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존] 화재 예방 생활화 큰 피해 막는 지름길

인천 계양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장 이효진

기사등록 : 2023-11-16 09:54 뉴스통신TV
계양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장 이효진

 

바쁜 일상 속에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불현듯 확 띄는 빨간색 소방차와 구급차가 경적을 울리며 다급하게 출동하고 있다.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다.

고개를 돌려보면 멀리서도 지나가는 소방차를 보면 ‘아 소방관분들이 오늘도 수고하시는구나’ 하는 고마운 마음과 함께 ‘또 어느 집에서 화재로 누군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하는 걱정이 든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크고 작은 화재로 수많은 소중한 생명과 자산들을 잃어버렸다.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에 희생된 200여 명이 넘는 사상자부터, 며칠 전 아침 뉴스에서 무심하게 흘러나온 어느 동 빌라의 화재로 희생된 김 아무개 씨까지...분명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누군가의 언니, 동생으로 나의 목숨과 같이 더없이 소중하고 귀한 생명이었을 것이다.

너무나도 큰 상처를 남기고 모든 것을 앗아가는 화재는 과연 우리가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방어할 수 없는 방향에서 찾아오는 것일까.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조금만 더 살피고 예방에 관심을 가진다면 분명히 사전에 그 징조를 알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1920년대 미국의 허버트 W,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는 산업재해를 분석해 흥미로운 법칙을 발견해냈다.

한 번의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까지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재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또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했던 경우가 300번은 있었을 거라는 것이다. 이른바 1:29:300 법칙인데 이는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고쳐나가야 함을 강조한다. 화재도 마찬가지다. 집과 사무실은 구조가 다르고 안에 놓인 물건이 다르다. 

그러나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한 물건들을 사전에 올바르게 조치하고 초기에 징후를 포착해 적절히 대처한다면 우리 집에서 발생한 작은 불씨는 아무 힘없이 사그라질 것이다. 화재의 신속한 감지와 대처를 위해 정부는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을 정비해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은 구획된 실마다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고 세대별, 층별로 소화기를 비치토록 했다.

이러한 내용을 아마 모르셨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접하셨다면 대체 이걸 갖다놓고 설치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 것이냐... 주머니 걱정부터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가족을 위해 투자한다 생각하시고 눈 딱 감고 지갑을 열어주길 당부드린다. 설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몸이 불편하시거나 설치가 어려우신 어르신들은 언제든지 가까운 소방서로 요청하면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소방관들이 친절하게 설치, 사용 및 점검을 설명해주니 소방서에 문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매일매일 생활에 치여 내 건강도 잘 챙기지 못하는 마당에 안전까지 챙기려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손에 잡히지도 않는 안전은 내가 눈 감아버리는 그 순간부터 위협받기 시작한다.

편리하고 고마운 불은 언제나 우리의 가까이에 있다. 그러나 적절하게 관리하고 화재 시 신속하게 대처해야 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기초 소방시설 설치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인천시민들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얼른 털고 일어나 감지기와 소화기를 준비해주길 바란다. 화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지금 나도 우리 집에 설치할 감지기와 소화기를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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