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본회의 장면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의 한 시민단체가 인천시의원 ‘겸직’ 실태를 정보공개 청구 등 작업을 통해 조사한 결과 무려 15명의 의원들이 겸직 보수를 미공개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해 논란이다. 

특히 중구 기반 지역구의 A시의원은 영종 씨사이드 파크 내 인천시설공단 관리시설에 해당되는 카페를 낙찰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방자치법 위반 등 혐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징계요구까지 나와 파문이 커질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실시해 발표한 ‘인천시의회 의원 겸직 실태’ 조사에 따르면 40명의 의원들이 ‘겸직 신고’를 마친 가운데 15명의 보수 겸직 의원들(전체 시의원 중 약 38%)은 겸직 보수액을 전원 미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실련 측은 “3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인천시의회 의원의 겸직신고 현황을 조사‧ 분석했고 겸직 내용 및 보수, 부동산 임대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의장이 의원의 겸직 행위에 대한 심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한 결과”라고 밝혔다.

총 40명의 시의원 중 15명은 보수를 받는 겸직 의원이고 부동산 임대업을 신고한 의원은 3명(1명은 무보수)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해당 의원 전원이 겸직 및 임대 보수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이중 A의원은 인천시가 출자‧출연한 인천시설공단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카페시설 운영자인데 겸직 신고를 누락했다며 시의회가 윤리특위를 가동해 해당 시의원의 징계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 인천경실련의 설명이다.

경실련은 A의원이 영종도 씨사이드파크 내에서 ‘카페 건’이라는 카페를 낙찰 받아 운영하는데도 겸직 신고를 누락한 데다 인천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시설이어서 일부러 누락했냐는 ‘고의성’ 논란도 나온다고 밝히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44조(의원의 의무) 4항에 따르면 의원(시의원도 물론 포함)은 해당 자치단체 산하 기관‧단체 및 그 기관‧단체가 설립‧운영하는 시설과 영리 목적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인데 A의원이 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설명이다.

해당 내용은 이미 복수의 지방언론을 통해 보도가 돼 있는 상태다. 그러자 인천시설공단은 2019년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낙찰을 받았고 이후 법인으로 사업자를 바꿨는데 해당 법인의 겸직 신고를 한 만큼 겸직누락 등 내용이 아니라는 황당한 수준의 해명을 해 빈축을 샀다.

개인 사업자가 낙찰을 받은 후 법인으로 바뀔 경우 원칙적으로는 재입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A의원은 이 내용 역시 걸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지방자치법 상 겸직이 가능한 대상도 아닌 만큼 의원직을 수행하게 되면 동시에 계약을 접어야 하는 만큼 ‘고의누락’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인천시의회가 최근 A의원을 윤리특위 위원으로 선임했다는 것이다. 이미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해당 건에 대한 비판 성명을 이미 낸 바가 있기도 했다.

윤리특위가 의원의 자격‧윤리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는 것인 만큼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시의원이 윤리특위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논리였는데 경실련 역시 비슷한 내용의 논리를 내민 셈이다.

인천시의회는 A의원이 씨사이드파크 내 카페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겸직 신고의 ‘신고제’에 해당된 만큼 의회에서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는다는 해명을 했는데 이 역시 시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방자치법 제43조(겸직 등 금지)에 따르면 시의회 의장은 의원의 겸직 신고 내용을 ‘연 1회 이상’ 공개하고 특정 겸직 행위가 의원의 의무를 위반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겸직의 사임을 권고하는 등의 역할을 하도록 적시돼 있다.

그러나 A의원의 겸직신고 위반 및 위법 겸직 논란에 대한 의장 및 윤리특위 등 시의회의 대처는 매우 미흡했다는 게 경실련 측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A의원의 논란이 서서히 확산되는 문제를 알고도 허식 시의장이 같은 소속 당(국민의힘)이라는 이유로 ‘봐주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경실련은 “겸직신고 위반 및 영리거래 금지에 관한 징계기준은 경고, 공개사과, 출석정지(30일 이내) 등이라 출석정지를 받더라도 사실상 유급휴가”라며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와 이해충돌 방지’ 취지를 살리려면 ▲겸직보수(부동산 임대업 포함) 공개 ▲심사 및 징계 제도 강화 ▲불로소득을 취할 수 있는 부동산 임대업 겸직 제한 등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시의회는 의원 겸직보수 공개 제도화, 심사 및 징계 제도 강화 등 개선대책을 제시하고 ▲시의회와 의장은 ‘부실’ 겸직 신고가 발생한 만큼 의원 겸직 실태를 전면 재조사하며 ▲A의원의 윤리특위 위원 자격문제 및 징계 관련사항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허식 시의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의원 겸직 실태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실시해 겸직보수 공개, 심사제도 강화 등 인천시의회의 제도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