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무상교통 및 인천시민 3만원 프리패스 조례제정 운동본부’ 측 관계자들이 8일 인천시의회 앞에서 무상교통정책에 공감하는 시민 서명부와 조례안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정의당 인천시당)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정의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 무상교통 정책에 대해 1만 3,578명의 서명부가 시의회에 제출됐다. 

절차상 향후 2년 내로는 심사와 의결이 완료돼야 하는데 현 9대 의회의 임기 내 기간인 만큼 ‘공’은 인천시의회로 넘어간 셈이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진보정당계열의 인천시당과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민예총 등 시민사회와 노동계, 정당 등 지역 46개 단체가 모인 ‘청소년 무상교통 및 인천시민 3만원 프리패스 조례제정 운동본부’는 인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교통 정책 수용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인천시 기후 위기 극복과 교통복지 실현을 위한 무상교통 조례 주민발의 청구인 명부 제출’에 대한 내용으로 기자회견 후 서명부는 ‘무상교통 지원 조례안’과 함께 시의회에 곧바로 제출됐다.

인천지역에서 무상교통정책이 제안된 것은 정의당 인천시당의 문영미 위원장이 처음 제안된 뒤 지난해 인천지역의 대중교통요금이 오르던 상황을 전후로 정의당 및 진보진영과 시민사회진영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제안돼 왔다.

오늘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과 교통복지 실현을 위한 첫 발을 내 딛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기후위기 극복과 교통복지실현! 교통공공성 강화를 위해 열의를 모아주신 13,578명의 인천시민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월 20일 인천의 시민사회진영이 모여 본부를 발족하고 5월 3일부터 인천시의회에 ‘무상교통 지원 조례안’이 주민 조례 청구로 의회에 제출되어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필요 서명수인 1만 275명을 넘긴 서명부가 만들어지며 요건을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조례안의 세부 사항을 알기 쉽게 정리하자면 인천의 버스 및 지하철은 청소년 이하 세대는 무상으로 이용하고 성인은 월 3만원의 정기패스 등을 통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로 인해 발생할 버스회사와 인천교통공사의 운영 손실은 시에서 보조한다는 것인데 당시 정의당이 계산한 손실분은 2,150억 원 정도로 내다봤다.

다만 이 손실분에는 시민들이 1,500원의 요금을 내고 있는 지금 현재 상황에서 연간 발생하고 있는 손실 보전(지난해의 경우 2,656억 원)이 빠져있다.

이를 더하면 5천억 원 내의 손실분 추산이 나오는데 이 액수를 감안하면 시가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규모는 아니기도 하기에 이후 과정에서는 이를 메우기 위한 묘안도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아무튼 이날 제출된 해당 조례안은 시의회에서 청구인 명부를 공표한 뒤 이의신청이 있으면 이를 심사하고 보정 등을 거쳐 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받게 된다.

운영위는 30일 안으로 조례안의 수리 혹은 각하 여부를 결정해 통보해야 하고 수리가 결정되면 최장 2년 안에 심사와 의결을 마쳐야 하는데 ‘통상적’으로는 1년 내에 진행된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최장 2년 정도까지 소요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의 합의점을 찾고 수정을 하는 등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본부 등 시민사회진영에서는 교통의 공공성은 교통복지 실현은 물론 기후위기 극복 등을 목적으로도 필요하다며 시의회가 서명운동으로 힘을 모은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조례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무상교통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부 측 관계자는 “대중교통에 시장 논리를 내세우는 시대는 지난 만큼 월 3만원 프리패스는 수도권 전체가 추진하는 정책이 될 필요가 있다”면서 “그 첫 걸음을 인천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교통복지정책의 경우 서울시는 월 6만 5천원에 버스와 지하철 및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도 역시 비슷한 내용과 취지로 ‘더(the) 경기패스’를 추진 중에 있다.

인천시는 별도의 정책은 없고 정부가 추진중인 K-패스(매달 21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최대 60회까지 요금의 20~53%를 적립해 다음 달에 환급)와 연계한 교통카드 정책 추진을 명목으로 내년 본예산에 90억 원을 편성했다.

다만 수도권을 벗어났을 경우 광역단체 중에서는 부산시가 서울·경기보다 먼저 ‘동백패스’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부산시민이 대중교통 요금을 월 4만 5천 원 이상 쓰게 되면 최대 4만 5천 원까지 동백전(부산지역화폐) 포인트로 돌려주는 것이다.

한편 본부 측은 서명부 완성에 대해 “지난 2일까지 약 6개월 여간 인천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기후위기·민생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교통공공성과 무상교통 정책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강좌, 토론회, 거리 캠페인, 간담회 등을 통해 조례안을 설명하고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들으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며 “향후 본부는 보고대회 및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조례가 제정될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