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에서 논란이 된 송도 R2부지 개발사업(당초 K-Pop시티 조성사업으로 알려짐)이 국정감사를 통해 전국구적인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림이다.
당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업을 제안했다는 업체의 대표가 가수 겸 배우 김민종씨로 알려졌는데 국회가 그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에 따르면 산자중기위는 전날인 10일 전체회의를 통해 26일 예정돼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 김민종 대표를 포함한 3명을 추가 채택키로 의결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추석 연휴 직전 시기였던 25일 송도를 지역구로 하는 정일영 의원(연수을, 민)이 R2개발사업을 두고 증인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로써 일단 그의 뜻은 관철된 셈이 됐다.
당시 정 의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정감사를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성을 밝힌 것으로 김민종씨는 배우가 아닌 업체 대표이사로서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혀왔었다.
90년대 대표적인 하이틴 스타로 최근까지 SM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 연예인(6월 계약종료) 활동을 해오며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김 대표는 변수가 없는 한 26일 국감에 출석해 K-Pop시티 조성 사업에 관련한 의혹 등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 대표는 현재 인천경제청에 R2 관련 사업 제안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 ‘KC컨텐츠’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취임 자체는 지난 7월의 일로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K-Pop시티 조성 사업이 시작되던 시기에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K-Pop시티 조성 사업은 2021년 인천경제청과 ‘KSC홀딩스’라는 업체의 MOU 체결을 전후로 주민들에게 알려져 있었다. 김 대표는 그해 8월 KSC홀딩스의 등기 이사에 선임됐다가 이후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래서인지 당시 MOU 현장에서도 모습을 비췄었다.
그런데 올해 7월 김 대표는 KC컨텐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인천경제청에 이 사업을 KSC홀딩스 대신 참여하길 원한다는 제안을 했다.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인천경제청은 이를 수용하면서 사업을 진행해 오다 지역사회의 논란이 커지자 최근 백지화가 됐다.
KSC홀딩스가 최근에도 ‘사람인’ 등 취업사이트에서 채용공고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 멀쩡히 존재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고 그렇다면 김 대표는 KSC홀딩스와 KC컨텐츠 모두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라는 계산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김 대표가 이러한 제안을 했던 시기를 보면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에게 해당 사업을 전면 공모로 돌리라고 지시한 시기와도 얼추 비슷하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지역사회의 악화된 여론이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올 수는 있는 부분이다.
물론 정확한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5월 설립됐다는 KC컨텐츠의 자본금은 1천만 원의 작은 규모였으나 당초 등기이사였던 김 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자본금은 10억 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한편 이 사업의 석연찮은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정일영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인천경제청의 전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그를 통해 사업을 제안한 김 대표 측 업체의 기업평가가 사실상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정 의원은 R2개발사업 관련해서 국감 전부터 인천경제청이 특정업체에 개발정보 사전 유출했고 해외 출장 중 특정 업체 측과 만남이 있었으며 특정 업체에 토지를 싼 값에 넘기기 위한 시도 등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업체’는 사실상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현 KC컨텐츠 혹은 그전부터 사업 과정을 진행해왔다고 알려져 있는 KSC홀딩스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람은 안도현 전 인천경제청 서비스산업유치과장으로 이 직책을 최근인 지난 9월 13일까지 수행하고 있었다. 당연히 R2 개발 사업과 관련한 담당 과장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당시 안 전 과장은 정 의원의 질의에 “담당 과장이긴 했으나 업무에서 상당수 배제된 상황이라 (나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았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이 배제된 사유를 묻자 “담당자와 인천경제청장이 논의 한 내용을 공유해주지 않았다”며 “(아마도) 경제청의 의지였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과장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사업이 당초 목적이었던 컨텐츠 사업과 다르게 개발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본인이 내부에서 불만을 제기했던 적이 있다고 밝혀왔다.
경제자유구역특별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 또는 경제 파급효과가 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으며 이를 전제하면 해당 업체는 자격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청 투자유치기획과가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기업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CCC등급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상당히 커질 수 있다.
CCC등급은 신용도에 의문이 있고 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있다고 평가되는 사실상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이기 때문. 한편 안 전 과장이 이같이 내용을 밝힌 것은 지역사회 일각에서 어느정도 예견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안 전 과장을 향해 “인사문제 불만으로 내부 제보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밝혔는데 근거가 없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굳이 꺼낼 얘기도 아니었기 때문.
이에 안 전 과장은 “인사문제 등에 대한 불만도 없고 제보를 위해 내부 자료를 유출했다거나 하지도 않았다”며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과장직을) 그만둔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