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소각장 건립 계획 중 서부권 소각장 예비 후보지 선정을 두고 지역 갈등이 다시금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구와 동구가 2021년부터 꾸려 활동하고 있는 ‘서부권 광역 소각장 입지 선정 위원회(이하 선정위)’가 5곳을 예비 후보지로 선정했는데 이 모두가 영종지구에 편중된 것으로 알려져 영종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10일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 및 공항 신도시 아파트연합회, 하늘도시 아파트연합회 등 영종지역 주민단체 관계자들은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정위가 소각장 선정 예정지 후보 5곳을 모두 영종지역으로 선정한 것에 대한 ‘원천 무효화’를 요구했다.
선정위는 중구와 동구가 지난 2021년 경 소각장 후보지 입지를 물색한다는 차원으로 꾸려진 ‘임시 위원회’에 해당된다. 선정위는 그간 총 7차례에 걸쳐 후보지 물색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 소각장 건립 후보지 11곳 중 5곳을 예비 후보지로 선정했는데,이는 10월 말 경 공개키로 예정돼 있었으나 취재 등을 종합한 결과 이들이 모두 영종지구에 포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선정위에 소속된 일부 위원이 이에 대한 불만으로 선정위원에서 사퇴하는 등의 상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구의회 등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정헌 중구청장 역시 자신의 SNS 및 복수의 언론 등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주민단체들은 선정위가 수 차례 회의를 하면서 후보지 선정 안건 자료를 당일 배포하는 등 충분히 검토할 시간도 없이 졸속 심의를 반복한 데다 현장 실사조차 하지 않는 등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시에는 영종지구 5곳의 소각장 후보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최종 입지 선정 등 향후 추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위원회 회의 중단 및 자체 직무 정지 등도 함께 요구하며 영종구 전용의 별도 소각장을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주민단체들은 “용역을 통해 제시된 후보지 11곳과 입지 선정위원회 회의록을 오는 14일까지 공개하라”고 밝히고 “우리 영종주민들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의회 역시 이날 같은 내용으로 인천시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지 재선정 과정을 거치라는 등 항의했다. 중구의회 강후공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5명은 이날 인천시청 앞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에 의거해 후보지를 재선 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서부권은 중구와 동구, 옹진군 중 한 곳에 소각장 시설을 건립해야 하는데 위원회는 지난달 말 돌연 검토 중이던 중구 원도심과 동구를 제외하고 영종지구에만 5곳의 예비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예비 후보지가 모두 특정 지역에 치우친 것은 주민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장은 “입지 선정에 대한 설득과 이해의 과정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과 절차가 모두 무시된 결과”라며 “시는 이번 예비 후보지 선정을 철회하고 신뢰성 있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재선정토록 행정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언급대로 이 안건에 대해서는 김정헌 중구청장 역시 여러 경로들을 통해 불만의 뜻을 지역사회에 던진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부권 자원순환센터(소각장) 예비 후보지, 공정하게 결정돼야 합니다’는 글을 게시하며 불만을 가득 토해냈다.
그는 “소각장은 지역 생활 쓰레기 자체 처리 원칙에 따라 꼭 필요한 시설이므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진 않으나 선정 과정이 비합리적이고 투명하지 않았다”며 “서부권 소각장이 3개 군·구 생활 쓰레기를 모두 처리하게 되는 만큼 후보지 선정은 균등해야 하며 이미 공항신도시는 소각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력 후보지였던 인천환경공단 남항사업소가 인근 타 구 주민들 반발로 제외되는 등 ‘반대하면 철회’ 식의 즉흥적 결정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중구에 협조 요청이나 의견 수렴이 없었던 것도 유감”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불만의 뜻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해당 기자회견을 통해 소각장 입지를 두고 나타나는 지역 갈등은 확산 조짐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각장’은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취급하는 만큼 선정에 따른 찬반 논란이 큰 안건이 해당되기 때문.
경우에 따라서는 선정위의 구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취재를 종합한 결과 중·동구·미추홀구 등 원도심 출신의 인사는 7명이 포함돼 있으나 영종지역 출신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예견된 결과’를 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는 상태다.
중구청과 영종지구 주민들은 인천시에 재심사 등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으나 이 역시 어느 정도의 지지가 전제 되느냐와 시의 수용 여부도 아직은 단정할 수 없는 상황.
인천시 역시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수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인천시는 “선정위 회의 결과는 비공개가 원칙으로 우리 시는 ‘선정위 권한의 부분’은 존중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상태다.
문제는 이제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다. 오는 2026년부터는 ‘생활 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때문에 이제 3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쨌든 소각장은 건립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종지구 주민들과 중구의회, 중구청 등의 반발이 ‘지역 민의’라고 해석될 수도 있으나 시선에 따라서는 ‘님비(필요한 시설이지만 내 집 앞은 안 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논란은 당분간 진화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문제가 되고 있는 서부권 소각장을 제외한 다른 권역은 현재까지는 큰 문제는 없는 분위기다. 물론 그렇다고 추후 갈등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자원순환센터 신설로 방침이 정해진 북부권(서구·강화군)은 현재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할 업체 선정 전 상황이다.
남부권(연수·미추홀·남동구)은 송도 자원순환센터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부권(부평·계양구)은 부천 대장동 소각장 이용 계획이 무산된 이후 선정위 구성 등 제반 절차의 준비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