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무려 5백만 명대의 구독자를 보유한 무슬림 유튜버가 인천 중구 영종지구에 토지를 매입해 이슬람 사원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할인 중구청은 주민들의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를 파악한 듯 허가 신청 내용이 들어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허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7일 중구 등에 따르면 552만의 구독자 수 채널을 가진 무슬림 유튜버 ‘다우드킴’은 13일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부지에 대한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모든 네티즌들이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여러분의 도움으로 인천 이슬람 사원 건설 토지 계약을 체결했다, 선교를 위한 기도처와 이슬람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지을 계획”이라는 등의 내용을 영어로 밝히며 토지매매 계약서를 직접 들어보였다.
이 토지 매매 계약서는 중구 운북동(영종지구 내) 부지 284.4㎡를 1억 8,920만원에 매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주변에는 현재 공통주택이 없고, 다만 직선거리로 약 1km 주변에 영종역 및 하늘고등학교 등 시설이 있다.
해당 부지는 건폐율 20%, 용적률 최대 80%의 자연녹지지역으로 만약 허가가 나더라도 100㎡ 이하 소규모 건물밖에는 지을 수 없는데 이 유튜버의 주장 등을 감안하면 토지의 현재 용도가 사실상 별다른 장애는 아닌 상황이다.
다우드킴은 “어차피 이동식 주택 같은 식으로 20~30평 정도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여기서 콘텐츠 용도로 쓸 수 있는 건물을 구상하고 그 안에 작게 예배당 등을 만들 용도다”라며 건물을 소규모로 올릴 생각을 이미 밝혔기 때문.
이 유튜버의 사원 건립 계획은 유튜브 방송 이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곧바로 알려졌고 그 직후 이슬람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글들이 무더기로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종지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현재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등지에서는 ‘이슬람 종교 시설이 들어오면 주민 생존권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주변에 교도들이 몰릴 우려가 크다’는 등의 반대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면서 “물론 종교의 자유 등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무시나 반발 등을 당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 SNS 일부에서는 과거 그 유튜버가 외국인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저질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도 확산하는 등 상황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때문에 논란도 더 가중되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행적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실제 인터넷 위키 사이트인 ‘나무위키’에서 그를 다룬 문서들은 전반적으로 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적시돼 있는 상태인데 해당 문서에는 국내외의 다른 무슬림 유튜버들이 그를 비판하는 내용들도 상당하다.
물론 해당 인물의 논란과는 별도로 인천지역에서는 과거 이슬람 사원에 대한 논란이 과거 있었는데 이번 논란도 일단은 지역사회의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읽힌다.
현재 미추홀구 도화동 제물포중고차 매매단지 인근에 위치한 이슬람사원의 경우 2010년 허가를 받자 지역 내 일부 기독교 단체 및 주민단체 등지에서 강력히 반발을 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
그러자 당시 구청(당시는 남구)은 주차면수 등에 대해 위반사항을 발견하고 이를 문제삼아 건축허가를 취소하면서 논란이 되자 건립주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문제로 비화됐고 단심인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건축허가 취소보다 보완명령이 타당했다”며 구청의 건축허가 취소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끝에 2014년 사원으로 개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중구 주민들은 미추홀구의 사례를 봐서라도 이슬람사원은 허가 단계부터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중구 측은 허가 신청이 들어올 경우 이는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현재로서는 허가가 어려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구에 따르면 이 곳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은 아직 접수되지 않은 상태라고 알려왔다. 만약 그의 바람대로 이슬람 사원을 짓겠다고 하면 ‘종교집회장’으로서의 개발행위 허가심의’를 받아야 한다.
중구는 아직 신청 접수가 되지 않은 만큼 심의의 향후 내용은 알 수 없겠지만 이 심의가 주변 환경 등을 모두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해당 부지의 인근 도로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 종교집회장 허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일단 보고 있다.
한편 이 유튜버는 17일 해당 논란에 대해 종편방송사 JTBC에 입장을 밝혔다. 이동식 주택을 작게 짓고 그 안에 예배당을 만들자는 용도이며 대구 등지처럼 주택가 안에 만들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개인적으로 ‘무조건 이슬람을 믿으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없으며 각자가 믿고 타인들이 믿는 종교를 존중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한다”는 생각도 부연했다.
그러나 그가 13일 커뮤니티를 통해 “나는 이것이 거대한 발걸음이라 믿는다, 한국의 모든 거리가 아잔(이슬람 사원에서 울리는 기도의 종)으로 가득차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코멘트가 주민들에게 강한 거부감을 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논란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앙의 시각을 전면 배제한 ‘다른 시각’에서 보면 대한민국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흔히 말하는 ‘3대종교(천주교, 불교, 기독교)’ 외의 종교에 너무 박하게 대하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