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송도에 입주해 있거나 입주를 예정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 간 이직 직원들의 ‘영업비밀 유출 의혹’에 대한 법정싸움이 아직 한창인 상황이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오는 10월 경 증인 신문을 예정키로 했다.
28일 인천지법(형사15단독 남효정 판사 심리)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롯데바이오 직원 A씨(39)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파일을 갖고나온 행위는 인정하나 (파일의 내용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로 영업비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롯데바이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파일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으며 실제 A씨가 롯데바이오에 다니면서 해당 파일을 열람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현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데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중순 삼성바이오 퇴사 전 품질보증 작업표준서(SOP)를 비롯한 각종 영업비밀 49건을 유출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검찰은 A씨가 자택에서 VPN(가상사설망)으로 업무시스템에 접속해 영업비밀 문건을 복사하거나 휴대폰으로 촬영해 범행했다고 보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직원 4명을 고소하자 수사에 착수했는데, 올해 3월 다른 3명은 무혐의 처분하고 혐의가 확인된 A씨만 재판에 넘겼다.
다만 A씨가 롯데바이오와 범행을 공모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만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A씨 측 변호인은 영업비밀 유출 등 혐의를 부정해 오고 있는 상태다.
한편 삼성바이오와 롯데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개발사업의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경쟁업체로 평가되는데 이 두 기업은 직원 간 이직 및 영업비밀 침해 등 부분에서 갈등 구도가 삼화돼 왔다.
특히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직원들을 상대로 수 차례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지난해 7월 인천지법이 ‘일부 인용’이라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업계 전반은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에 의해 자사의 기술 및 기밀 유출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바이오가 송도에도 3조 원의 천문학적 재원을 투입해 대규모의 공장을 조성키로 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의향서를 내는 등 통 크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를 목적으로 인력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것.
검찰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지검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바이오에 압수수색을 펼치기도 했었다.
업계 전반에서는 경쟁 구도를 펼치는 것이 동종기업 간 당연한 행보라는 의견이 많지만 이렇게 갈등이 심화될 경우 이른바 ‘K-바이오’ 시장의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