조성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남동구와 산업은행,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합작한 ‘남동스마트밸리(주)’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현재까지 추진 중이다.
그런데 지난달 감사원이 산업은행이 집행한 정책자금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던 중 남촌산단 관련 부분에 대한 수상한 정황을 포착하면서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운용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히 판단될 시점은 아니지만 산업은행이 정책자금을 활용햐 이 SPC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는 것인데, 대책위 측 주장은 해당 지분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책위는 SPC의 지분구조가 그간 알려진 바로는 공공이 50.1%인(남동구 35.1%, 산업은행 15%, 원일아이디씨 35.2%, 현대엔지니어링 등 4곳 14.7%)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35.2%로 근소하게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기업(원일아이디씨)이 단일 최대 주주임은 물론 산업은행의 지분 15%도 행사할 수 있는 50.2%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라는 것이다.
만약 대책위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 해당 SPC는 민간이 64.9%의 의결권을 가진 민간주도의 사업으로 볼 수 있기 때문.
대책위는 또 지난 2월에는 산업은행과 원일아이디씨가 2019년 작성했다는 ‘수익보장약정서’의 내용이 원일아이디씨가 산업은행이 출자한 금액의 복리 연 10% 비율로 일할 계산한 금액을 산업은행에 지급하고 산업은행은 출자한 주식에 관해 지급되는 배당, 잔여 재산분배 등 모든 경제적 이익을 원일아이디씨가 수취키로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더불어 산업은행이 출자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때 원일아이디씨와 협의해 행사할 수 있도록 약정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대책위는 남촌산단 조성사업은 공공개발이라는 명분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사업인 만큼 공익을 담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는 사업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군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 등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는 해제대상지역에 대한 다음 각 호의 사업으로서 공익적 목적의 개발수요가 발생할 경우 추진토록 돼 있다.
또 사업방식 및 사업시행자와 관련해 해제대상지역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민간의 출자비율 총합계가 50퍼센트 미만으로서 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전에 설립할 것)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책위는 앞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남동구에 따지자 남동구 측은 이런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변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7년부터 사업이 추진되고 2019년 SPC 설립을 하면서부터 벌써 6년 동안 지속된 사업이며 지분투자와 직원파견, 이사선임 등 SPC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음에도 이런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 자체가 남동구의 무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더불어 “결국 지난 2019년부터 설립부터 지금까지 SPC의 이사회가 그동안 원일아이디씨의 의견대로 흘러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음에도 구민의 세금이 투여된 사업에 남동구는 전혀 문제의식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남동구는 같은 날 “국토부 등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7월 주주회의에서 공공성 훼손 방지를 위해 약정서 조항 중 의결권 협의사항을 삭제했으며 SPC 이사회 구성원을 공공기관 이사수가 과반수가 되도록 변경했다”며 공공개발의 성격이 유지된다는 내용으로 반박자료를 냈다.
남동구의 반박은 지난달 22일 남동구 미래전략과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다른 내용으로 나오긴 했다. 당시 미래전략과장은 “사실 개발이익도 크지 않지 때문에 민간사업자의 이익 자체가 별로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책위는 “이미 무늬만 공공개발인 사실이 확인된 상황인 만큼 남촌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그린벨트해제 명분이 사라진 만큼 해당부지에 남동구민과 연수구민, 인천시민들의 녹지공간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남촌산단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그간 환경문제가 꾸준히 거론됐었다. 과거 대책위는 “남촌산단 부지 인근 대기질 수준이 현재도 1급 발암물질이 최대 50배를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의 부당성을 제기했었다.
이에 남동구는 그간 5~6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반대 여론이 많았는데 이후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사업 절차조차 밟지 않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