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가 서울5호선의 연장안을 두고 고민에 빠져있는 동안 인천과 김포지역 주민 갈등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인천시청 홈페이지에서는 5호선 연장안과 관련해 김포시 혹은 검단 북부 거주민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사진이미지 아래 빨간줄)과 검단 남부권 거주민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사진이미지 위 파란줄)이 각각 높은 공감 수를 보이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이들 글은 빨간줄 표시한 글이 공감수 3천 건을 이미 넘겼고 파란줄 표시 글이 2,500건 이상의 공감수를 보이면서 조만간 두 글 모두 인천시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파란색 글의 세부내용은 원당사거리에 5호선을 연결해 달라는 내용의 글로, 검단 원당지구에 현재 약 2만 3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음에도 철도 교통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현재 공사중인 인천1호선 검단 연장은 자신들을 위한 사업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글에는 앞서 언급대로 2,500건 이상의 공감수가 있지만 1,200건에 가까운 비공감 수도 있는데 이는 아마도 김포 연장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포 주민들 혹은 검단 북부권 거주민들이 표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글의 댓글 중에서는 “나는 그냥 인천이 싫다”는 식의 코멘트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견에 대한 비방 댓글 및 비공감 등은 김포 주민들이 표시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열린 시장실 청원에 김포 주민들의 요구와 인천시 제안의 지지가 동시에 몰린 만큼 두 개의 청원은 모두 공감 수 충족이 되겠지만 사실상 인천시( 및 유정복 인천시장)의 답변은 하나만 필요한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인천시가 검단 남부권까지 우회하는 노선을 계속 주장해오고 있는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인천시나 유 시장의 답변은 파란 색 표시의 청원글에 가깝게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김포 주민들을 중심으로 해당 글에 대한 비공감 수가 많이 표시되고 있지만 인천시장인 유 시장이 이를 감안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게 인천지역 차원의 중론이다.
그러자 김포지역 주민단체 일각에서는 김포지역에 인천시장을 힐난하는 현수막을 게재하고 대광위 측에 편지를 보내거나 선물을 보내는 등의 행위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례로 김포 주민들 가운데서는 주민단체 카페 등에 대광위 위원장에게 음료 선물을 보냈다거나 편지를 써 보냈다는 등의 내용을 공유하며 “김포시민들의 열망을 전하고 싶었다”는 글을 올리고 있는 등의 정황도 보이고 있다.
김포시의 연장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포검단시민연대’는 김포지역 등지에 “인천시장님! 이러다 다 죽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재하고 대광위가 합리적이고 빠른 판단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5호선 연장사업은 인천으로 연장하는 게 아니라 김포로 연장하는 게 핵심”이라며 “검단지구가 인천 1·2호선 등을 확충했는데 5호선까지 욕심내는 것은 몽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단원당지구연합회 등 남부권 주민들은 “인천에서 30여년 동안 김포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생활 쓰레기를 받아줬는데 김포는 좋은 것만 챙기겠다며 이기심에 가득한 논리를 대고 있다”며 맞불을 놓고 있는 상태다.
다만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봤을 때 인천시의 공식답변 이전에 대광위가 최종 노선안을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대광위는 이달 초 “5호선의 연장안에 대해 이달 중으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일단 밝혀둔 상태이기 때문.
대광위는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검단사업단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현재로서는 인천과 김포 간 협의가 어렵다고 본다”며 “10~20명의 노선 평가단을 통해 이달 중 최적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노선 결정이 늦어지면 연장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만큼 신속히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따라서 외연적으로는 공회전을 하고 있는 대광위가 물밑에서 상당한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인천시 공식답변은 두 글의 의견기간이 최대 다음 달 9일까지로 돼 있다. 빨간색 표시 글의 의견기간은 17일까지지만 사실상 같은 사안을 두고 나온 글인 만큼 앞서 언급대로 시장이 두 번씩 답변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렇게 되면 대광위의 결정이 인천시의 공식답변보다 먼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일단은 ‘어차피 좁혀질 가능성이 희박한 여론전’보다는 ‘공식적인 대광위 발표’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