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장 전경 일부. (사진 출처 = 스카이72 홈페이지)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국회에서 인천공항 스카이72 골프장과 관련, 수상한 지분 거래 흐름을 포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국회는 경우에 따라 청문회 개최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은 스카이72 측이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와 계약을 맺은 토지 사용 기간이 2020년 12월 말로 종료됐음에도 영업을 강행하고 수천 억 대 규모의 법정 싸움을 벌이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경기안성, 국)은 19일 “인천공항공사에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카이72가 의도적으로 공항 부지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부당이득을 위한 무기한 버티기 영업 의도”라고 폭로했다.

전날인 18일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 국)이 국정감사를 통해 “스카이72가 2년 가까이 인천국제공항 공공부지를 무단점유하면서 얻은 부당이득을 1,692억으로 추정하고, 공사가 입은 손해는 1,022억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했다”는 등의 내용이 밝혀진 지 하루만에 추가적인 폭로가 나온 것.

스카이72는 2002년 공항 주변지역 개발 골프장 사업시행자로 선정돼 공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005년 민간 사업자가 공사로부터 인천공항 3단계 사업 중 하나인 ‘제5활주로’ 건립이 계획돼 있는 부지를 빌려 개장했다.

‘국책사업’인 3단계 사업이 당초 정부와 공사의 예상보다 훨씬 늦어지자, 공사는 이 땅을 수익 용도로 활용키로 하고 골프장 사업자에게 연간 90억 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고 부지를 빌려줬었다.

국책사업이 골프장 때문에 차질을 빚을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만약 3단계 사업에 돌입한다면 공사가 사업자에게 원상복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적시돼 있다.

아직까지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이 본격 전개되지 않은 만큼 골프장 용도로는 더 사용이 가능했던 만큼, 공사는 2020년 원 사업자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새 사업자인 ‘KMH신라레저’를 선정했다.

그러나 스카이72 측이 골프장 시설에 대해 “자신들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며 버텨 왔고, 현재까지 ‘불법 무단점유’의 형태로 영업을 해 오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스카이72 측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법정 소송 등 지리한 싸움을 걸어왔지만, 민원 등은 특별한 처분결과가 없었고, 소송은 1,2심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 3심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런 가운데 김선교 의원 등 국회의원들을 통해 스카이72가 설립 당시 자본금이 10억 원에 불과했으나, 수차례의 유상증자 결과 380억으로 증가했으며, 합법적 점유기간이었던 2020년 12월 31일까지 1조가 넘는 매출을 올려 자본금의 약 5배에 이르는 이익을 남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카이72는 그중 약 1,235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으며 누적 영업현금흐름 기준으로 2014년도에 이미 투자비용(약 2,000억 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이들 국회의원들의 설명이다. 스카이72 골프장은 2021년 한 해 매출만 923억 원 규모였다.

이에 더해 김학용 의원은 “스카이72의 정관은 공사와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라 공사 등에 의해 사업 허가가 취소된 때, 계약한 토지 사용기간이 만료된 때 법인을 해산하게끔 되어 있었으나 2020년 3월 30일,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정관을 개정해 이 조항을 삭제했다”고 폭로했다.

이 시점은 구본환 전 공사 사장이 스카이72 측 김영재 대표를 만나 수의계약을 통한 사업 연장이 어렵다고 얘기한 때로부터 열흘 뒤 시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인천공항공사가 스카이72에 공개경쟁입찰을 제안하자 버티기 영업을 염두에 두고 정관을 개정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스카이72의 최대 주주 지분(49.9%)이 단 1억 원에 인수되는 등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수상한 주식 거래 정황도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2002년부터 스카이72 대표직에 올라 있는 김 대표가 2018년부터 ㈜오앤에스글로벌이라는 회사를 자본금 1억 원에 설립하고, 290억 원의 부채를 발행해 스카이72 지분 49.9% 매입에 나선 정황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김 대표는 이 지분을 또다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네스트홀딩스로 하여금 1억 원에 인수토록 했고, 이 과정에서 56억 원의 염가매수 차익이 실현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김 대표가 자신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2018년 1월 설립한 ㈜오앤에스글로벌의 공동주주인 ㈜더제이엔엘 컴퍼니가, 정작 외부에 간판도 없고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등 사업장 확인이 어렵고, 57억 회사(감사보고서상 취득원가)를 1억 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대로 스카이72가 2020년 12월 말 공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공사 측과 소송을 벌이며 2년 가까이 골프장을 통해 얻은 이익 1,692억 원에 공사 측 손해 약 1,022억 원이 발생하는 동안, 김 대표가 얻을 배당금은 연간 약 8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김 의원은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대표이사가 지분율을 되려 강화한 것은 추후 버티기 영업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로인해 공공부지 사유화에 따른 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되고 있으며, 이는 국민 재산을 사유화하려는 골프 권력의 횡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스카이72의 의도적 버티기 영업과 부당이득 취득, 탈세 여부와 관련해 국토부, 국세청, 감사원, 국토교통위원회 등 전방위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내용이 국민의힘 의원들에 의해 주로 밝혀지고 있는 분위기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역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뜻을 연출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김민기 의원(경기 용인을, 민) 역시, “상황을 살펴보면 이를 그대로 방관하고 있을 수 없는 문제”라며 “양당 간사와 함께 국토위 차원에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청문회를 할 수도 있는 분위기인데, 실제 국회 국토위 내부에선 청문회까지 필요하다는 의견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72와 법정싸움까지 벌여오며 일종의 ‘피로함’을 토로했던 공사 역시 ‘이번엔 제대로 뿌리뽑자’는 의지가 강하다. 

사실상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응원 아닌 응원’을 받고 있는 이때가 적기라는 판단으로 읽힌다.

공사 관계자는 “우선은 2021년 1월 1일부터 발생한 무단점유 임대료 1,000억부터 환수하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 중”이라고 전하며 “공사로서는 무단 불법점유 및 부당이득 취득의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